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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바람처럼 Mar 28. 2024

한 편의 수채와 같은 영화

 《에브리타임 룩 앳 유》를 보고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영화다.

 

여자는 인간이 진화의 단계에서 우세할 수 있었던 건 사회성을 가지고 서로를 보듬는 동료애와 인간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두 청춘은 낡은 캠핑카로 로드 트립을 떠나면서 인간과 삶, 사랑, 사회, 정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의견이 같기도 하고 서로 달라서 부딪칠 때도 있지만 다를 때조차 두 사람은 깊이 공감한다. 남자와 여자라는 본질적 차이와 서로 다른 상처를 갖고 있지만 인간애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정치학도, 여자는 생물학도 대학생이다. 이들은 둘 다 아픔이 있다. 여자는 뜻하지 않게 임신한 상태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남자는 사생아로 양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상처를 안은 채 친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중이다. 두 사람은 여자가 모는 낡은 캠핑카를 타고 긴 여정을 함께하며 점점 서로를 알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열리고 깊이 소통한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다양한 주제가 언급된다. 며칠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마침내 사랑에 빠진다.

 

여정의 끝 무렵 남자는 친아버지를 난생처음 보게 되지만 먼발치에서 보기만 할 뿐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여자도 마침내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지만 다시 남자에게 돌아온다.

 

인간은 스치듯 터치만 해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한다. 서로를 보듬고 쓰다듬어야 할 이유다. 인간의 선한 본성을 일깨우는 맑고 아름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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