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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놓치지 않는 투자의 비밀

물타기, 분할매수, 순환매매 개론

by 트레이더

시장의 바닥과 천장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가능할까? 주식 그래프를 끝없이 들여다봐도, 10년 넘게 차트만 봐온 베테랑 트레이더도 결국은 완벽한 타이밍을 잡긴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현명한 투자자는 타이밍을 맞추려 애쓰기보다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체계적인 방법을 찾는다. 마치 비 올 때 우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다.


이러한 전략에는 대표적으로 1.물타기(추가매수), 2.분할매수, 3.순환매매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전략,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은 각자 다른 철학과 방식을 가지고 있다.


1️⃣ 물타기: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심리적 게임


물타기란 무엇일까? 물타기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예정에 없던 금액을 활용해 추가로 매수해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직장인 A 씨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A 씨는 삼성전자를 10만 원에 10주 매수했다. 그런데 갑자기 주가가 8만 원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때 A 씨가 8만 원에 추가로 10주를 매수하면 어떻게 될까? A 씨의 평균 매입가는 9만 원으로 낮아진다. 이후 주가가 9만 원만 넘어가도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을 볼 수 있게 된다.


물타기의 심리적 기반은 무엇일까? 바로 '이 주식은 반드시 반등할 거야'라는 확신이다. 하지만 이 확신이 때론 가장 큰 함정이 될 수 있다. 계속 하락하는 주식에 돈을 붓는 건 마치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손을 베일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물타기는 이미 발생한 손실에 대응하는 '반응적' 전략이기도 하다. 내 주식이 떨어졌을 때 '아, 손실을 빨리 회복해야 해'라는 감정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렇다면 물타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전문 트레이더들은 물타기 전에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10% 하락하면 추가 매수한다"처럼 기준을 정하고, "총투자금의 20% 이상은 넘지 않는다"와 같이 최대 손실 허용치도 정해둬야 한다.


2️⃣ 분할매수: 시간의 마법을 활용하는 현명한 방법


그렇다면 분할매수는 무엇일까? 분할매수(Dollar-Cost Averaging)는 계획한 투자금을 여러 번에 나누어 일정 주기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시를 생각해 보자.


대학생 J 씨는 졸업 후 5년간 해외여행을 위해 1,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계획했다. 이 금액을 한 번에 달러로 환전한다면 어떨까? 그날의 환율이 좋지 않다면 손해를 볼 수 있고, 환율이 더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대신 J 씨는 5년 동안 매달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달러로 환전하기로 했다. 어떤 달은 환율이 높을 때 환전하게 되고, 어떤 달은 환율이 낮을 때 환전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5년 동안 평균 환율로 달러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에는 평소보다 적은 달러를 구매하고, 환율이 하락했던 시기에는 더 많은 달러를 구매하게 되어 평균 구매 환율을 낮출 수 있었다. 또한 매달 정해진 금액을 환전하니 "지금 환전해야 할까, 나중에 해야 할까?" 하는 고민 없이 꾸준히 실행할 수 있었다.


분할매수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분할매수의 가장 큰 효과는 평균 매입가 최적화다. 주가가 비쌀 때는 적은 수량을, 저렴할 때는 많은 수량을 자연스럽게 매수하게 된다. 예를 들어, A 씨는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100만 원씩 삼성전자 주식에 분할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1월: 주가 7만 원 → 14.2주 매수

2월: 주가 6만 원 → 16.6주 매수

3월: 주가 5만 원 → 20주 매수


A 씨는 총 300만 원을 투자해 50.8주를 매수했으니, 평균 매입가는 약 59,000원이 된다. A 씨의 친구 B 씨는 같은 300만 원을 1월에 한 번에 투자했다면 42.8주(7만 원 ×42.8)만 매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3월 말 기준으로 A 씨는 B 씨보다 8주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다.


만약 이후 주가가 7만 원으로 다시 올라간다면, A 씨는 약 56만 원의 수익(50.8주 ×7만 원 - 300만 원)을 얻게 되는 반면, B 씨는 원금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42.8주 ×7만 원 ≈ 300만 원)에 그치게 된다.


이처럼 분할매수는 마치 계속해서 저울질하며 적정 가격에 물건을 사는 현명한 주부의 장보기 전략과 비슷하다.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효과는 특히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


분할매수의 진짜 장점은 무엇일까? 바로 감정적 요소 제거다. 투자에서 가장 큰 적은 바로 우리의 감정이다. 시장이 폭락하면 두려움에, 급등하면 욕심에 휩싸이기 쉽다.


2022년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상황을 생각해 보자. 직장인 D 씨는 1월부터 매월 100만 원씩 분할매수 전략을 실행 중이었다. 6월, 코스피가 2,300선까지 하락하자 주변 지인들은 앞다투어 투자금을 회수했다. "바닥을 모른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이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D 씨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매월 정해진 날짜에 100만 원을 투자했다. 미리 설정해 둔 자동이체 덕분에 뉴스를 보며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시장이 더 하락할까 두려워 투자를 중단했던 친구들과 달리, D 씨는 주가가 가장 낮았던 시기에도 꾸준히 매수했고, 이후 2023년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을 때 상대적으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마치 헬스장 PT를 예약해 두는 것과 같다. 오늘 몸이 좀 피곤하고,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약속된 시간에 맞춰 꾸준히 운동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을 배제한 규칙적인 투자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자산 구축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분할매수가 항상 최선의 전략일까? 모든 투자 전략이 그렇듯, 분할매수도 만능은 아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강세장에서는 일시 투자(Lump Sum)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왜냐하면 분할매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 매입가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시장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할매수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계획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등산을 할 때 날씨 변화에 대비해 여러 겹의 옷을 준비하는 것처럼, 분할매수는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는 안전장치다. 특히 시장이 크게 흔들리거나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일 때 분할매수는 더욱 효과적이다.


분할매수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분할매수 전략을 시작하려면 세 가지만 결정하면 된다

투자 총액: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

분할 주기: 매주, 매월, 매분기 등 어떤 주기로 나눌 것인가?

투자 기간: 얼마나 오랫동안 분할 투자할 것인가?


예를 들어, 1,200만 원을 1년 동안 매월 100만 원씩 투자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렇게 설정한 후에는 시장 상황이나 뉴스와 관계없이 계획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할매수의 핵심은 '일관성'이다.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하는 경향이 있다.


꾸준함과 인내심을 가지고 분할매수 전략을 실행한다면, 시간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분할매수는 그 마라톤을 완주하는 데 도움이 되는 페이스 조절 전략인 셈이다.


3️⃣ 순환매: 바닥을 여러 번 시도하는 전략가의 접근법


순환매란 무엇일까? 순환매는 하락장에서 빠르게 정리하고 자금을 확보해,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며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단순히 버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움직임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직장인 B 씨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B 씨는 주식이 10% 이상 하락하면 보유 중인 주식의 3/4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다. 그리고 주가가 더 떨어져 새로운 바닥이라고 판단되는 지점에서 그 자금을 다시 투입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B 씨가 10만 원짜리 주식 10주(총 100만 원)를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주가가 9만 원으로 10% 하락하면, B 씨는 10주 중 7.5주(약 67.5만 원)를 매도하고 현금으로 보유한다. 이후 주가가 8만 원으로 더 하락하면 이 현금으로 약 8.4주를 추가 매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B 씨는 2.5주 + 8.4주 = 약 10.9주를 평균 8.3만 원에 보유하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10주를 평균 10만 원에 보유했을 텐데, 순환매를 통해 더 많은 주식을 더 낮은 가격에 보유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이론적으로만 들리는 이 전략,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2018년 암호화폐 시장 폭락 사례를 보자. 당시 한 투자자는 초기 20% 하락 시 보유량의 3/4을 매도하고, 추가 하락 후 재진입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투자자는 그냥 홀딩했을 때보다 평균 매입가를 무려 42%나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건 마치 서핑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파도가 밀려오면 일단 물러났다가, 파도가 지나간 후 더 깊은 바닥에서 다시 타는 방식이다. 하락의 파도를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 파도를 이용해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전략인 셈이다.


순환매의 단점은 없을까? 모든 전략에는 장단점이 있듯, 순환매에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빈번한 매매로 인해 세금 부담이 증가한다. 주식을 매도할 때마다 세금이 발생하니, 이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코인과 같은 자산은 상관이 없지만, 주식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둘째, 매도 후 예상보다 빠른 반등이 올 경우 재진입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갑자기 좋은 뉴스가 나와 주가가 급등하면, 더 낮은 가격에 재매수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셋째, "지금이 정말 바닥인가?"를 계속 판단해야 해서 정신적 피로도가 높다. 마치 파도타기를 할 때 어느 시점에 다시 파도를 탈지 계속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순환매는 누구에게 적합할까? 순환매 전략은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읽는 능력이 있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또한 시장을 자주 모니터링할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보통의 회사원인 C 씨의 경우를 보자.


C 씨는 하루종일 회의가 많고 시장을 자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C 씨에게 순환매 전략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어느 정도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투자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D 씨에게는 순환매가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순환매는 마법이 아닌 전략이다. 순환매는 마법의 투자법이 아닌, 하락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이다.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만능 해결책은 아니며, 투자자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마치 서핑을 배울 때 처음부터 큰 파도에 도전하지 않듯이, 순환매도 충분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소액으로 시작해 점차 경험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순환매 전략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4️⃣ 세 가지 전략, 어떻게 다를까?


물타기와 분할매수

물타기와 분할매수는 어떻게 다를까? 얼핏 보면 둘 다 '나눠서 사는' 방식 같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물타기는 "앗, 내 주식이 떨어졌어. 빨리 평단가를 낮춰야 해"라는 반응적 전략이다. 반면 분할매수는 "미래는 불확실하니 처음부터 나눠서 투자해야지"라는 계획적 전략이다.


심리적 측면도 완전히 다르다. 물타기는 손실 회복이라는 감정적 욕구가 강하게 작용하지만, 분할매수는 마치 자동 이체처럼 기계적으로 실행해 감정을 최소화한다.


분할매수와 순환매매

분할매수와 순환매는 어떻게 다를까? 분할매수가 시간을 분산해 투자한다면, 순환매는 자금을 재활용해 평단가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둔다. 분할매수는 "결국 장기적으로 시장은 오른다"라고 가정하지만, 순환매는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거래 빈도도 차이가 있다. 분할매수는 정기적으로 매수해 거래 빈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순환매는 손실 기준에 도달할 때마다 매도와 재매수를 반복하므로 거래가 훨씬 잦다.

5️⃣ 결론: 나에게 맞는 전략은?


결국 분할매수, 물타기, 순환매 중 어떤 전략이 최고일까?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의 투자 목표, 위험 성향,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장기 투자자라면? 단순한 분할매수부터 시작해 보자. 마치 마라톤 주자가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듯, 꾸준함이 승리의 비결이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순환매가 효과적일 수 있다. 서퍼가 파도의 움직임을 활용해 더 멀리 나아가는 것처럼,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특정 종목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 물타기와 리스크 관리 원칙을 결합한 접근법이 적합할 것이다.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투자 원칙을 세우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일관된 실행이다. 완벽한 타이밍을 찾는 것보다 체계적인 접근법으로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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