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 차창에 얼굴을 기대고.

by Erebus

늦은 오후, 퇴근길을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달리는 버스의 차창에 기대어 있으면 어느새 저녁노을이 내 얼굴을 감싼다.


그 기분이 따뜻하다.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그러다 가끔은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따뜻함에 취해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게 된다.


어느 날은 혼자 자주 갈 일이 없는 버스노선으로 특별한 목적지도 없이 그저 발길 가는 곳으로 간 적이 있다. 내가 모르는 길을 간다는 것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일이다. 지리를 모르니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점과 어딘가에 내렸을 때 보이는 새로움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일명 내 맘대로 버스투어. 그렇게 길 따라 떠나다 보면 평소에는 보지 못했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일상의 활기를 찾곤 한다. 작년, 하나의 트렌드를 꼽자면 '소확행' 일 텐데 이런 작은 경험들이 나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된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은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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