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을 아주 조금 더 윤활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들
애인은 물건을 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고관여 제품인 가구 등을 척척 잘 사는 편인데, 나보다 돈을 더 잘 버는 것을 감안해도 연애 중 그의 소비항목들이나 패턴에 적응을 하는데는 좀 걸렸다. 나 역시도 소비를 잘 하는 사람이지만, 각자가 소비를 하는 대상이나 우선순위들이 많이 다르다.
누구보다도 솔직한 엄마는 "ㅇㅇ이는 100평이 되어도 채우고 살 것 같아. 진짜 럭셔리는 여백의 미야."라고 애인에게 이미 말씀을 하셨다. 세상 깔끔한 완벽주의자 (처녀자리 INFJ) 우리 엄마는 우리의 신혼집에 와서 물건들을 보고 혀를 내두르고 가셨으니까.
여하튼 그 덕에(?) 애인의 집에는 이미 산지 얼마 안 되는 좋은 가구들과 가전들이 많았고, 나는 소위 말하는 혼수를 의도치않게 최소화 해서 할 수 있었다. TV를 70인치대로 바꾸겠다는 애인의 말에 나는 아기를 낳으면 TV를 없앨 생각이기에 조금 타협을 해서 현재 쓰고 있는 60인치대의 TV를 유지하기로 했고, 손님 접대에 용이한 라운드 테이블을 놓고 싶었으나 애인이 사놓은 무인양품의 다이닝 테이블이 나름 집에서 제 자리를 찾아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 보류를 했다. 빨래와 건조까지 할 수 있는 세탁기도, 꽃무늬는 맘에 안 들어도 나름 작동을 잘 하는 커다란 냉장고도 고장날 때까지 쓰기로 해서 교체를 하지 않았다.
다만 휴식의 질이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을 하는지라 침대나 침구에 돈을 아끼진 않았고, 애인이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우리집 부엌 그릇들은 최고급 가구 하나 산 수준이지" 라고 할 만큼 주방 기물들이나 그릇등에 돈을 아끼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일부 그릇 외에도, 안목이 높은 엄마가 사놓으신 것들 + 물려주신 귀한 것들 덕에 우리집 부엌은 신혼부부 2인이 사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꽤 럭셔리해졌다.
소위 말하는 신혼부부 잇템 삼대장이라 하는 드라이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중 앞의 두 아이는 이미 있는지라 로봇청소기 역시 열심히 후기를 뒤져서 에코백스의 디봇을 구매했고, 구석구석은 여전히 손이 닿아야 하지만 나름 이틀에 한번씩 돌리며 만족을 하고 있다.
아, 여담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식기세척기는 정말 내가 애인이 구매를 할 때 극구 말렸던 2인용 식기세척기다. 당근마켓에서 구매하며 판매자 '아톰보이'에게 구매한건데, 구매 전에도 극구 말렸고 사왔을 때도 뭐라고 했었다. 분명 아톰보이 그 분 역시 사고 후회해서 바로 내놓은 것일거야 라며.. 이 식기세척기는 정말 자리를 차지하는데 비해 그릇이 너무 조금 들어가서 나중에 젖병 세척기로나 쓰고 싶은데, 이 작은 아이가 주는 작은 편리함을 애인은 귀차니즘과 맞바꿔서 이용을 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에 이사를 오며 자동급수로 바꿔 그 전의 웃픈 (2인 설거지를 하기위해 물을 퍼다 나르며 채우는) 모양새는 줄었다. 여하간 나중에 우리 집으로 들어갈 때 인테리어의 우선순위는 빌트인 식기세척기가 될 것이다.
여하간 새로 산 물건은 많이 없다만, 그래도 우리가 써오던 + 새로이 산 아이템 중 추천하는 아이템들에 대해서 한번 써보려고 한다. 굳이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1인가구나 신혼 부부들이 쓰기에 좋은 것들 위주로 부족하지만 추천을 해보려고 한다. 이 역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며...
1. 시몬스 윌리엄 LK
우스갯소리로 '중고차 가격'이라고 부르는 우리 집 침대. 시몬스에서 베드 프레임과 협탁까지 하니 총 890만원이라는 웃픈 가격이 나왔고, 모두의 조언에 따라 백화점 총 3군데를 돌며 조금씩 견적을 낮춰가다 백화점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구매를 했다. 혼수 가구나 가전은 "여기선 얼마까지 해주던데요"를 언급하며 "나 이미 다른데 다 돌았어" 포스를 뿜뿜 풍기는 발품 팔고 있는 신혼부부 포스를 풍겨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고, 정말 그렇게 해야 조금씩 다른 견적을 받을 수 있다.
시몬스가 아닌 다른 가성비 좋은 브랜드들도 많이 추천 받았지만 내가 결국 이 침대를 고수한 것은, 허리가 그닥 좋지 않고 일을 하는 시간이 긴 애인에게 가장 편히 쉴 수 있는 침대를 선물 해 주고 싶었다. 또한, 10년정도 쓸 수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조금 더 돈을 주고 튼튼한 것을 사고 싶었다. 시몬스 윌리엄의 후기가 침대가 너무 좋아 호텔에 가면 이제 불편할 정도다가 다수인데, 실제 매장에 가서 누웠을 때 내가 누워본 침대 중 최고로 편했다. 허리 부분에 다른 스프링이 들어가서 그렇다고 하는데, 여하간에 달랐다.
사이즈의 경우 일반 킹사이즈보다 조금 더 큰 라지킹 (LK) 사이즈로 샀는데, 우리 둘이 눕고 고양이 두마리가 누워도 자리가 많이 남는다. 웃긴 것은 새 침대를 사고 침구를 바꾸니 한 가족이 모두 한 침대에 올라가있는게 웃기다.
나는 예민한 편이라 잠을 잘 뒤척이고, 잠귀도 매우 밝은 편인데 안방에 암막커튼을 달고 새 침대에서 자니 주말엔 13시간까지 자고있어 애인이 매일 놀린다.
나는 정말 예산이 가용하다면 꼭 침대에 투자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2. AMT 냄비
엄마가 사주신 AMT 냄비 세트. 워낙 좋은 냄비 브랜드들이 많은지라, 어떤 브랜드를 살까 고민했는데 엄마왈 '인공관절과 임플란트 소재인 최고급 소재로 만든 냄비 세트'를 이미 사놨다며 선물 주셨다. 게다가 직접 연마제까지 다 제거 해 주셨다.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난 마마걸인 것 같다)
좋은 냄비를 사면 정말 몇 십년을 쓰고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기도 한데, 내가 꼽는 AMT냄비의 장점은
- 견고함 (명불허전 독일)
- 매끄러움 (설거지를 하고 건조를 하면 표면이 너무 매끄럽고 좋다)
- 소재가 인체친화적이다
- 열전도가 빠르다
이다. 뭐 다른 좋은 냄비들도 비슷하겠지만, 내가 썼던 냄비 브랜드 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다.
3. 리케 북선반
우리집의 과제는 책수납인데, 수납도 잘 되고 인테리어의 효과까지 있는 제품을 찾다 만나 애인이 작년 9월 신혼집으로 들어올 때에 맞춰서 제일 먼저 사놓았다.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다 비슷한지, 방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니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역시 같은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좌표를 요청했다.
책이 많지 않다면 좀 더 여유롭게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수납이 우선인 나로서는 비슷한 사이즈의 책들을 정리 해 놓았는데 볼 때마다 만족도가 높다. 고양이들이 지나갈 때마다 몸을 비벼 아랫칸 책들은 조금씩 비스듬하게 눕혀져 있는 것들이 참 귀엽다.
처음에 느꼈던 문화충격에 비해 스테이션을 조금만 움직여도 맵핑이 자동으로 삭제되어 리셋이 되는 점, 카페트를 까니 그 똑똑해 보였던 로봇청소기가 매일 정신을 못 차리는 부분 등이 아쉽지만 청소로 다툼이 예상되었던 우리 커플에게, 나의 잠재적 잔소리를 줄여주는 동시 평화를 찾아준 감사한 신문물이다. 사실 나보단 애인이 더 좋아한다.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 뭐 있어?" 라고 물으니 바로 로봇청소기라고.
5. 솔트레인 치약
이건 가전가구는 아니지만 내가 요즘 쓰는 아이템 중 가장 행복하게 쓰고 있는 아이템. 하루에 두 번 샤워를 하고 이는 네다섯번 닦는 '씻는게 좋아' 유형의 인간은, 이러한 아이템으로 행복 지수가 많이 좌지우지 된다. 짭짤하고 시원한 느낌이 주는 쾌감에 완전 빠져있다.
6. 아로마 오일 버너
우리는 인센스 스틱, 아로마 오일 등을 매일 태운다. 특히나 아로마 오일 버너에 그 날의 컨디션과 기분에 맞춰 블렌딩 된 아로마 오일에 약간 물을 섞어 오일을 태우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면 (아침엔 보통 시트러스 계열이나, 직관력을 높여주는 프랑킨센스위주로, 저녁에는 일랑일랑이나 라벤더가 섞인 오일을 이용한다) 삶의 질이 많이 향상 되고, 실제 나의 컨디션도 많이 좋아진다. 자기 전에 나는 마카다미아 오일을 베이스로 애인에게 그 날 상대방의 컨디션에 맞춰 마사지를 해주기도 하는데, 피로를 푸는데 최고이며 사이가 돈독해지는데도 한 몫한다.
7. 꽃
그 주의 무드에 맞게 꽃을 비치 해 놓으면, 집안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나는 어니스트플라워를 이용한다.
당분간 우리가 추가적으로 사야 할 아이템은 게스트룸/공부방에 있는 싱글베드의 프레임 (내가 원래 쓰던 프레임은 고양이가 하부에 들어갈 우려가 있어 버렸다), 와인냉장고, 에어컨, 스타일러 등이 있다. 부디 이 아이템들 외에는 또 충동적으로, 혹은 굳이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물건들을 사지 않길 바라며, 꼭 필요한 좋은 물건들만 가지고 잘 꾸려나갈 수 있게 좋은 안목과,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준, 무엇보다 깔끔하게 잘 정리된 집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
나의 작은 추천들이 또 다른 부부나 커플, 혹은 1인 가구들의 삶 역시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