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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바람처럼 Mar 30. 2024

음악이 일으키는 감동!

영화 <라 멜로디(La melodie, Orchestra Class>














음악이 일으키는 감동!, <라 멜로디(La melodie, Orchestra Class, 2017)>를 보고



인간의 마음을 연주하는 소리!

 

칼날 같은 선율이 가슴을 긋고 지나갔다. 음악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가. 사람들은 왜 소리를 듣고 감동하는가.

 

소년의 연주를 들으며 뜨거운 것이 가슴에 차올랐다. 예리하게 심장을 긋고 지나가는 바이올린 소리는 아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다. 이 모든 상반된 감정이 뒤엉켜 소리의 선율에 따라 요동쳤다. 음악은 그렇게 마음 속을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며 미처 있는지 알지도 못했던 감정들을 끄집어냈다. 음악을 듣는 동안 괴로우면서도 뭔가 통쾌한 쾌감을 느꼈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가와 마음을 움직이고 속에 있는 감정들을 건드리는지 그 일련의 기적 같은 과정을 경험했다. 특히 바이올린의 현이 내는 소리는 칼날 같다. 마음속에 쌓여있는 수만 겹의 감정들을 하나하나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 칼날에 벤 마음은 아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짜릿했다.

 

가느다란 고음에서 끊어질듯 흐르는 소리에 영혼이 사로잡힌 듯 빨려들어 휘말린다. 장중한 저음은 까닭 없이 슬프고 우울하고 더없는 괴로움을 자아낸다. 그런 감정들은 이미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음악 소리는 단지 다양한 음으로 그 감정들을 건드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 음들에 따라 마음이 반응하고 감정이 드러나고 있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속 주인공 바이올린 연주자 시몽은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에 바이올린 선생님으로 채용된다. 학생들은 음악에는 도통 관심 없는 좌충우돌 말썽쟁이들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봉변도 당하지만 차츰 그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특히 아이들 중 아몬드라는 흑인 소년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소년의 연주에 빠져든다. 바이올린을 너무 사랑하는 아이는 옥상에서 혼자 연습을 한다.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 자신의 삶에 대한 울분을 바이올린에 대한 애착으로 승화한다. 

 

나머지 아이들도 다른 때는 싸우고 말썽부리다가도 음악소리 앞에서는 조신해진다. 아이들은 차츰 소리로 화합한다. 음악이 아이들의 거친 마음을 잠재우고 평온을 찾게 해준다. 음악에 매료된 아이들은 주술에 걸린 듯 음악 소리 앞에서는 진지해진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아이들은 연주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마지막 발표회 때 오케스트라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아이들 각자의 삶이 하나씩 빛나는 순간이었다. 시몽은 흡족하게 아이들을 바라본다.

 

시몽은 마지막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 독주를 연주할 아몬드에게 무대에서 마음껏 음악을 즐기라고 말해준다. 결국 인간이 삶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즐거움 아닐까. 우리는 즐기기 위해 태어났고 즐기기 위해 산다. 위대한 연주자가 되려면 즐겨야 한다고 학생들을 가르친 그 역시 순회공연 제의를 거절하고 아이들 곁에 남은 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더 즐거웠기 때문이다. 기존의 삶 속에서 연주단에 소속되어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는 일상은 그것뿐이었다. 그에게는 연주단에서 연주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더 즐거웠던 것이다. 

 

그는 바이올린이라고는 구경도 못해본 아이들을 하나씩 처음부터 가르친다. 오합지졸 집중하지 못하고 떠드는 아이들을 음악 연주로 가라앉힌다. 교실에 울려 퍼지는 선생님의 바이올린 연주에 아이들은 일제히 빠져든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에 보편적으로 다가는 무기가 되어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영혼을 휘두르는 위력을 발휘한다. 

 

인간은 악기를 연주하지만 소리는 인간의 마음을 연주한다. 음악을 들으며 눌려있던 감정들과 상처들을 들여다보고 드러냄으로써 터져 나오는 감정들은 그 순간 해소된다.

음악이 위로와 치유가 되는 순간이다. 

 

영화 속에서 음악이 만드는 기적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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