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소리와 여름.

by Erebus


개인적이지만 한 여름날 매미소리가 들리면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더 덥게 느껴지는 마음이 있다. 보통의 매미소리라 함은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더불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여름을 상징하는 하나의 클리셰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선 하나의 매미만 줄기차게 울어될 뿐이지만 현실에서는 사방에서 온갖 매미들이 '나 여기 있소!' 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바쁘다.


사실 매미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불쌍한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땅 속 유충 생활부터 지상으로 올라와 성충이 될 때까지 7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낸 뒤에 짝짓기를 위하여 한 달을 줄기차게 울어대다가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감쪽같이 사라지는 생물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 나름대로는 제법 치열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달 동안 선택을 받지 못하면 솔로로 충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기에.(물론 우는 것은 수컷뿐이다.)


그러나 이런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있음에도 매미소리가 소음에 가까운 소리라는 사실을 부정하진 못하겠다. 환기를 시키려 문을 열어두면 어찌나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또 이 녀석들은 낮밤의 개념이 없어서 낮이고 새벽이고 자기들 내키는 대로 울기도 한다.


딱히 해를 끼치는 곤충도 아니건만 그놈의 울음소리가 너무 커서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는데 줄기차게 울어대는 만큼 성과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올여름도 잘 버텨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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