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사소해져 가는 것에 대하여.

남에게 큰 기대하지 않기.

by Erebus


성인이 된 후에 하나 깨달은 바가 있다면, 타인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일 같은 것. 아주 어렸을 땐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축하를 받지 못하거나 선물을 받지 못했을 경우 마치 우정이 끊어진 것처럼 생각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법을 알았다. 그 사람이 내 생일을 축하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날따라 바빠서 생각 못했을 수도 있고, 혹은 알았는데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까먹었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모두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와 가족들을 제외한다면. 카톡에 오늘 생일인 친구가 뜨지 않았더라면 나도 잊고 넘어갈 뻔한 적이 많았다.


선물에 대한 큰 미련이 없어져 버린 것도 한 몫한다. 생일날 더 이상 특별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작은 케이크라도 사서 먹었다면 만족할 뿐이다. 최신형 게임기가 필요하지도 스마트폰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럴 나이는 이미 지나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신의 생일이 사소해지지 않는다. 모두의 축하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반대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어떤 경위가 되었던 내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마 나이를 더 먹으면 점점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인연들을 더욱 소중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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