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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석 May 15. 2016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은둔에서 세상으로

‘사람은 평균 25세에 죽지만 75세가 되어야만 묻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정답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런 문구가 나오게 된 이유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25세가 되면 꿈을 잃고 능동적으로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제대로 살아가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우리는 이를 니체의 작품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은 죽었다'나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다'라는 표현이 나온 책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종래에는 '니체를 이해하려면 이 책을 읽어라'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고전입니다. 


1부의 서두 차라투스트라의 서설은 다음과 같은 지문으로 시작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30세 때, 그를 낳아준 고향과 고향의 호수를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기며 10년 동안 지냈으나 결코 지루한 줄 몰랐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의 마음이 바뀌었다." 


이후 이야기는 마음이 바뀐 차라투스트라가 지혜를 군중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물론 이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다양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인간 내면의 '사막'을 목격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갑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초인을 찾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겪는 고난과 이를 통해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는 과정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진리를 찾고 이를 사람들에게 나누며 스스로도 발전하려고 했던 차라투스트라의 모습을 우리에 대비시켜 본다면 작품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품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시장’을 들고 싶습니다 (물론 다른 중요한 개념도 많이 있으니 시간을 내어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이 작품에서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이 곳에서는 돈이라는 가치관이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시됩니다. 우리 주변에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시장입니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일이 일어납니다. 물건을 사면서 제품을 속이기도 하고, 더 깎아줄 수 있는데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에 있는 사람들의 판단능력입니다. 만약 시장에 있는 이들에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쉽게 동요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빈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가 세상에 나왔다가 다시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세상에 대한 환멸을 느끼면서도 반대로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난 뒤에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차라투스트라 역시 이런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시장에서 아무리 외쳐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방안을 모색했던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진리를 전파하려는 열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도 그의 자세를 통해 자신을 극복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세상에 의롭지 않은 사람이 많다면 이는 외로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세상이 옳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요? 무리에 순응하며 지내는 방법도 있고,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옳지 않은 것에 저항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차라투스트라가 세상이 부조리하다고 비난하면서도 끊임없이 진리를 찾으려 노력했던 모습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바로 이런 사람으로 인해 조금씩 바뀝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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