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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마살찐년 김짜이 Apr 10. 2021

서울에서 버스로 여행 떠나기

서울의 터미널 정도는 미리 알면 좋지요

스무 살의 나는 자차는 커녕 면허도 없었다. 잘 알고 있는 교통수단이라고는 지하철 1호선과 역에서 집까지 오는 버스, 학교 앞을 오가는 버스들뿐. 당연히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대중교통밖에 없었다. 버스, 기차, 비행기 중 가장 저렴한 건 버스이므로 스무 살의 나는 아마도 버스를 고를 것이었다. 버스는 저렴하면서도 여행하려는 도시의 번화가에 내려주기까지 는 착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스무 살의 나, 과연 버스에 대해 잘 알고 여행할 수 있을까? 서울에 붙어있는 위성 도시에서 오랫동안 자라난 나였다. 활동반경은 기껏해야 신촌, 노원, 종로 정도를 어슬렁거리기. 서울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과연 수도권을 수월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역시 걱정이 된다. 오늘도 메세지가 전달되길 바라며 글을 쓰는 수밖에.




버스의 등급

일단 현재를 기준으로 버스에는 세 가지 등급이 있다.


일반 버스

일반 버스는  좌석이 두 칸씩 두 줄로 배열되어 있어 한 줄에  총 네 명이 앉을 수 있다. 좁은 만큼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가격이 저렴해서인지 우등 버스에 비해 배차도 띄엄띄엄이다. 다른 등급의 버스들과 이동 시간이 차이나지는 않으므로, 좁은 좌석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다.


우등 버스

두 번째로 우등 버스가 있다. 두 칸 줄과 한 칸 줄로 배열되어 있어 한 줄에 총 세 명이 앉을 수 있다. 개인 여행객인 경우 보통 한 칸만 배열되어있는 좌석을 고르는 경우가 많지만, 여행을 떠나는 시간대가 사람이 없을 때라면 두 칸을 공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재수가 좋은 날이면 옆자리에 아무도 않지 않아 더 편하게 갈 수도 있기 때문.


프리미엄 버스

세 번째로 프리미엄 버스가 있다. 아직까지 타 본 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한국의 공식적인 고속버스 이동 거리는 길어봤자 6시간이 안 되기 때문이다. 여섯 시간도 안 걸리는 걸 높은 비용을 주고 타고 싶지 않아서 아직은 타 본적이 없다. 타 본 이들의 후기에 따르면 두 칸, 한 칸으로 배열되어 있고 칸마다 커튼이 있어 프라이빗한 공간을 보장한다고 한다. 충전 포트도 있고 여러모로 여행객의 편의를 많이 신경쓴 모습이라고 하던데, 언젠가는 탈 일이 있겠지.




서울의 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에서 규모가 가장 큰 터미널은 강남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이다. 지하철 3, 7, 9호선 고속터미널 역에서 내리면 바로 연결된다. 큰 규모에 걸맞게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 서점 등의 편의시설들도 잘 들어서 있다.

터미널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경상도와 부산 쪽으로 내려가는 경부선과 강릉, 속초쪽으로 향하는 영동선이 함께 있는 경부고속터미널, 그리고 광주, 목포 등으로 연결되는 호남선을 탑승할 수 있는 센트럴시티 터미널.(요즘도 이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도시로 갈 수 있지만 모든 곳으로 연결되는 터미널은 또 아니다


동서울터미널과 남부, 상봉터미널

고속터미널을 보완하는 시외버스 터미널. 동서울 터미널은 2호선 강변역, 남부터미널은 3호선 남부터미널 역, 상봉터미널은 7호선 상봉역에서 가깝다. 대부분 지방의 시외버스 터미널로 연결되며, 공식 터미널이 아닌 정류장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관광지와 더 가깝게 연결되므로 가끔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게 유리하기도 하다.

단점이 있다면 완행 노선이 많다는 것! 여행지로 바로 연결되지 않고 가는 길에 있는 모든 터미널을 들르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시간이 급할 경우 소요시간을 잘 확인하고 탑승하자. 또, 동서울 터미널의 경우는 탑승 플랫폼이 두 곳이다. 숫자 플랫폼과 알파벳 플랫폼이 있으니 티켓을 잘 확인해야 한다. 강변역과 가까운 쪽은 숫자 플랫폼, 한 층 올라가서 연결 브릿지를 건너 가야 하는 곳은 알파벳 플랫폼이다.




터미널 이용의 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좀 더 빠른 이해를 위해 예시를 들어보려 한다. 만약에 양양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양양 시내에 가고 싶다면 양양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서울경부-양양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고속버스터미널 영동선 방향에서 탑승할 수 있다.

그러나 양양 중에서도 낙산사를 보러 간다고 하면 동서울-낙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운영하는 시외버스다. 낙산 정류장에 하차할 수 있고, 낙산 정류장에서 낙산사까지는 도보로 넉넉히 15분이면 도착한다.

도착지에서 어느 터미널이 가까운지 알고 싶다면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 위치를 도착지 근처로 설정해놓고 '버스터미널'을 검색하자. 가까운 터미널이나 정류장을 알려줄 것이다. 물론 터미널이 가깝다고 하더라도 버스가 하루에 한 번 다닌다거나, 버스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비교적 배차가 잦은 고속터미널로 간 후 현지에서 이동하는 방법이 낫다.




버스 예매하기

미리 예매를 하고 싶을 경우 코버스와 이지티켓 사이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고속버스티머니, 시외버스티머니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버스를 예매하게 되면 터미널에 도착해 티켓을 출력하지 않고 모바일에서 바로 티켓의 큐알코드를 인식시킨 후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내가 정말 스무 살이었던 때는 버스에서 뭔가를 먹거나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먹고 마시는 게 금지되어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그랬는데, 버스의 청결과 다른 승객의 멀미 방지 등의 편의를 위해 차 안에서는 무엇도 섭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취식 금지에 철저한 마스크 착용까지 덧붙여졌다. 어쩌면 지금 스무 살이어도 여행을 떠나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입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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