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Hockney.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살아있는 거장.

by Erebus


데이비드 호크니.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미술계의 큰 어른. 화가,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수많은 화가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개인적으로는 피카소 사후 가장 거장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호크니 그 자신이 열렬한 피카소의 팬이기도 하지만.


왼쪽의 인물이 피카소고, 오른쪽의 인물이 본인인데 피카소는 멀쩡히 옷을 입고 있는 반면 자신은 한없이 초라하고 벌거벗은 모습이다. 극도의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데이비드 호크니는 피카소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당대의 피카소는 그야말로 20세기 미술계의 슈스이자 '화가들의 화가'인 인물이었다. 이미 20세에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며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던 사람. 당연히 동시대에 활동한 화가들과 그 이후 후배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존재감을 뿜뿜했고 데이비드 호크니도 그 영향을 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키워드를 몇 가지로 설명하자면, 물(특히 수영장), 대충과 디테일의 밀당(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이 맞겠다.)과 포토 콜라주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표작 <더 큰 첨벙>. 매우 직역한 번역이다.

지금의 데이비드 호크니를 만든 그림이자 그의 대표작. 그림의 완성에 있어 디테일과 강렬함의 요소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 이 그림은 그 두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포함하고 있다. 설명이 따로 할 필요도 없이 무엇을 그렸는지는 명백하다. 심심할 수 있는 평범한 구도의 그림을 작품으로 완성시킨 저 하얀 물보라를 보라. 그리고 미세한 물방울이 주변으로 튀는 디테일까지.


이 그림은 재미난 요소의 집대성인데 인물의 표정하며 화병의 디테일과 시선을 사로잡는 고양이와 깨알같은 카펫에 묻힌 남자의 발 등등 그야말로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Mr and Mrs Clark and Percy.라는 제목의 부부를 그린 작품인데 안타깝게도 이 부부는 이혼을 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드로잉. 평면적임에도 불구하고 입체감이 돋보인다.

또, 이 그림은 어떤가.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는 그림임에도 위의 검은 창문으로 인해 입체감이 돋보이는 그림이 되었다. 이런 것은 미술적 '감각'이라고 표현한다. 이 감각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고 타고나는 것이다. 그리고 호크니의 드로잉들은 이런 재미난 요소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한없이 평면에 가까운 그림이지만 왼쪽의 화분 하나로 입체감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얼굴의 디테일을 살리고 나머지 부분은 자연스럽게 슥슥.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심지어 탁자는 곡선 하나로 표현했다.


표지로 쓰인 작품이 호크니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포토 콜라주이다. 하나의 대상을 찍었지만 그 대상을 해체하고 분해하여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쉽게 설명하자면 후기 피카소 작품과 그 맥락이 닿아 있는 부분이다.


사실 호크니의 화풍을 하나로 정의하기엔 그가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다양하다. 더 큰 첨벙의 깔끔함에선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 또 어떤 그림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느낌도 있고 드로잉의 경우 에곤 실레의 느낌이 나는 것도 있다.


에곤 실레 느낌의 드로잉.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든 것이 호크니의 자유분방한 화풍이다.

최근의 호크니는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에 빠져 있다고 한다. 붓과 캔버스에서 패드로 넘어갔지만 그 실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장인은 붓을 가리지 않는 법이니까.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도 호크니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호크니의 작품집과 다큐멘터리 DVD와 그 외 잡다한 여러 가지를 소장하고 있는 자칭 호크니 덕후로 바람이 있다면 그의 이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는 점이다. 오래오래 살아서 많은 작품들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표지의 콜라주와 아이패드 그림은 구글에서 나머지 사진들은 영국 테이트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에서 틀어주는 다큐멘터리는 데이비드 호크니: 점점 더 커지는 그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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