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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르마이 Sep 12. 2023

2-3. 핵심 감정을 찾자

영양분 / 에너지 소비 / 필터 / 경직과 긴장

마음속으로 복잡한 계산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친다.
_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안티프래질 )





나무의 뿌리는 땅속에 묻혀 있다.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감정은 마음속에 묻혀 있다.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알 수 없는 건 아니다. 

 

합리적 추론을 해보자. 나무의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굵은 뿌리와 잔뿌리가 있다. 심리학 용어 '마태효과'처럼 굵은 뿌리는 많은 영양분을 섭취해서 굵어졌다. 앞으로도 영양분을 섭취할 기회가 더 많을 것이고 더 굵어져 갈 것이다. 

 

핵심 감정은 습관이 된다

 

인간 마음의 뿌리인 감정도 굵은 뿌리와 잔뿌리가 있을 것이다. 감정의 굵은 뿌리는 앞에서 '핵심 감정'이라 했다. 핵심 감정은 나무의 뿌리처럼 그동안 가장 많이 영양분을 받은 결과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감정을 느끼고 반응한다면 '핵심 감정'은 더 굵고 단단해질 것이다. 

 

'핵심 감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저마다 습관이 있다. 습관은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나무의 뿌리처럼 드러나지 않는 습관도 있다. 감정 습관이 바로 드러나지 않지만 중요한 습관이다. 

 

감정 습관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핵심 감정'이다. 왜 감정 습관이 생기는 걸까? 자연의 법칙 때문이다. 습관은 에너지를 가장 적게 소모하기 위해 방법이다. 습관이 되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면 ‘뇌에서 판단’할 필요가 없다. 일일이 판단하면서 뇌가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자동적 혹은 반사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감정 습관은 에너지를 쓰지 않고 가장 익숙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것이 좋건, 나쁘건, 옳고 그르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판단하지 않는다.

 


핵심 감정이 생각을 좌우한다

 

나무의 가장 굵은 뿌리가 물과 영양분이 접촉할 기회가 가장 많다. 인간의 감정도 가장 발달한 핵심 감정에 접촉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뿌리 혹은 필터를 통해서 우리 마음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핵심감정은 한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주로 수치심, 자책감, 죄책감이다. 핵심감정을 알아보는 방법 중에는 어떤 상황에 대해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가 즉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평소에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럴 때 당신은 주로 어떤 생각을 하는가?

 

1. '바쁜가? 그럴 수도 있겠군. 담에 전화해야겠군.'

2. '내가 저번에 한 말을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좀 걱정이 되네...' 

3. '괜히 전화했나 보다. 내가 불편한 게 분명해'

 

당신은 어느 쪽인가? 만약 2번이나 3번 성향에 가깝고 후회나 자책을 자주 한다면 당신의 감정에는 수치심이나 죄책감과 같은 감정의 독성이 있다고 본다. 핵심감정이 왜곡되어 있다는 말이다. 


당신은 가족이건 사회에서건 비슷한 상황에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핵심감정이다. 핵심감정은 당신이 혼자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인관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감정의 습관으로 작용한다. 당신의 핵심감정을 제대 이해해야만 감정의 독성을 제거하는 출발점에 설 수 있다.

 

그렇다면 '핵심 감정'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때그때 감정을 기록해 본다든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본다든지,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방법도 좋겠다. 


 

핵심 감정을 포착하라

 

핵심 감정을 찾는 방법으로 우선 몸을 살펴보자. 즉 몸에 새겨진 감정을 찾아보자. 당신을 불편하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것이 부정적 핵심 감정일 것이다. 이때 가장 몸에 경직이나 긴장이 느껴질 것이다. 바로 그때의 감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난 회사 회식에서 부적응자였다. 할 말이 없고 기회가 있어도 제대로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없었다. 긴장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 회식이나 사적인 모임이 끝나면 내 신체에 규칙적으로 오는 반응이 있었다. 바로 장에 가스가 찬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내 경직과 긴장의 신호이고 결과였다.

 

이젠 감정에 앞서 몸의 경직과 긴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내 핵심감정인 수치심, 죄책감 때문에 어떤 자리에서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경계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면, 이젠 몸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라면 '핵심 감정이 나를 압도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정적인 핵심 감정은 몸의 긴장 상태로 드러난다. 그때를 감지해서 감정을 돌아본다면 부정적인 핵심 감정의 실체를 찾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건 몸에 긴장이나 경직이 없고, 편안하게 이완되어 있다면 당신은 '부정적인 핵심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지 못하다면 함께 '부정적인 핵심 감정'을 처리할 방법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요약해 보자. 감정 문제를 벗어나려면 우선 핵심 감정을 찾자. 핵심 감정을 찾는 힌트는 몸에 있다. 몸의 경직과 긴장을 살피고 그때 감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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