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점령당한 2016년 8월의 대한민국,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주범은 더 이상 더위가 아니다. 아마추어 스포츠 아니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그 주인공이다.
열정의 나라 브라질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아마추어 선수들의 각본 없는 드라마, 2016년 리우 올림픽은 매일 아침 기분 좋은 수면 부족자들을 양산해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원래 아침잠이 없는 필자도 최근의 일주일간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가장 먼저 하는 일이 TV 리모컨을 잡고 올림픽 경기 중계방송을 찾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익숙지 않았던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관심 없었던 생소한 종목들까지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라면 두 눈을 부릅뜨고 챙겨보며 내 안의 대한민국을 느끼고 응원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 8월 10일 새벽에도 어김없이 TV를 켜고 경기를 보다가 접하게 된 박상영 선수의 금빛 드라마, 말 그대로 대 역전극, 경기를 지켜보며 솟아올랐던 애국심과 흥분은 아직도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듯하다.
우선 그간 흘렸을 땀방울과 남몰래 훔쳐왔을 눈물, 그리고 혹독한 훈련의 성과를 유감없이 발휘해낸 박상영 선수에게 진심 어린 축하와 함께, 쉼 없이 이어지는 폭염과 그 안에 변함없이 진행된 필자의 고된 일과를 시원하게 채워준 감동과 환희의 에너지에 대한 깊은 감사를 전한다.
15점이면 승패가 결정되는 펜싱 경기의 특성상 상대방이 이미 13점을 획득한 상황에서 박상영이 보여준 승리에 대한 집중력은 언론에 의해 이미 계산되어 공개된 '마지막 5점 연속 득점' 의 확률적인 어려움을 넘어서는 무언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듯하다.
박상영 선수는 상대방이 13점, 자신은 겨우 9점밖에 채우지 못한 절체절명 위기의 상황에서 2회전을 끝내고 쉬는 시간을 맞이한다.
길지 않은 쉬는 시간 동안,
나는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우듯 스스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박상영 선수.
그리고 그는 거짓말처럼 역전에 성공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영광의 자리,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위치에 서게 된다.
박상영 선수가 알고 했는지 아니면 모르고 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는 가장 기본적인 심리적 강화 훈련 방법인 '자기 최면요법' 의 성공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인간은 자기 암시에 의한 잠재력 발휘에 특화된 동물
운동 경기 중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이길 수 있다." 라는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은 선수의 기존 100% 를 뛰어넘는 120% 의 경기력 발휘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자기 자신에게 계속적인 최면을 걸어두고 그것을 믿으며 실천하는 행위는 스포츠 행동 심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심리학자 W.C 렉슨 박사의 연구 결과,
인간이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마주했을 때,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미리 포기해버리는 경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우의 삶을 비교해보면,
열에 아홉 미리 포기 한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은 쪽에 비해 불행한 삶을 경험했다는 사실, 필자의 재해석을 통해 운동선수에게 경기 중 자기 최면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가에 대한 반증으로 제시해보면 어떨까?
경기 중 오늘은 정말 어렵다, 오늘은 이길 수 없겠다는 생각을 갖는 순간 본인이
발휘할 수 있는 120% 의 경기력 중 20% 를 포기해버리는 선택이라는 사실.
팀 혹은 개인 훈련 만으로도 쉴 틈 없이 바쁜 선수들의 일상이겠지만, 왜 체계적인 선수 심리 프로그램이나 상담 지원, 그리고 전문적인 심리 강화 훈련이 필요한 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다양한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