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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Dec 26. 2020

12월 여름 여행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가든스바이더베이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 늦은 밤 비행기로 시드니에 가는 일정이어서 가든스바이더베이에 가보기로 했다. 2012년 오픈한 가든스바이더베이는 싱가포르 중심지에 있는 101ha 크기의 자연공원이다. 총 3개의 공원이 마리나베이를 타라 조성되어 있는데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뒤에 있는 베이사우스가든이 54ha로 3개의 공원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잘 알려진 가든이다.


'정원 속의 도시'라는 싱가포르 정부의 도시 녹화 산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가든스바이더베이는 2006년 공모전에서 선택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24개국 170개의 회사가 공모전에 참가했으며 그중 영국 출신의 Grant Associates와 Gustafson Porter 사가 각각 베이 사우스와 베이 이스트를 맡게 되었으며 이후 베이 센트럴까지 함께 작업했다. 대중들을 위한 전시회를 열어 싱가포르 시민들의 의견도 직접 물어봤다고 한다.


웬만한 도시보다도 작은 나라인 싱가포르가 이렇게 어마어마한 크기의 땅에 아파트가 아닌 정원을 만든 데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도시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가든스바이더베이 입장



가든스바이더베이 티켓


스탠더드 티켓

플라워 돔 Flower Dome+ 클라우드 포레스트 Cloud Forest

성인 S$28.00, 아동 S$15.00


OCBC 스카이웨이 Skyway

성인 S$8, 아동 S$5


*스탠더드 티켓으로 슈퍼 트리 그로브 입장이 가능하지만 스카이웨이는 추가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지하철 베이 프런트 역에서 내리면 가든스바이더베이 입구까지 연결되어 있고 티켓 창구가 가든 입구 안쪽에 있다. 굉장히 넓은 부지를 더운 날씨에 둘어보아야 되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스카이웨이 - 클라우드 포레스트 - 플라워 돔 순서로 둘러봤는데 4~5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히 내가 가든스바이더베이를 찾은 날은 전날과 다르게 하늘이 아주 맑았다. 표를 사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티켓 창구 뒤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드래건 플라이 다리에 오르면 가든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간척지에 조성된 베이사우스의 넓은 공간에 각종 식물, 호수와 분수, 다양한 조형물과 돔을 비롯한 슈퍼트리로 신비로운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슈퍼트리와 스카이웨이


드래건 다리를 건너 스카이웨이를 걷기 위해 슈퍼트리 그로브에 들어섰다. 25m에서 50m 높이의 슈퍼트리들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기둥 위에 강철 프레임이 감싸고 있는 형태로 얇은 가지들이 하늘 위로 넓게 뻗어나가는 모양이 마치 우산을 뒤집어 놓은 것 같았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슈퍼트리는 그늘을 만들고 해가 지고 난 후에는 다채로운 조명과 음악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슈퍼트리의 콘크리트 기둥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심어져있는데 18개의 슈퍼트리에 200종이 넘는 총 162,900개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호주를 여행했을 때 호주에서 가장 삭막한 도시인 쿠버피디에는 나무를 실제로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기 위해 강철로 만든 나무가 있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알록달록 슈퍼트리도 나에게는 한없이 삭막하게만 느껴졌다. 이색적인 조형물일 뿐 자연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두 개의 슈퍼트리를 연결해 만들어진 128m 길이의 스카이웨이는 건물 16층 높이인 22m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웨이에 올라가 반대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되는데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수 없다. 내려가기 전에 만족스러운 사진을 남기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입장하고 나서 스카이웨이까지 후덥지근한 날씨에 뜨거운 태양볕을 그대로 받으며 다니느라 머리가 아파 슈퍼 그로브 앞 식당에 들어가 버블티를 마시면서 쉬었다.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버블티 맛이 최고였는데 정신 차리느라 찍은 사진이 없다. 에어컨 바람에 머리를 좀 식히고 나서 가든의 다음 장소로 향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문이 열리자마자 시원한 바람에 물방울들이 섞여 내 얼굴 위로 떨어졌다. 더운 싱가포르의 열기를 식혀주는 기분 좋은 온도였다. 입구 앞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끝을 따라 고개를 끝까지 젖혔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에는 열대 산악지방의 다양한 식물들로 둘러싸인 35m의 산이 솟아 있는데 여기서 떨어지는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폭포라고 한다.


0.8ha 넓이의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690개 다른 모양을 지닌 2,577개의 유리 패널이 덮고 있으며 9개의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2천 개가 넘는 유리 패널을 통해 외부의 햇살이 그대로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식물들에게 닿았고 식물 하나하나가 더 예뻐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로스트 월드부터 클라우드 워크, 트리탑 워크 등을 지나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구석구석 다 둘러보며 내려오는 코스로 만들어져있는데 곳곳에 친절히 안내해 주는 직원들도 있고 동선이 잘 짜여 있어 헤매지 않았다. 이 거대한 온실의 식물들을 둘러보는 동안 마치 숲속에 있는 듯했다.






플라워 돔


클라우드 포레스트 옆에 있는 플라워 돔은 내부에 큰 기둥이 없는 온실로 201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로 기네스북에 올랐고 한다.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같이 강철로 만들어진 격자무늬의 구조물을 3,332개의 유리 패널이 덮고 있는 형태이다.


플라워 돔은 축구장 2.2개의 크기와 맞먹는 1.2ha의 시원하게 트인 넓은 공간에 지중해와 아열대 지방의 식물들이 있다. 플라워 돔의 식물들은 시기마다 교체되어 매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플라워 돔이라는 이름에 맞게 각양각색의 꽃들이 가득할 거라 기대했는데 12월의 콘셉트인 건지 푸른 나무, 선인장 이외에 알록달록한 식물들은 없었다. 구석구석 화려한 색감의 식물들이 가득했던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보고 난 다음에 들어갔던 플라워 돔은 어딘가 휑한 기분마저 들어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플라워 돔은 기대에 살짝 못 미쳤지만 가든스바이더베이 자체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정원 속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 강철, 유리를 사용한 현대적 구조물이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도시의 정원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12월 여름 여행

싱가포르 & 시드니 한 달 살기


바르셀로나의 축축한 겨울이 유난히 싫었던 그 해 12월, 뜨거운 태양을 즐길 수 있는 시드니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로 21시간이 걸리는 시드니를 가는 길에 싱가포르에서 잠시 쉬어갔다. 시드니에서는 가장 힙한 동네인 뉴타운의 에어비엔비에서 한 달을 머물면서 시드니와 그 주변을 여행했다. 시드니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고 그들 덕분에 시드니와 호주를 10년 전에 여행했을 때 보다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머리와 마음이 같이 리프레시 되었던 12월의 여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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