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휴정에서 쉬고, 봉정사에서 걷고
[트래블바이크뉴스=임요희 기자] 느린마을 하면 가장 먼저 안동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라면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한다.
오늘날까지도 명문 양반가의 종가가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는 안동은 곳곳이 전통 문화의 향수로 가득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발상지로서 안동은 오늘날까지도 그에 걸맞는 품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 ‘만휴정’
안동 가볼만한 곳 중 최근 전국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이자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정자인 만휴정(晩休亭)이 그것이다.
1500년(연산군 6년) 최초 건립된 이래, 중수를 거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당대 문신 김계행은 연산군 폭정이 이어지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낙향, 만휴정을 지었다.
만휴정은 이름 그대로 ‘늦은 휴식’이라는 뜻으로 김계행이 말년을 보내기 위한 목적에서 지어졌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이 정자는 전면 3칸이 삼면이 개방된 누마루형식으로 양 퇴칸에 온돌방을 거느리고 있다. 방 앞부분은 쌍여닫이 세살문이고, 마루쪽으로는 띠살무늬의 세짝 들어열개문이 설치되어 있다.
전면쪽을 전면 개방해 툇마루로 구성한 예는 흔하지 않아 만휴정은 건축학적으로 귀한 사례로 꼽힌다. 조선후기 건축물이면서 말기의 번잡한 양식과는 달리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적지 200m 전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으며 만휴정 바로 아래에는 ‘송암폭포’가 있어 여름 나절 시원한 물소리를 선사한다. 겨울인 지금은 꽝꽝 얼어붙어 있다.
만휴정은 폭 좁은 다리를 건너야 진입할 수 있는데 이곳이야말로 최고 인기 포토 포인트로 꼽힌다. 주차장 무료.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방문한 ‘봉정사’
불교는 삼국시대 중앙집권국가체제 확립에 유용한 도구였다. 삼국시대 집권 세력은 백성이 왕을 부처처럼 섬기도록 함으로 왕권을 강화했다.
경상북도 안동 천등산에는 신라 천년 불교문화를 간직한 봉정사, 아름다운 사찰이 오롯 자리 잡고 있다. 신라 문무왕 12년에 의상이 부석사에서 종이로 봉황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종이봉황이 앉은 곳에 절을 지었다 하여 봉정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봉정사에 국보(제15호)가 있으니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극락전이다. 봉정사 극락전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인정받게 된 사연은 극적이다.
1972년 봉정사 극락전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공사 때 상량문에서 고려시대 공민왕12년인 1363년에 극락전 지붕을 보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는 1625년(인조3년)에 작성한 기록으로 대개 건물의 지붕을 수리하게 되는 경우는 창건 후 100∼150년이 경과한 이후이다.
그러므로 봉정사 극락전 창건 연대는 1368년보다 100∼150년 전인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로써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은 우리나라에 현존 목조건물 중 두 번째로 오래된 건물로 내려앉게 되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은 1376년(고려 우왕2년)에 수리했다고 나타나 있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방한했을 때 다녀가기도 한 이 사찰은 경내에 대웅전, 극락전, 고금당, 화엄강당, 해화당, 덕휘루 등의 건축물과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인 3층석탑을 거느리고 있다. 또한 대웅전 좌익에는 말사를 거느리고 있어 승려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안동 주요명소는 안동시티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다. 안동시티투어 당일여행은 기차역 좌측 안동간고등어 일직식당 앞에서 10시 15분에 출발, 안동터미널 내 13번 내 탑승장에서 10시 30분에 출발한다.
임요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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