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를 다룬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의 대사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가 알아야 할 교훈 중 하나는 바로 거절에 익숙해지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절에 익숙해지는 법.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가령 내가 A라는 글을 썼다. 희대의 역작이라도 써낸 것처럼 자신만만하지만 글 하나를 썼다고 해서 일약 스타작가가 된다거나 출판사에서 알아서 연락이 오는 것은 아니다. 소수에게는 내 글이 인기가 있을 수 있고 좋아해 줄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다수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가장 쉬운 예를 든다면 공모전의 예를 들 수 있겠다. 공모전에 무언가를 낸다는 것은 세상에 나의 무언가를 알리고 싶은 마음과 당선이 되어 약간의 상금을 타는 것을 기대하는 심리로 작품을 출품을 하곤 한다. 당연히 목표는 수상이다. 그러나 뽑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내 것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심사위원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솔직히 참가자 입장에서야 정확한 실패 사유를 알 수 없다. 공모하는 측에서 그런 것까진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다시 일어서는 종류. 이들의 유형적 특징을 살펴보자면 실패나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패를 겪고선 더 과감해지고 대범해지기도 한다.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워가는 타입이다.
두 번째는 실패를 겪고 난 후 무기력해지는 타입이다. 솔직히 사람인데 내 작품이 맘에 안 든다는 소리를 듣고도 맘이 좋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실패를 겪고 우울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심리현상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우울감을 어떻게 컨트롤하냐이다. 일시적으로 그렇다면 그다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저 대사의 의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줄기차게 도전해보란 소리가 된다.
한 때 미대 입시생이었을 때, 원하는 대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던 때가 있었다. 내가 생각한 건 이만큼 이었는데 내 손이 그릴 수 있는 건 요만큼이었다. 그렇게 매너리즘에 빠진 상태에 있다가 당시 입시 선생님의 말을 듣고 큰 깨달음을 얻은 적이 있었다. 그 말은 너무나도 단순한 '일단 그려'였다. 내 맘에 들든 안 들든 내 상태가 어떻든 간에 그것을 토대로 일단 그리는 것. 그것이 해답이었다. 그리면 답이 나온다. 100장을 그려 맘에 안 들면 500장을 그리고 또 맘에 안 들면 1000장을 그려라. 그럼 그중에 하나는 분명 마음에 드는 것이 있을 거다. 그 뜻이었다.
일단 쓰는 거다. 남에게 퇴짜를 받든 반응이 없든 일단 쓰고 보는 거다. 그러면 쓴 것 중에 하나 정도는 반응이 오겠지.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평가도 뭐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거절에 익숙해져서 마음이 강해지는 것. 그것을 배우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유명 작가들도 처음부터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 유명한 메가 히트작 해리포터를 쓴 조앤 K 롤링조차 출판사에서 퇴짜를 맞기 일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고 오늘날 전 세계가 아는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 물론 그것을 못했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왕 하려는 거 죽기 살기로 해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