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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바람처럼 Jul 17. 2024

메이저 영감의 연설

『동물 농장(Animal Farm)』




『동물 농장 (Animal Farm)』


          

                                                                                                조지 오웰 지음 / 고수현 옮김





1장.  메이저 영감의 연설      



저녁이 되자 장원농장 주인 존스 씨는 닭장 문을 걸어 잠갔다. 하지만 술에 거나하게 취하는 바람에 개구멍 막는 걸 깜빡하고 잊었다. 동그란 손전등 불빛을 흔들흔들 춤추듯 비추며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간 존스 씨는 집 뒷문에 장화를 홱 벗어 던졌다. 그러고는 부엌에 있는 술통에서 마지막 남은 맥주를 한 잔 들이켠 다음 침대로 올라갔다. 존스 부인은 이미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침실에 불이 꺼지자마자 농장 건물에서는 여기저기 부스럭부스럭 소란이 일어났다. 돼지 품종대회에서 ‘흰색 중형 요크셔 수퇘지’ 상을 받은 메이저 영감이 어젯밤 예사롭지 않은 꿈을 꿨다면서 나머지 동물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낮에 돌았다. 동물들은 존스 씨가 무사히 집에 들어가는 대로 다 같이 큰 헛간에 모이자고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메이저 영감(대회에 나갈 때는 ‘윌링던 뷰티’라는 이름을 썼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불렀다)은 농장 안에서 상당히 존경받는 위치에 있어서 동물들은 모두 그가 하는 말을 들으려고 잠을 한 시간 못 자는 것쯤은 얼마든지 괜찮았다.    


 

커다란 헛간 한쪽 끝 약간 높은 연단에는 메이저가 벌써 짚더미 침상에 자리를 잡고 들보에 매달린 전등 아래 앉아있었다. 이미 나이가 열두 살인 메이저 영감은 최근에 다소 살이 쪘어도 여전히 위엄있는 모습이었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한 번도 자르지 않았어도 지혜롭고 자애로운 풍모를 드러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동물들도 도착하기 시작했고, 저마다 나름대로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먼저 블루벨, 제시, 핀처라는 개 세 마리가 들어왔고, 이어서 돼지들이 연단 바로 앞에 있는 짚더미에 자리를 잡았다. 암탉들은 창턱에 앉았고, 비둘기는 서까래로 푸드덕 올라갔다. 양과 암소는 돼지들 뒤에 앉아 되새김질을 시작했다. 마차 끄는 말인 복서와 클로버는 나란히 들어왔는데, 혹시라도 짚 속에 작은 동물이 가려져 있을까 봐 아주 천천히 걸으며, 커다란 털북숭이 발굽을 무척 조심해서 내려놓았다. 클로버는 중년을 바라보는 퉁퉁한 암말로, 넷째 망아지를 낳은 뒤로 예전 몸매를 영 되찾지 못했다. 복서는 키가 거의 180센티미터가 넘는 건장한 체구로, 보통 말 두 마리를 합친 만큼이나 힘이 셌다. 코에 있는 흰 줄무늬 때문에 약간 우둔해 보이는데, 실제로 머리가 아주 똑똑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직한 성품과 엄청난 노동력으로 농장에서 두루 존경받고 있었다. 말 다음에는 흰 염소 뮤리엘과 당나귀 벤저민이 들어왔다. 벤저민은 농장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고 성질이 제일 괴팍했다. 말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 하더라도 냉소적일 때가 많았다. 가령 신이 자신에게 파리를 쫓으라고 꼬리를 줬지만, 차라리 꼬리도 파리도 없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곤 했다. 농장에 있는 동물들 가운데 유독 웃는 법이 없었다. 이유를 물으면 도무지 웃을 일이 없다고 말하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대놓고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복서에게만은 온 마음을 다했다. 둘은 항상 일요일이면 과수원 너머에 있는 작은 방목장으로 가서 나란히 풀을 뜯으며 말없이 시간을 보냈다.     



클로버와 복서가 막 자리를 잡자, 어미를 잃은 새끼 오리 떼가 헛간으로 졸래졸래 들어왔는데, 가녀린 소리로 삐악거리며 발에 밟히지 않을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었다. 클로버는 커다란 앞다리를 뻗어 새끼 오리들 주위로 일종의 벽을 쳐 주었고, 새끼 오리들은 다리 안쪽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는 곧바로 잠들었다. 마지막 순간에 존스 씨 마차를 끄는, 예쁘지만 우둔한 흰색 암말 몰리가 각설탕 덩이를 우물거리며 점잔 빼듯 우아하게 걸어 들어왔다. 몰리는 앞쪽 가까이 자리를 잡더니 흰 갈기를 휙휙 흔들며 거기 묶은 붉은 리본을 쳐다봐 줬으면 했다. 맨 나중에 고양이가 들어왔는데, 평소처럼 가장 따뜻한 자리를 찾아보더니 결국 복서와 클로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러고는 거기서 메이저가 하는 말은 한마디도 듣지 않고 연설 내내 만족스러운 듯 가르랑거렸다.     



이제 애완용 까마귀 모지스를 제외하고는 빠짐없이 모였다. 모지스는 뒷문 뒤에 있는 횃대에서 자고 있었다. 동물들이 모두 편안히 자리를 잡고 앉아 귀를 쫑긋하며 기다리는 모습을 본 메이저는 목청을 가다듬고 연설을 시작했다.     



“동지 여러분, 어젯밤 내가 예사롭지 않은 꿈을 꿨다는 말은 이미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꿈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먼저 할 말이 있어요. 동지들, 나는 여러분과 같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죽기 전에 내가 깨달은 지혜를 마땅히 여러분에게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우리에 홀로 앉아 사색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나는 지금 살아가는 어떤 동물보다 이 땅에 사는 삶의 본질을 잘 이해한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이겁니다.     


자, 동지들, 이렇게 사는 우리 삶은 과연 어떻습니까? 제대로 생각해 봅시다. 우리 삶은 비참하고 고되고 짧습니다. 태어나면 그저 목숨을 부지할 만큼 식량을 배급받고, 일할 힘이 있는 한 마지막 한 톨까지 짜내 일하도록 강요받지요. 그러다가 쓸모가 없어지는 즉시 극도로 잔인하게 도살당합니다. 영국에서는 어떤 동물도 한 살 이후로는 행복이나 여가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 나라 동물에게는 자유가 없습니다. 동물들 삶은 비참하고 노예나 같아요. 이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게 그저 자연의 이치일까요? 이 나라 땅이 너무 척박한 탓에 여기 사는 동물이 삶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동지들, 천만의 말씀! 영국은 토양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해서 지금보다 동물이 훨씬 많이 살아도 식량을 풍족하게 공급해 줄 수 있어요. 우리가 사는 이 농장 하나만도 말 12마리와 암소 20마리, 양 수백 마리는 먹일 수 있고, 지금 우리로서는 거의 상상이 안 될 만큼 모든 동물이 안락하고 품위 있게 살 수 있어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렇게 비참한 상태로 계속 살아갈까요? 바로 우리 노동의 생산물을 거의 모두 인간들이 훔쳐 가기 때문이오. 동지들,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여기 있소.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간이오. 우리에게 진정한 적은 오직 인간이란 말이오. 농장에서 인간을 추방합시다. 그러면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본 원인이 영원히 사라질 겁니다.     


인간은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이오. 우유도 안 나고 알도 못 낳으며, 너무나 약해 쟁기질도 못 하고, 토끼를 잡을 만큼 빨리 달릴 수도 없어요. 그런데도 모든 동물에게 주인으로 군림합니다. 동물들에게 일을 시키고 겨우 굶어 죽지 않을 만큼 최소한만 준 다음 나머지는 모두 가져갑니다. 우리는 노동해서 경작하고, 배설물로 땅을 비옥하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 중 아무도 맨몸뚱이 외에는 가진 게 없어요. 내 앞에 있는 암소 여러분, 지난해 동안 우유를 얼마나 많이 생산했나요? 게다가 송아지들을 튼튼히 키웠어야 할 그 우유는 어떻게 됐습니까? 한 방울도 남김없이 적들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암탉 여러분, 작년에 알을 얼마나 많이 낳았으며, 그 가운데 몇이나 병아리로 부화했나요? 나머지는 모조리 시장에 팔려 나가 존스와 일꾼들 돈벌이가 됐습니다. 클로버, 당신이 낳은 망아지 네 마리는 어디 있습니까? 늘그막에 힘이 되고 기쁨이 되어야 하잖소? 그런데 한 살 때 몽땅 팔려나가 다시는 볼 수도 없어요. 네 번씩이나 새끼를 낳고 들판에서 일한 모든 노동의 대가로 부실한 식량과 마구간 말고 대체 얻은 게 뭡니까?     


게다가 우리는 비참한 삶조차 타고난 명대로 이어갈 수도 없어요. 나야 뭐 운이 좋은 축에 드니 내 처지를 불평하는 건 아니오. 난 12년이나 살았고 자식이 400마리가 넘으니까요. 돼지로서는 자연스러운 삶을 누렸지요. 하지만 마지막에는 어떤 동물도 잔인한 칼을 피하지 못합니다. 내 앞에 앉은 젊은 돼지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일 년 안에 도축장 도마 위에서 단말마의 비명을 지를 거요. 암소, 돼지, 암탉, 양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 그 끔찍한 공포를 겪어야만 합니다. 말이나 개라고 해서 더 나은 운명도 아니오. 복서, 당신은 그 훌륭한 근육에서 힘이 빠지는 바로 그날로 존스가 도살업자에게 팔아넘길 것이고, 도살업자는 당신 목을 잘라 여우 사냥개 먹이로 삶아버릴 거요. 개의 경우, 늙어서 이가 빠지면 존스가 벽돌을 목에 묶어 근처 연못에 빠뜨려 죽입니다.     


그렇다면 동지들, 우리의 이 모든 고통이 인간의 폭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불 보듯 뻔하지 않습니까? 인간만 제거하면 우리 노동의 산물은 우리 차지가 될 겁니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우리는 부유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린 무엇을 해야 하겠소? 당연히 밤낮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인간 종족 타도를 위해 나서는 겁니다! 동지들,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거요. 바로 반란이오! 반란이 언제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일주일이나 백년 후가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내 발밑에 있는 이 짚더미를 보는 것만큼이나 분명하게 믿고 있소. 머지않아 정의는 실현될 겁니다. 동지들, 여러분의 짧은 여생 동안 반드시 이를 명심하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뒤에 오는 후세에게도 이 메시지를 꼭 전해야 하오. 승리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미래 세대가 투쟁을 이어가도록 합시다.     


동지 여러분, 명심하시오. 절대 결심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어떤 주장에도 현혹되지 마시오. 인간과 동물이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다느니, 한쪽이 번영하면 다른 쪽도 번영한다느니 하는 말은 절대로 듣지 마시오. 모조리 거짓말이오. 인간은 자신 외에는 어떤 동물도 이익을 보게 두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 동물들끼리 하나로 똘똘 뭉쳐서, 투쟁할 때는 철저히 동지애를 발휘합시다. 모든 인간은 적이오. 모든 동물은 동지입니다.”    


 

그 순간 시끌벅적 소란이 일었다. 메이저가 연설하는 동안 커다란 쥐 네 마리가 쥐구멍에서 나와서 궁둥이를 땅에 대고 앉아 열심히 듣고 있었다. 개들이 별안간 쥐들을 발견했지만, 쥐들은 잽싸게 구멍으로 달아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메이저가 앞발을 들어 모두 조용히 시켰다.   

  

“동지 여러분.” 메이저가 말을 이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소. 쥐나 토끼와 같은 야생 동물은 우리의 동지입니까, 적입니까? 투표로 정합시다. 이 문제를 회의 안건으로 제안합니다. 쥐는 동지입니까?”   

  

즉시 투표가 진행되었다. 쥐가 동지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유일하게 개 세 마리와 고양이가 반대했는데, 고양이는 나중에 찬반 모두 투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메이저가 연설을 계속했다.     


“내가 할 말은 거의 다 했소. 다만 다시 말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생활양식은 모두 적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시오. 두 다리로 걸으면 누구나 적이오.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가 있으면 누구나 동지입니다. 인간을 상대로 싸울 때도 인간을 흉내 내서는 안 된다는 걸 명심하시오. 심지어 인간을 타도했을 때도 인간의 악습은 절대 받아들이지 마시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으면 안 됩니다.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손대거나, 상거래를 마시오. 인간의 관습은 모두 악습이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동물도 동족을 학대해서는 안 됩니다. 힘이 약하든 강하든, 머리가 영리하든 우둔하든 우리는 모두 형제요.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절대로 죽이면 안 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합니다.   

  

자, 동지 여러분, 그러면 이제 어젯밤 꿈 이야기를 해보겠소. 말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군요. 인간이 사라지고 난 후 펼쳐질 세상에 관한 꿈이었소. 하지만 그 꿈을 꾸고 오래 잊고 있던 뭔가가 생각났지요. 아주 오래전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다른 암퇘지들은 곡조와 첫 세 소절만 아는 옛날 노래를 부르곤 했어요. 나도 어릴 때는 그 노래를 알았지만, 오랫동안 잊고 있었소. 그런데 어젯밤 그 노래가 꿈속에서 다시 떠올랐어요. 더구나 가사까지 기억나더군요. 내 생각에는 옛날에 동물들이 부르다가 수 세대를 거치며 잊어버리게 된 노래가 확실해요. 자, 동지들. 이제 그 노래를 불러드리겠소. 늙어서 목소리는 거칠지만 내가 가르쳐주면 여러분은 훨씬 잘 부를 수 있을 거요. ‘영국 동물들’이라는 노래요.”     


메이저 영감은 목청을 가다듬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말한 대로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노래는 충분히 잘 불렀다. ‘클레멘타인’과 ‘라쿠카라차’의 중간 정도로 힘을 북돋아 주는 음이었다. 가사는 다음과 같았다.   


       

"영국 동물들, 아일랜드 동물들     

온 세상, 온 나라 동물들     

내 기쁜 소식을 들어보라     

황금빛 찬란한 미래를 

         

머지않아 그날이 오리니     

폭군 인간은 쫓겨나고     

풍요로운 영국 들판은     

동물들만 누비게 되리라 

         

코에 걸린 코뚜레와     

등에 얹은 멍에가 사라지고     

재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며     

잔인한 채찍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으리 

         

상상하지도 못할 풍요가 넘치고     

밀과 보리, 귀리와 건초     

토끼풀과 콩, 사탕무가     

그날이 오면 우리 것이 되리라

          

영국 들판에 광명이 비치고     

물은 더욱 맑게 흐르며     

바람은 더욱 달콤하게 불어오리     

우리가 자유로워지는 그날에는

          

그날을 위해 다함께 힘써야 하리     

그날이 오기 전 우리가 죽더라도     

암소와 말도, 거위와 칠면조도     

모두가 자유를 위해 노력해야 하리   

       

영국 동물들, 아일랜드 동물들     

온 세상, 온 나라 동물들     

귀 기울여 잘 듣고 널리 전하라     

황금빛 찬란한 미래의 소식을" 



         

노래가 울려 퍼지자, 동물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메이저가 노래를 끝내기도 전에 동물들 스스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가장 아둔한 동물조차 벌써 곡조와 가사 몇 마디를 외웠고, 돼지나 개처럼 영리한 동물들은 몇 분 만에 통째로 암송했다. 그런 다음 미리 몇 번 연습하고 나서 전체가 하나가 되어 ‘영국 동물들’을 우렁찬 소리로 합창했다. 암소는 음매 음매, 개는 낑낑, 양은 매에 매에, 말은 히힝 히힝, 오리는 꽥꽥 소리를 지르며 불렀다. 노래가 너무 좋은 나머지 동물들은 다섯 번이나 연이어 불렀다. 아마 방해받지만 않았다면 밤새도록 계속 불렀을 것이다.     


아쉽게도 떠들썩한 소리에 존스 씨가 잠에서 깼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존스 씨는 마당에 여우가 들어왔는지 확인하며, 침실 구석에 항상 세워둔 총을 집어 들어 어둠 속으로 총알을 난사했다. 헛간 벽에 총알이 와서 박히자, 모임은 황급히 해산되었고 모두 각자 잠자리로 달아났다. 새들은 횃대 위로 훌쩍 올라갔고, 동물들은 짚 속에 자리를 잡았다. 농장 전체가 일순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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