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여/성노동자, 트랜스/여성노동자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인권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연수라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여가부를 폐지하겠다' 라는 말을 하며 여성폭력 피해지원 예산 삭감과 고용평등상담실 예산 삭감을 일삼으며 여성노동자를 더욱더 벼랑끝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노동자는 남성만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노동자가 남성인게 너무나 당연했고 여성은 노동하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성들은 어디서나 노동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싸워왔습니다. 노동자 중에 여성도 있다는 것을, 여성도 노동을 한다는 것을 여성노동자들이 피가 터지도록 외쳐와서 지금의 여성파업 결의대회에 이르렀습니다. 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이 하는 노동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여성노동자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간 질문을 해야합니다. 여성이란 무엇인가요? 우리는 누구를 여성이라 부르고 있나요?
저는 태어났을때 남성으로 지정받았지만 지금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회에서는 저같은 사람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릅니다. 여성 중에는 저와같은 트랜스여성도 있는 것입니다.
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이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것처럼, 트랜스여성은 끊임없이 여성의 범주에서 배제되고, 탈락되며, 존재를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숨쉬고, 밥먹고, 잠자고, 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여러분들의 일터에도 트랜스여성이, 트랜스남성이, 그리고 논바이너리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부장제 사회는, 아직도 일터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낡은 기준을 들이대며 트랜스젠더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박탈시키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도 살고싶습니다. 트랜스젠더도 살기위해 노동을 합니다. 수술비를 벌기위해, 생활비를 벌기위해 , 혹은 더 나은 조건의 삶을 살기 위해 '음지' 라고 불리는 일터에서 성노동을 하기도 합니다.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들이 이래서 더럽다고 욕을 합니다. 하지만 성노동은 더러운 일이 아닙니다. 유흥업소라고 불리는 곳도, 집결지라고 불리는 곳도 누군가에겐 삶을 지탱하고 있는 일터입니다. 함부로 더럽다고 욕하지 마십시오.
노동운동에서는 노동자는 하나다. 노동자는 단결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합니다. 여성노동자 뿐만 아니라 성별이분법에서 배제된 트랜스젠더 노동자와,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는, 용주골에서 쫓겨나고 있는 성노동자들과도 우리는 함께 가야 합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다양한 노동을 하는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이, 지금의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저는 한 명의 페미니스트로서, 그리고 트랜스여성으로서 앞으로도 모든 여성노동자와 억압받는 소수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연대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해방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