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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칙칙폭폭 Aug 21. 2021

분장실에서

연극 <분장실> 리뷰

분장실 하면 나에겐 어렸을 적 개그콘서트란 프로그램에서 안영미라는 코미디언이 파격적 분장을 하고 나와서 진행한 <분장실 강선생님>이란 코너가 생각난다. 배경이 분장실이어서 그런지 왠지 비슷한 느낌을 느꼈는데 진지하면서도 객석에서 꽤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연극 <분장실>은 일본 현대 연극의 거장 시미즈 쿠니오의 작품이다. 올 4월에 작고하셨다던데 그 이후 해외에서 열리는 첫 공연이라고 한다. 굳이 이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이상하게 가장 중요하지만 왠지 내 머릿속에서 가장 빨리 휘발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꽂힌 건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안톤 체홉의  ‘갈매기’와 ‘세 자매’가 이 연극에 녹아있단 점이었다. 맥베스의 내용은 영화로도 보아 익숙했다. 체홉이 유명한 극작가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고 여기 서이숙, 배종옥 등의 유명 배우들의 출연은 충분히 도전할 만한 느낌이었다.


A 서이숙
B 배종옥
C 우정원
D 이상아


보러 가기 전에 체홉의 희곡집을 찾아 읽고 싶어 졌다. 그리고 극을 보러 가는 지하철에서 극의 해설까지 야무지게 읽고 보게 되었다. 이것이 도움이 되었느냐고 물어본다면 결과적으로 내용 이해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극은 시미즈 쿠니오의 작품으로, 그가 세 작품을 인용이랄까, 버무려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체홉의 희곡집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배우들이 중간에 읊조리는 대화가 누구의 대사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 모두 분간이 가능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던 것 같다. 그보다도 요는 여배우들의 대기실에서 상황 등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과 비슷한 듯 보였다.


오히려 체홉의 희곡의 특징은 “평범한 인물들의 민주적인 집단 주인공 체제 특징이며, “어떤 스타도 만들지 않고 배우들 모두를 똑같이 훌륭하게 만드는 배역을 창조하고자 했던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원칙에  부합되었다고 하는데 연극 <분장실>에서는 주인공과 주연배우의 차이를 확연히 누는 인식과 그로 인한 문제가 주요 화제거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형식을 빌려오거나   같지도 않았다. 굳이 끼워맞추자면.. 체홉의 희곡에서 인물들이 각각의 세대의 희망과 고통을 토로한다는 점이 <분장실>에서는 각각 연령대별 연극배우들이 고충을 토로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생각해볼  있는  같다.


왜 ‘갈매기’와 ‘세 자매’였을까? 그리고 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였을까? 셋을 잇는 공통점이 있나…? 연극 전공인들을 위한 연극인가…? 시미즈 쿠니오의 원작과 곧 뒤이어 나올 남자 버전도 궁금해진다.

『이주영 옮김, 체호프 희곡 전집 2, 연극과 인간』p.29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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