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청첩장 모임하기
2022년이 시작된 후로는 정말 너무나도 바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바쁜 시기가 또 올까? (응 분명 또 올거야) 정말 세수를 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피곤한데 뭐라도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글을 펼친다.
새로운 일, 새로운 집에서의 새로운 삶, 새로운 롤 등.. 각종 새로움에 적응하느라 즐거운 와중 혓바늘과 잇몸궤양,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건 혹시 머리로는 즐겁다 느끼는데, 나도 모르게 아픈 것일까? 프로계획러인 나는 결혼식 전날까지의 플랜을 빼곡히 세워둔 상태인데, 나의 정리 및 계획 스킬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스스로 세운 계획을 따라오지 못하는 체력도 야속하고, 덩달아 힘에 부쳐하는 애인에게도 미안한 상황이다. 여하간에 이 모든 것이 더 미안해지고 다소 부담스러워 지는 것은 코로나 과도기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주변에 확진이 된 친구들도 어느새 많아지고, 출근 전 자가키트로 내 코를 쑤셔 보는 것 역시 당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여하간 이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속 결혼 준비에서 굵직한 준비 과정은 다 지나고, 청첩장 돌리기만 남은 상황이다. 평소에 사람들에게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커플이 갑작스레 결혼을 한다고 연락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낯간지러운 일인데 감사하게도 인복들은 많은지라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있다.
다만 무언가 약속들을 잡아보니 연예인 부럽지 않은 스케줄이 나왔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내연애였기에 효율적으로 나눠서 청첩장 모임을 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청첩장을 전달하고 싶으나 서로 시간이 안 맞아 스케줄상 모호하거나, 연락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의 애매한 바운더리에 걸쳐진 사람들 (대부분 연락이 천천히 끊긴 오랜 인연들), 그리고 소식은 전하고 싶으나 부담은 주고 싶지 않은 사람들 등을 리스트업을 하니 대코로나 시대 거리두기 제한과 사뭇 다른 숫자가 나왔고, 우리는 식을 보며 밥을 먹는 동시 예식인지라 여러모로 계산이 다소 어려운 상태다. 새로운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오늘 전 직장 동료들과 밥을 먹으며 청첩장을 주기 애매한 대상, 뭐랄까, 굳이 연락하고 싶진 않지만 연락을 안 하면 조금 짐짐할 것 같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모두 다 만장일치로 '앞으로 볼 사람 아니니 연락을 하지 말아라'라고 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온전히 '내가 오롯이 축하 받아야 하는 날'인데 그런 눈치를 본다는 것도 옳지 않다 생각이 들지만.
여하간에 청첩장을 주는 것도 100% 가볍고 마냥 좋은 마음으로 줄 수 없구나라고 생각을 했고, 결혼식을 기점으로 인간관계가 다시 한번 갈린다고 이야기를 한 많은 이들의 말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여하간 이 피곤하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내가 늘 웃고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애교 많고 사랑 넘치는 나의 애인 덕인 것 같다. 나는 우리 관계의 남녀가 바뀐 것 같단 생각을 종종 한다. 아 너무 피곤해서 글이 안 써지는군...
여담이지만 몇 달 뒤면 우리가 만난지 2년이 된다. 시간이 참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