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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칙칙폭폭 Feb 05. 2022

너의 꿈에 살고 싶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리뷰

<하데스 타운>이 아닌 뮤지컬은 오랜만이다. 뮤지컬 보러 갈 예산이 있다면 언제나 <하데스 타운>에 쏟았으나, 이대로 가다간 <프랑켄슈타인>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예매했다. 예매대기를 걸어놨던 표가 확정되어 예매처의 20% 할인과 포인트를  이용해 저렴하게 볼 수 있었다.

좌석 정보: 엇,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도 글로만 남겨보자면, 2층 1열 31번으로 관극 했다.
깊고 넓은 블루스퀘어의 무대 때문에 지난번 드라큘라가 15번인가 16번대에서 봤을 때도 배우 얼굴은 잘 안보였다. 차라리 2층이 낫다는 글을 본 듯한 것 같은데, 2층! 전체적으로 보기도 좋고, 프랑켄슈타인은 2층 시야와 닿는 높은 무대도 꽤 있기 때문에 1층 뒷열보다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단, 배우의 표정을 보고 싶다면 오글은 필수!
나에겐 수평을 맞추지 못하는 병이 있다….

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뮤린이로… 유명하여 이름만 들어봤던 전동석 배우의 공연으로 선택했다. 참, 왜 <프랑켄슈타인>이었는가의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너의 꿈속에서’ 넘버, 이것이 내가 꼭 작품을 봐야 할 이유였다. 난 내 최애 배우가 이 넘버를 부르는 것에 반했기 때문에 이 넘버가 어떤 상황에서 나왔으며, 극 의 흐름상 들으면 어떤 느낌일 것이며, 다른 배우가 부른 ‘너의 꿈속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앙리 뒤프레 그중 누가 그 넘버를 부르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캐스팅을 고르기엔 내가 갈 수 있는 날짜와 시간이 한정적이었다. 작품을 탐색하자는 느낌으로 보러 갔다.


‘너의 꿈속에서’는 앙리 뒤프레가 프랑켄슈타인으로 되기 전, 인간으로서 부르는 마지막 넘버이다. 극을 보고 나니 이 가사들이 더욱 와닿는다. ‘어쩌면 우리 처음 만난 날, 그날에 정해졌던 운명. 이제야 알게 되었을 뿐, 지금 그 순간이 다가온 거야. 날 위해 울지 마 이것만 약속해 어떤 일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보길 잘했다.


원작 프랑켄슈타인의 작가인 메리 셸리에 대한 뮤지컬도 봤던 터라 <프랑켄슈타인>을 보는 내내 그 작품으로 만났던 인간 메리 셸리가 떠오르기도 했다.


프랑켄슈타인 원작은 읽지 않고, 뮤지컬로 처음 만났다. 바이런과 함께 한 산장에서 무서운 이야기 쓰기 대회 속에서 탄생했다던 프랑켄슈타인의 비화를 듣기만 했는데 과연 프랑켄슈타인은 그런 뉘앙스를 분명 갖고 있었다. 고전 소설의 줄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거침없고, 뻔하지 않은 전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생명에 대한 윤리 또는 경외, 소설 집필 당시에서 비롯되었을 것 같은 과학, 이성적 사고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대한 적대심, 타자적 존재로서의 고독감 등이 느껴졌다. 또, 프랑켄슈타인을 타자로 인식하는 기준과 함께 지금의 그것은 어떤 게 될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타자’로 재탄생한 뒤, 타자로서 겪는 온갖 고독감, 모멸감에 몸부림치는 프랑켄슈타인이 안타깝다. 하지만 인간 앙리 뒤프레로 부른 마지막 넘버 ‘너의 꿈속에서’를 마음속에 담고 있는 나로서는 ‘왜 자신을 이런 괴물로 다시 재탄생시켰는지 원망하는 프랑켄슈타인에게 왠지 모르게 빅터의 입장에서(?) 배신감과 함께 조금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1부가 끝나고 다소 빠른 전개에 2부엔 무엇이 나오는지 궁금했는데 화려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블루스퀘어에서 했던 드라큘라와 마찬가지로 미묘하게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프랑켄슈타인 자체는 지루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뻔하지 않은 전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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