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칙칙폭폭 Sep 10. 2021

하데스 타운의 빨간 꽃

카네이션 아니었냐고?

9월 9일 하데스타운 행 티켓
오늘의 주관적 좌석 정보: 9열 10번. LG아트센터 8, 9열은 예매 시 중간이 조금 적은 좌석으로 표시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 좌석수는 줄어드는 느낌이 없었지만 양 옆에 팔걸이가 있는 점이 달랐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른 좌석에도 물론 팔걸이가 있는데 옆사람과 공유해야 한다.(영화관처럼) 그러나 8, 9열은 각각의 팔걸이가 보장되어있는 자리이다. 지난번 자리(11열 27번 오블) 보다 확실히 음향과 시야가 좋았다. 그리고 헤르메스가 보고 싶다면 10번 자리 매우 추천한다.
하데스타운 포스터

뮤지컬 하데스 타운의 포스터는 빨간 꽃을 든 손이 그려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만든 뮤지컬과 이 빨간 꽃은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극 중에서 빨간 꽃은 오르페우스의 손에 처음 등장한다. 오르페우스는 노래를 완성하면 봄이 올 거라고 믿는 인물인데, 이런 믿음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아직 미완성인 곡을 부르기만 해도 손에서 빨간 꽃이 피어났기 때문이다. 즉, 빨간 꽃은 봄의 도래를 약속하는 것이다.


처음 이 꽃을 보았을 땐 직관적으로 카네이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카네이션 하면 어버이날인데...?' 싶었다. 그래서 '하데스 타운-카네이션'의 연관성이 궁금해서 구글링을 해보았더니 흥미로운 검색 결과가 나왔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나 같은 질문을 한 사람이 있으며, 이에 '이 꽃'이 팬들 사이에서 주요 토론의 주제가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어 댓글에서 극장 뒷문에서 카네이션을 나눠주었기 때문에 카네이션 같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에 그건 좀 지루해서 사람들은 석류꽃이나 다른 것이었으면 한다는 것 같단 글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이 글의 댓글들에서 총 3가지 정도 꽃 후보가 언급되었다.


카네이션


카네이션(출처-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내가 보기에도 겹겹의 꽃잎을 지닌 이 꽃은 카네이션이다. 카네이션이라면 어떤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 이 해답은 다른 구글링의 결과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네이션의 꽃말은 애정(affection)이고, 어두운 빨강의 카네이션은 깊은 사랑(deep love)의 의미가 있어서 지옥까지 쫓아가는 오르페우스의 에우리디케에 대한 사랑일 수도, 혹은 극 전반적으로 봤을 때, 주요 넘버 "Epic"이 연결하는 '하데스-페르세포네'커플과 '오르페우스-에우리디케'커플의 사랑이야기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는 노동운동(Labor Movement)과 사회주의(Socialism)를 상징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노동자의 날(International worker's day) 시위에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포르투갈의 에스타도노보(Estadonovo) 독재정권 타도 운동이 카네이션 레볼루션(Carnation Revolution)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는 극 중 내용과도 연관되어 타당해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긴 하지만 하데스 타운의 공장의 노동자들(죽은 자들)은 노동을 하고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에우리디케를 찾으러 그곳으로 간 오르페우스가 이 부조리에 대해 지적하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운동의 주동자가 되어(넘버"If it's true") 길을 밝혀줄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석류꽃(Pomgranate Flower)


이 답변을 보고는 '석류꽃이 어떻게 생겼지....? 저렇게 생겼나?' 싶었다. 그래서 찾아봤다.

석류꽃 구글링 이미지들, 하데스타운 포스터의 꽃과 유사한 이미지를 골랐다. 오른쪽 설명을 보니 겹으로 피는 꽃은 다소 유사해보인다.

그리고 석류꽃도 꽤 타당성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신화 이야기에 석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데스와 결혼한 페르세포네는 6개월은 지하세계에 하데스와 함께, 6개월은 올림푸스산에 머물 수 있었는데 이러한 이야기로 자연의 계절 순환을 이해했던 듯하다. 그리고 여기에 이 6개월이라는 시간이 결정된 것이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서 석류를 먹었는데 석류 씨앗을 6개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데스 타운 초입부도 기차를 타고 지하세계에서 돌아오는 페르세포네를 그리고 있고, 그녀를 그리워하다 조금 일찍 그녀를 데리러 온 하데스가 비정상적인 계절의 순환을 만들고, 이 커플의 사랑싸움이 에우리디케를 지하세계에 가게 하는 이유가 되는 등 진행에 주요한 설정이기에 연관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석류꽃이라면 그 비중이 너무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에게 치우쳐있는 느낌이 든다.


양귀비


포스터 색처럼 빨간 꽃을 찾아보았다. (출처-대림묘목농원)

양귀비 아닐까 하는 댓글도 있었다. 단지 외견상 비슷하다는 이유로. 흔히 떠올리는 겐조 향수의 양귀비 이미지보다 겹 양귀비로 검색하면 은 것이 나온다. (double peony poppies/ double poppies라고 검색하면 유사한 것들이 나온다) 만약 손에 들었다면 너무  사이즈라서 양귀비는 아니지 않을까..., 그리고 넘버 중에도 빨간 양귀비가 가사로 나오기도 한다. 에우리디케의 “flowers” “하얀백합과 빨간양귀비~”이라는 가사가 나오긴한다.


작가의 이전글 하데스 타운으로(To the Hades Tow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