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의 기술 - 체계적인 매수 방법에 관하여
카지노에서 빛을 발하는 베팅 전략이 주식시장에서도 효과가 있을까? 오늘은 많은 트레이더들이 관심 갖는 마팅게일 기법에 대해 알아보자. 이 전략, 정말 투자의 비밀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마팅게일이란 뭘까? 간단히 말하면 '지면 두 배로 베팅하는 전략'이다. 원래는 도박장에서 시작된 이 전략은 손실이 발생할 때마다 다음 베팅 금액을 두 배로 늘리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단 한 번만 이겨도 그동안의 모든 손실을 만회하고 초기 베팅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친구 A가 매주 로또를 사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첫 주에 1만 원어치를 샀는데 꽝! 그래서 다음 주엔 2만 원어치, 또 꽝! 다음 주엔 4만 원... 이런 식으로 금액을 두 배씩 늘려간다. 이론상으로는 언젠가 당첨되면 그동안 써버린 돈을 모두 돌려받고 1만 원의 순이익을 얻게 된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처음 베팅한 금액을 A라고 할 때, n번 연속으로 지다가 이기면 얻는 순이익은 다음과 같다.
A - (A + 2A + 4A +... + 2^(n-1) A) + 2^n×A = A
즉, 얼마나 많이 지든 한 번만 이기면 초기 베팅액(A)만큼의 순이익을 얻는다는 계산이다. 귀에 솔깃한 이야기 아닌가?
그렇다면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마팅게일 전략, 왜 장기적으로는 실패할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한한 자본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 B 씨가 10만 원으로 마팅게일 전략을 시작했다고 생각해 보자. 10번 연속으로 손실을 보면 10번째 베팅에는 얼마가 필요할까? 놀랍게도 5,120만 원이 필요하다! 손실이 누적될수록 필요한 자본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무한한 자본이 없는 한 결국 파산하게 된다. 마치 주식을 물타기 하다가 자금이 바닥나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은가? 내 주머니 사정은 유한한데, 손실은 무한히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슬리피지와 거래 비용이다. 실제 트레이딩에서는 주문 가격과 체결 가격의 차이가 발생하고, 매 거래마다 수수료도 발생한다. 이런 요소들이 마팅게일 전략의 이론적 완벽함을 현실에서 무너뜨린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세 가지 다른 승률 시나리오에 대해 마팅게일 전략의 위험성을 살펴보자. 초기 자본은 1,000만 원, 첫 베팅액은 10만 원, 그리고 거래 비용은 0.1%로 가정한다. 각 시나리오에서 연속 손실이 누적될 때마다 필요한 베팅 금액과 투자자가 직면하는 위험을 단계별로 분석했다.
승률 30% 시나리오
승률 50% 시나리오
승률 70% 시나리오
승률별 위험 및 파산 확률 비교
모든 승률에서 파산 시점은 연속 6회 손실 시점(필요 자본 약 1,270만 원)이다. 위험 시점(초기 자본의 20% 이상 손실)은 모두 연속 4회 손실 시점(누적 투자금 약 310만 원)에 도달한다.
평균적인 매수 적중률이 30% 일 경우, 연속 4회 손실 발생 확률은 24.0%에 달한다. 이는 거의 4번 시도 중 1번꼴로 위험 지대에 진입함을 의미한다. 연속 6회 손실을 보아 파산할 확률은 11.8%로, 약 8-9번의 시도마다 1번씩 투자자가 완전한 자본 소진에 직면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렇게 높은 확률의 파산 위험은 해당 전략 실행이 극히 위험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평균적인 매수 적중률이 50% 일 경우, 연속 4회 손실 발생 확률은 6.25%이다. 연속 6회 손실을 보아 파산할 확률은 1.56%로, 약 64번의 시도 중 1번은 투자금 전체를 잃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파산 위험으로 전략 실행이 여전히 위험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평균적인 매수 적중률이 70% 일 경우, 연속 4회 손실 발생 확률은 0.81%로 상당히 낮아진다. 연속 6회 손실을 보아 파산할 확률은 0.073%에 불과해, 약 1,370번의 시도 중 단 1번 발생하는 극히 드문 사건이 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파산 위험으로 전략 실행이 비교적 안전함을 시사하지만, 여전히 확률적 위험은 존재한다. 게다가 한 번에 수익을 볼 확률은 시장의 상황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복합적이고 위험 요소다 많다고 볼 수 있다.
실전 매매에서는 보통 어떻게 마팅게일을 활용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마팅게일 전략을 사용할 때 지키는 원칙은 보통 다음과 같다. (마팅게일로 청산을 당하고 얻은 아주 중요한 교훈이다.)
첫째, 최대 손실 한도를 설정한다.
단일 거래와 전체 거래에서의 최대 손실 한도를 각각 정해야 한다. 단일 거래에서는 최대 5%, 전체 거래에서는 최대 20%로 제한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마팅게일 베팅 횟수를 설정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보통 마팅게일을 2번까지만 진행한다. 추세를 잘못 읽어 손실이 난 경우, 곧바로 반대 방향으로 2배를 진입하여 손실을 만회하고 약간의 수익을 챙긴다. 경험상 마팅게일 베팅 횟수가 2번을 넘어가면, 손실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계좌가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셋째, 분석과 베팅을 병행한다.
마팅게일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전략이고 모든 시장 환경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마팅게일로 진입할 생각을 하지 않고, 한 번에 매매를 끝낸다는 마음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매매를 할 때마다 이 가격이 정말 익숙하고 자신이 있는 구간인지, 강한 추세가 있는 장세인지, 박스권 장세인지, 호재를 터뜨릴 뉴스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 등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넷째, 심리를 관리한다.
손실이 계속될수록 베팅 금액이 커지면서 심리적 압박도 커진다. 이 과정에서 오기가 생기고 시장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되는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말은 이렇게 하더라도, 이것이 가능하다면 도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보아도 될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마팅게일 베팅은 두 번까지만 진행하고, 돌이킬 수 없어지기 전에 빠르게 그만두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렇게 철저한 관리를 하더라도 마팅게일은 여전히 위험한 방법이다. 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시장을 잘못 판단해서 그동안에 차곡차곡 모아둔 수익금을 단 몇 번의 거래만으로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다.
마팅게일 전략이 왜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일까? 단 한 번의 성공으로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마치 로또에 당첨되면 인생이 한순간에 바뀔 거라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역으로 마팅게일의 가장 큰 함정에 해당한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자본의 한계와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실패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기 때문이다. 무한한 자본과 완벽한 심리적 통제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마팅게일은 파산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자본이 무한하다면, 무엇하러 투자를 하고 트레이딩을 하겠는가?
하지만 시장은 우리의 희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식이 10일 연속 하락했다고 해서 11일째에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더 내릴 수도 있다. 마팅게일은 명확한 자금 운용 규칙 하에 진행이 되어야 한다.
마팅게일을 투자에 적용할 때는 반드시 제한적이고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 매매에 활용할 것인지, 장기 투자 분할 매수에 활용할 것인지, 투자 기간이 얼마이고 예상 손실 금액이 얼마인지 등등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마팅게일 방법의 위험성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고안되었다. 대표적으로는 제한적 마팅게일, 안티 마팅게일, 오스카 그리드 전략, D’Alembert 시스템이 있다. 이다음에 이어서 각 방법이 어떻게 마팅게일의 위험성을 보완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