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아이들과 떠난 여행

by 예빈 예준 엄마

어느 일요일 교회가 끝나고 난 후 집으로 돌아오던,

네 살 된 예빈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아빠! 오늘 엄마 생일이야! 우리 케이크 사러 가자!”

아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우리 예빈이랑 예준이랑 같이 가자!”

예준이는 이제 겨우 15개월 된 아기였지만, 누나를 따라 신이 났어요.
예빈이 손은 아빠 손을 꼭 잡고, 예준이는 아빠 품에 안겨
셋은 다 함께 케이크 가게, **“뚜레쥬르”**로 출발했어요.

케이크 진열대 앞에 도착하자,
예빈이 눈은 반짝! 마음은 콩닥콩닥!

“아빠! 이 케이크가 좋아! 엄마가 이거 좋아해!”
예빈이가 가리킨 케이크 위에는 핑크색 타요 장난감이 올라가 있었어요.


정말 귀엽고 장난감도 달려 있는 케이크였죠.

img_xl (67).jpg 원래 타요는 파란색이 주인공인데...

사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케이크는
상큼한 과일이 올라간 심플한 케이크였지만,
아빠는 말없이 타요 케이크를 들었어요.
“그래, 우리 예빈이가 고른 케이크로 하자.”

집에 돌아오자 예빈이는 부리나케 촛불을 꺼내왔어요.
“엄마, 엄마! 우리 케이크에 초 꽂자!”
작은 손으로 초를 쏙쏙 꽂고는
엄마, 아빠, 예준이와 함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엄마의~ 생일 축하합니다!"

엄마는 케이크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었어요.
비록 과일 케이크는 아니었지만,
네 살 된 딸의 마음과,
온 가족이 함께한 그 순간이
무엇보다 더 달콤하고 예쁜 선물이었거든요.

그 날 이후 우리 집에서는
**“케이크 비스무리한 것”**만 봐도 신나는 일이 생겨요.

누군가가 케이크를 들고 오면,
예빈이와 예준이는 말해요.

“초 꽂자! 노래 부르자!”

그게 생일이든, 크리스마스든,
손님이 가지고 온 디저트 케이크든 상관없어요.
우리 가족은 모두 모여 초를 꽂고,
웃으며 노래를 불러요.

왜냐하면, 우리 가족에게 케이크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사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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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집 케이크 이야기 중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전설 같은 사건이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예준이 여덟 번째 생일에 일어난 일이에요.

예준이는 오랫동안 너무 먹어 보고 싶었던
망고 크라우드 케이크를 엄마가 사온 걸 보고
기쁨의 춤을 췄어요!
“우와아아악!! 엄마 최고!!”

기분이 하늘을 찌를 듯한 예준이는
직접 케이크를 상 위에 올리겠다고
두 손으로 조심조심 들고 가다가…

쿵!

그만 케이크를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

예준이는 울고불고 뒹굴었어요.
“으아아아악… 내 망고 크라우드 케이크~~~~!”

하지만 다행히 케이크는 한쪽만 찌그러졌어요.
엄마가 말했죠.
“사진은 안 찌그러진 쪽으로 찍자~”
그래서 생일 사진은 아주 멀쩡하고 예쁘게 남았지만,
그날의 해프닝은 우리 가족 모두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았답니다.

지금도 가끔 가족이 모이면
“예준이 망고 케이크 떨어뜨린 날 기억나?” 하며
다 같이 웃어요.

왜냐하면 우리 가족에게 케이크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거든요.
기억이 되고, 웃음이 되고, 사랑이 되는
아주아주 특별한 순간이니까요.

"케이크는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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