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인생, 돈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좀 허무한 일이 생겼다. 최근 갑자기 큰돈이 필요한 일이 생겨 3년 정도 채운,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적금을 깼다.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출은 받기 싫었다.)
원래 이 적금을 든 계기가 강제적으로 월급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저축하기 위해 들었던 것이기에, 언젠가 정말 돈이 필요한 날이 오게 된다면 깰 수도 있겠구나 막연하게 생각했다.
지난 3년간은 고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잘 넘겨왔는데 이번 달에 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고, 최후의 보루로 생각했던 적금을 깼다..
적금의 해지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곧 내 통장에는 4 자릿수의 거액이 들어왔다. 솔직히 그 돈을 보는 순간 실감은 나지 않았다. 그저 데이터 상의 숫자 같은 것으로 보였다.
아마 현금이었다면 그 느낌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적금을 깨서 필요한 곳에 썼는데 정작 깰 당시엔 망설임 없이 깼으면서 돈을 송금하고 나니까 뒤늦은 허무함이 몰려온다.
사실 달에 차곡차곡 쌓이는 적금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 적도 있었고, 소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감정을 느꼈던 것도 사실인데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 통장에 있던 돈이 지금은 없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돈을 모으면서 나는 만져보지도 못한 금액인데 돈을 모으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순간 사라진 돈에 마음의 상실감이 느껴졌다.
어른들이 말했다. ‘돈이란 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나도 머리로는 안다. 근데 이 마음은 당분간 어쩌질 못할 것 같다.
P.S. 어딘가에라도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글을 써 본다... 돈은 다시 모으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