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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Sep 24. 2019

[육아 에세이, 954일] 19년 9월 23일. 맑음

직장인의 월요일, 하늘 아빠의 편지.

매일매일 찾아오는 아침이지만, 직장인에게 찾아오는 월요일 아침은 일주일의 다른 날보다 특별히 다르다. 아빠가 생각하기에 일주일 중에 가장 기분 좋은 아침은 토요일 아침이고, 가장 기분이 안 좋은 아침은 월요일 아침이다. 직장인의 삶이라는 것이 오전 9시에서 저녁 6시까지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직장에 내 몸을 출근시키고 좋든 싫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으려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거나 아니면 내가 내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거나 직원을 부릴 수 있으면 내 시간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으면 된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쓰면서 살 수 없고, 그렇게 쓰는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 많이 없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본인이 일을 하지 않고 주어진 삶의 시간을 나의 생각데로 쓰고 싶다면 애초부터 금수저로 태어나거나 아니면 이른 나이에 자수성가하여 돈을 풍족한 상태로 만들어야지만 가능하단다. 물론, 돈이 많다고 자신의 시간을 본인의 생각데로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해도 삶의 질에 있어서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꼭 행복이 돈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아니니 말이다.


돈이 없어도 돈이 풍족하지 않아도 그 나름의 삶의 규칙에 따라 만족하며 살 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본인의 욕구와 욕망을 많이 억제하고 살아가야만 하니 범인 들은 쉽게 살아가기가 힘들 수 있다.


가끔 아빠는 출근하지 않는 월요일 아침을 꿈꾸곤 한다. 월요일 아침 나는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어나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그 날의 날씨에 따라 음악을 듣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 상상을 해본단다.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하지만,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나 자신에게 다짐을 하고 채근을 하며 보내고 있단다.


오늘도 아빠는 회사일로 아빠가 관리하는 매장의 관리자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단다. 거기에 모인 사람이 모두 40을 넘긴 사람이다 보니 이야기가 현실적인 문제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사뭇 진지해지며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잠깐이지만 너무 싫었단다. 그분들과의 이야기가 싫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아빠의 위치와 태도가 싫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주도 월요일이 시작되었으니 화요일을 지난 후  더 며칠이 지나면 또다시 주말이 올 것이다. 매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만의 행복한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아빠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구나.

집에 밤 11시가 다 되어 귀가를 하니 하늘이는 이미 자고 있었다.


내일은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새벽을 다가온단다. 하지만, 내가 그 시간에 깨어 있어야지만 새벽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그 누구의 말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준비하는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고 한다.


잘 자렴. 내일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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