팽귄이 되고 싶은 예준이

아이들과 떠난 여행

by 예빈 예준 엄마

예준이는 8살 어느 날, 아침부터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
오늘은 학교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할로윈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진짜 펭귄이 되는 날이야!”

예준이는 까만 펭귄 티셔츠에, 하얀 배가 둥글게 그려진 잠옷 바지를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머리 위에는 작고 귀여운 펭귄 모자까지 얹었다.
스스로를 한참 들여다보던 예준이는 만족스레 중얼거렸다.

“음, 아주 귀여운 황제펭귄이군.”

예준이는 어릴 때부터 펭귄을 좋아했다.
아기였을 때 배가 볼록하게 나와 펭귄 같았다는 엄마의 말에, 그는 스스로 펭귄이라 믿기 시작했다.


펭귄 인형, 펭귄 잠옷, 펭귄 그림책…
심지어 꿈속에서도 미끄러운 얼음 위를 슈우욱— 미끄러지며 놀곤 했다.

팽귄모습이 보였던 그때

“펭귄이 되고 싶다면, 먼저 펭귄처럼 살아봐야 해!”
예준이는 아침부터 비장하게 선언했다.

그래서 그는 밥을 먹을 때도 뒤뚱뒤뚱 걸어가고, 의자에 앉을 때도 펭귄처럼 다리를 오므려 앉았다.
학교에 가는 발걸음도 펭귄처럼 뒤뚱뒤뚱—
친구들이 웃으며 물었다.

“예준아, 오늘도 펭귄이야?”

“응! 오늘은 진짜 펭귄이야. 할로윈이잖아!”

“헐~ 완전 진짜 같아! 귀엽다~”

친구들은 깔깔 웃으며 예준이를 따라 펭귄처럼 걸었고, 선생님도 웃으며 말했다.


“우리 반에 귀여운 펭귄 한 마리 왔네요~”

예준이는 그 말에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사탕도 받고,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 펭귄

댄스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신나는 하루였다.

밤이 되자, 예준이는 펭귄 무늬가 잔뜩 그려진 이불을 덮고 조용히 기도했다.

“하나님, 언젠가 진짜 펭귄 나라에 가게 해주세요.
아니면… 그냥 제가 펭귄이 되게 해주셔도 좋아요.
펭귄처럼 춥고 조용한 곳에서 가족이랑 꼭 붙어 자고, 친구들이랑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그런 하루를 살고 싶어요.”

그날 밤, 꿈속에서 예준이는 눈처럼 하얀 남극에 도착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손과 발이 작고 귀여운 지느러미로 바뀌고,
배는 더 몽실몽실해졌으며, 까만 깃털이 반짝이며 온몸을 감쌌다.

"와아! 나 진짜 펭귄이 됐어!”

펭귄 가족들이 반갑게 맞아주었고,
예준이는 친구들과 함께 얼음 위를 뛰놀았다.
얼음산을 타고 미끄러지며, 펭귄 말로 이야기하고, 바닷속에서 물고기를 쫓아다녔다.

한참을 놀던 예준이는 문득 깨달았다.

‘나는 펭귄이 되고 싶었지만, 사실은 그냥… 나로서도 충분히 행복하구나.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해주는 가족이 있고,
내가 펭귄처럼 살아도 웃어주는 친구들이 있거든.’

다음 날 아침, 예준이는 살며시 웃으며 일어났다.
거울 앞에 서서 깜빡이며 말했다.

“오늘은 예준이로 살아야겠다.
근데… 펭귄처럼 뒤뚱뒤뚱 걷는 건 계속할래.”

그리고 펭귄 티셔츠를 꺼내 입으며 속삭였다.

“언젠가 진짜 남극에도 가보자. 진짜 펭귄들이랑 인사도 하고!”

그날도, 예준이는 아주 밝고 행복했다.
펭귄이 되고 싶은 예준이의 할로윈은 그렇게 따뜻하게 흘러갔다.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