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성찰과 自嘲的이라는 말.

by Erebus


문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예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자기 자신'이라는 아이덴티티이다. '개성'이라는 두 글자로도 표현되는 이 단어는 남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무언가가 되곤 한다.


흔히 중세(혹은 근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집단의 공동체 의식보다 '개인'이라는 한 주체를 발견한 것이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 있던 거대한 집단에서 그 집단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사람들을 발견해냈다는 것. 인류의 역사에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발견함으로써 이뤄낸 성과 중 하나는 자아의 성찰이 있다.


개인적으로 예술에서의 자아 성찰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恨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시리'와 '진달래꽃'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이상야릇한 감정은 참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탓한다는 것. 그로 인해 자조적으로 된다는 것은 내 개인의 성향일지도 모르지만, 알 수 없는 묘한 쾌감을 준다.


특히나 사랑에 있어서 그런 태도는 더욱 안타까움과 비장함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 같다. 살아가면서 겪게 될 많은 일들에는 사실 남의 탓보다는 자신의 탓으로 일어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때 이런 것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선택을 했었더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보다는 자신의 영향이 크다. 그렇게 뼈저리게 깨닫고, 상처를 내고 또다시 아물고 다시 상처를 받고 하면서 커 가는 것 같다. 사춘기에는 세상의 중심이 나로 인해 흘러가는 것으로 느낄 때가 많았는데 어쩌면 거기서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그 상처를 고스란히 자신의 몫으로 남기고 그 슬픔에 빠져들 때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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