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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칙칙폭폭 Nov 20. 2022

낯선 토니에게서 낯익은 그들의 향기가 난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토니강과 그의 역대 필모

웨스트사이드스토리가 이번 주에 개막했다.

토니강의 첫 공을 놓칠 수 없지 않나.

20221118 토니강의 첫공
충무아트센터 12열 28번 시야 보이는 것보다 가깝게 보입니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골목을 두고 싸우는(?) 제트파와 샤크파, 제트파의 공동설립자 토니와 샤크파 두목의 여동생 마리아의

사랑이야기가 주 스토리라인이다. 2021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찍은 영화도 있다.(토니 역에 빅 베이비 드라이버의 안셀 엘고트)


그러나 나는 뮤지컬로 처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 기다렸다. 박강현이 완성해나갈 토니를 매우 기대한다. 내가 보기 시작한 때부터 박강현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그레이트 코멧의 아나톨, 하데스 타운의 오르페우스,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하나같이 슬픈 사랑의 남자 주인공들이다. 이번의 토니 역시 최단기간 동안 (이틀 상간) 이제까지 주인공들보다 더 찐한 사랑꾼의 면모를 보인다.


그런데 공연장에서 처음 본 낯선 토니에게서 익숙한 박강현의 이전 필모 남주들이 보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의 작품은 거의 이야기들의 프로토타입이 될 법하기에 당연한 것일까?


그레이트 코멧의 깡나톨

아나톨의 경우는 마음의 방이 많지만, 사랑꾼인 점은 토니와 비슷하다. 나타샤에게 꽂힌 아나톨은  돈을 빌려 사랑의 도피를 꿈꾼다. 토니강이 여행가방을 서둘러 챙기는데, 시대와 나라를 초월하여 아나톨이 겹쳐졌다. 핑크빛 미래를 위한 사랑의 도피를 준비하는 남자의 모습이란 다급한 상황과 긴장감 속에서도 기대와 희망이 비치는 얼굴을 하고 있다.


하데스 타운의 깡르페우스
네가 올 거라고 좀 더 확실하게 믿었어야 했는데


오르페우스가 내뱉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대사가 나온다. 단연 이 대사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서 자연히 하데스 타운의 오르페우스가 그려졌다. 지상으로 향하는 길을 뒤돌아 보지 못하고 걸어 올라오던 오르페우스, 의심과 불안으로 뒤돌아보는 순간 에우리디케는 하데스 타운의 문 뒤로 사라진다.


이번에 사라지는 것은 토니 쪽. 인간이기에 의심이 찾아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의심이 들지 않도록 신뢰를 쌓아두는 게 중요한 걸까. 그래도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문제라면 평정심을 유지하며 기다리긴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외에도 닥아저씨 가게 일을 돕는 토니가 걸레를 들고 등장하는 씬은 웨이러~ 깡르페우스의 모습을 절로 불러온다.


번외

토니가 일하는 곳의 닥 아저씨는 “꼭 그렇게 박살 냈어야만 하는 거야~?”라고 하는데 해바라기의 김래원이 생각났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나는 보지 못했지만) 충무아트센터에서 보는 데님 셔츠의 박강현의 모습은 킹키부츠의 캉찰리를 불러올지도?!


내가 본 그윈플렌의 모습을 (억지로) 끼워 넣자면, 웃는남자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데아를 안아 든 그윈플렌의 뒷모습을 잠시나마 토니로 볼 수 있을 거라는 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오랬더니, 이전의 박강현 모든 필모를 돌아보고 온 필자입니다.


이상으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상 후기였습니다, 그런데 박강현의 필모를 조금 곁들인.


이제부터 토니에 녹아들어 다른 캐릭터들은 생각도 안날테니까. 본 공연은 2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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