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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르마이 Sep 27. 2023

3-3. 해독대신 회피하고 있다

방어기제 / 중독 / 도피 / 멈추기

긍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은 '집어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
_노랑검정(이유 없는 편안함)




독은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감정의 독성은 방어기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에게는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기제가 있다. 방어기제는 어떤 현상의 본질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심리학 용어다. 대표적인 방어기제로는 부정, 억압, 합리화, 투사, 승화 등이 있다.


감정의 방어기제는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선택하는 행동 습관이다. 이를 줄여서 '감정의 회피전략'이라고 하자.


감정 회피 전략은 3가지로 제시하자면 '일상 중독', '현실에서 도피', '현실로 도피'이다.


감정 회피전략 1 : 일상 중독


첫 번째 '일상 중독'은 담배와 술, 약물 등에 의존하는 회피전략을 말한다.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감정의 관점으로 보자. 당신은 하고 싶지 않은 생각, 의도하지 않은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왜 당신이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은 생각이 떠오를까? 앞에서 설명한 호르몬 때문이다. 전달 신호인 호르몬이 감정을 자극하고, 자극된 감정이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기억이나 상황이 생각을 불러오고, 그 생각이 해당 감정의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자신이 제어나 조절할 수 없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기 위해 담배라는 중독성 물질로 호르몬을 교란시키고 있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일상 중독은 중독성 물질과 감정이 연결되어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회피하고 싶은 감정이 들지 않더라도 몸이 중독에 반응해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 다만 감정과 담배나 술의 관계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다시 말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이유는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보다 훨씬 다양한 이유가 있다. 다른 회피전략도 마찬가지다.


감정 회피전략 2 : 현실에서 도피


두 번째 '현실에서 도피'는 현실에서 연결된 당신의 감정이 견디기 어려워서 현실을 벗어난 상태로 도망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게임이나 도박에 몰두하는 것이다. 게임이나 도박하는 동안에는 특별한 보상시스템이 작동한다. 도파민이라는 가장 강력한 보상 관련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 분비가 다른 감정 호르몬의 생성을 압도한다.


현실에서 게임이나 도박 속으로 도피함으로써 독성에 물들어서 자신을 괴롭게 하는 감정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전략은 현실에서 벗어난 활동을 할 때만 유효하다는 문제가 남는다. 감정의 독성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자신의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감정과 대면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불편할지라도 감정을 차근차근 정리하려는 노력을 중단했기 때문에 더 견디기 힘들고 싫어질 수 있다. 악순환이다. 다시 현실에서 도피하는 게임과 같은 가상의 세계나 도박과 같은 더 큰 자극이 필요해서 점점 깊게 빠져들기도 한다.


감정 회피전략 3 : 현실로 도피


세 번째 '현실로 도피'는 자신이 감당하거나 마주 대하기 싫은 감정 때문에 '일' '유흥'처럼 현실 속의 어떤 상황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것이다. 현실 생활 속 어딘가에 속해 있으므로 열심히 산다거나, 그 대가로 즐긴다고 볼 수도 있지만 과도하게 몰입하면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감정을 대면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도 마찬가지로 중독에 해당한다. '일중독'은 가정이나 대인관계의 문제 등으로 감정을 회피하고 싶을 때 아주 좋은 수단이 된다. 일중독은 사회적으로 큰 성과나 성취를 가져오거나, 인정과 사랑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회피 방법이 된다.


그러나 다른 회피전략과 마찬가지로 독성에 물든 감정을 방치한 채, 자신은 돌보지 않고 조직이나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도피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간혹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퇴직 후에 무력감이나 공허감에 시달린다.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않고 외부로 자신을 투사하는 방어기제인 '현실로 도피'를 끊임없이 해 온 결과이다.


감정 회피, 멈춰서 돌아보자


이러한 세 가지 회피전략은 모두 독성을 가진 감정을 회피하려는 인간의 본능과 방어기제에서 비롯된다. 회피전략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바로 보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멈춰야 한다.


멈춰서 내면을 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차근차근 자신의 감정과 습관과 행동을 돌아보면서 문제의 원인이 되는 핵심 감정을 찾아야 한다. 감정의 독성을 제거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이러한 분석 과정 없이 감정을 한순간에 이해하거나 바꿀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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