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진실된 앎을 사랑하라
역사를 살펴보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 많습니다. 주변의 모함 때문에 재판에 참석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관철시켰던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바로 그 예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로 오늘날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서양철학에 영향을 미친 지대한 인물입니다. 혹자는 서양 철학의 시작을 소크라테스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이는 소크라테스가 끼친 철학사적 영향을 존중해주고 싶은 그의 의지일 것입니다.
이토록 명망 있는 그가 왜 재판정에 서게 된 것일까요? 소크라테스가 고소당한 표면상의 이유는 ‘국가의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 죄’입니다. 왜 소크라테스는 이런 죄목으로 고소를 당했을까요? 그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사용했던 사유의 방식인 문답법 (혹은 산파술)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상대방보다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그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며 진리를 탐구했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도덕철학의 기본 내용인 경건함, 선함, 좋음 등의 개념을 명료하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결국 그는 결국 ‘자기가 안다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소크라테스의 이런 태도가 좋지 않게 보였을 것입니다. 사람들을 붙잡고 진리를 탐구하며 나름대로 사회적 영향이 작지 않았던 사람이 고작 한다는 얘기가 ‘자기가 안다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와 같은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논리대로라면 정치를 하는 사람도 결국은 아는 게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나오니, 정치인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기반이 흔들릴 것을 우려했을 것입니다. 재판정에 그를 세운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을 테죠.
저는 여기서 우리가 지식을 추구할 때 필요한 자세에 대해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지식을 올바르게 익히려면 우리는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요? 저는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하고 싶은 것으로 ‘호기심, 질문 그리고 대답’을 들고 싶습니다. 먼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뒤 이를 자신만의 논리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학교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혁명이 1789년도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외우는 것보다는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의 역학관계를 살피며 이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뜻입니다.
어쨌든 소크라테스는 재판정에서 스스로를 변론합니다. 우리는 이 내용을 플라톤이 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우리들이 신의 지(知)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므로 그러면 그러할수록 진실된 앎(眞知)을 사랑하고 정신을 높여야 한다는 점, 신체나 재산보다 먼저 이 일에 마음을 써야 할 것과 이 앎을 사랑하고 구하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가장 큰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기준을 마음속에 품고 인생을 살아가야 할까요? 먼저 저는 내 가치관을 확고히 하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의연하게 외칠 수 있는 당당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것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겠지요. 이는 단순히 학교 공부를 잘하는 것만을 통해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갖고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 역시 참된 지식을 추구하려는 호기심과 열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무엇을 배우는 걸 좋아하나요? 주변을 돌아보며 궁금한 것들을 하나둘씩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철학은 별게 아닙니다. 주변의 궁금한 점을 생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철학적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열정과 실행력을 갖출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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