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삶을 다룬 두 영화! 2편

파이널 포트레이트와 호밀밭의 반항아.

by Erebus


흔히 시대를 대변하는 '반항아'들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외국 배우들 중엔 제임스 딘, 리버 피닉스가 있고, 한국엔 '비트'의 정우성이 그러했고, 음악으로 치자면 현재 진행형의 무수히 많은 래퍼들이 있다. 그리고 여기, 문학계에도 문제적이며 동시에 반항적인 소설이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열손가락 안에는 꼽히지 않을까 싶은 작품.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반항아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인 J.D 샐린저를 다룬 이야기이다.

호밀밭을 지키고 싶었던 파수꾼 홀든 콜필드. 그는 작가의 자전적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가의 삶 그 자체가 녹아있는 인물이다. 고등학교를 입학했다가 퇴학 당하는건 기본이요, 여차저차하여 뉴욕대를 들어갔으나 결국 제적당했다. 한 마디로 문제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신은 그를 버리지 않아서 한 가지 재능을 주었는데 소설을 쓰는 재능을 주신듯 하다.


(이렇게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 보면 부럽기 짝이없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과 실제 샐린저의 삶은 거의 같다. 방황을 지속하던 샐린저는 콜롬비아 대학교 문예창작 수업의 청강생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서의 생활이 그의 삶 전체를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스승 없이는 좋은 제자도 없다는 걸 증명이나 하듯이 그는 수업을 듣고 글을 쓰는 작업을 반복하며, 거절에 익숙해지는 법에 대해서 배운다.

영화의 중반부 부분에 교수와 1대1 면담을 하는 장면에서 교수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대사가 있었다.


You may spend your time, the rest of your life being rejected. Are you willing to devote your life to telling stories, knowing that you may get nothing in return?

(원문 느낌이 좋아 원문을 그대로 옮겼는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너는 너의 시간을 너의 인생이 거절(원고가 퇴짜 맞는 것) 당하는 데에 쓰게 될거야. 너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글을 쓰는데 너의 인생을 다 바칠 수 있겠어? 란 뜻이다.)


이 대사가 가슴에 와 닿았던 이유는 하나다. 흔히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두고 고민한다. 하고 싶은 것은 좋아하는 일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에, 하기는 싫지만 잘하는 것이라서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는 잘하는 것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인생의 난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이 질문 하나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소위 말해서 영화를 보며 팩트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고,그 분들 중에는 샐린저처럼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 사람도 그러지 못하고 후자로 돌아간 사람도 있다. 둘 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므로 정답은 없는 문제지만, 참 가슴이 시렸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 샐린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되어 인생의 쓴 맛을 크게 겪는다. 그리고 그 후가 되어서야 마침내 홀든 콜필드의 여정도 막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극 중 교수가 한 대사인데 "홀든 콜필드에게는 반드시 그의 온전한 책 한권이 있어야 해! 단편(Short story)이 아니라 장편(Novel)으로 된!" 라고 한 대사도 기억에 남았다. 주인공에게 한 권의 온전한 책을 선물해야 한다는 것은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의 로망과도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샐린저는 결국 성공한 소설가의 삶을 살았고, 말년에는 소설의 인기로 인해 시끄러운 것이 싫어서 스스로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위의 스승님의 대사에 멋지게 화답하는 대사를 남겼다.

Dear Whit.
(중략)
Yes, I'm willing to write for the rest of my life and get nothing in return.


끝으로 배우의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니콜라스 홀트를 처음 본 게 휴 그랜트와 찍은 '어바웃 어보이'의 아역으로 본 거였는데, 어느 새 이렇게 훈훈하게 자라 어느 미친 도로의 존재감 넘치는 배역과 이렇게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훌륭한 배우로 자라났다는게 조금 낯설었다. 그의 연기는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뇌하는 청춘의 방황과 반항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다. 원래 실제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p.s 출판할 때 도움을 주었던 사장이 처음엔 "출판만이 전부니까." 라고 하다가 점점 샐린저의 삶을 보고 마지막에 "출판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하고 샐린저의 삶을 존중해주는 것도 좋은 장면이었다.

이전 11화예술가의 삶을 다룬 두 영화!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