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마살찐년 김짜이 Feb 05. 2022

<남의집 거실여행자>
타로와 함께 나를 탐구하는 시간

<타로로 충만해지는 나와 일상> 후기

예전에, 자주 방황했던 시절 타로를 공부한 적이 있었다. 타로가 미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현재의 고민에 대략적인 길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카드를 뽑으면, 카드마다 이미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이미지와 연관 지어서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면 고민이 슬슬 풀리곤 했다. 최소한 동전 던지기보다는 훨씬 효과가 있었다.


더러 남들을 봐주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기묘하고 신묘했다. 여러 장의 카드들 중에서 꼭 본인의 상황에 맞는 카드를 귀신같이 뽑아내는 모습을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재밌는 시간들이었지만, 어느샌가 마음이 점점 안정된 이후로는 카드를 찾지 않게 되었다. 타로를 잊고 지낸 지 꽤 오래다.



그러다 1월 말경에 <남의집>을 둘러보다가 '타로로 충만해지는 나와 일상'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타로카드가 펼쳐져 있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한번 가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신청했더니 마침 자리가 있었고, 기쁜 마음으로 가게 됐다.




처음 신청했을 때는 타로만 생각했었다. 타로 카드로 점을 봐주시고, 그 내용을 위주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엄청난 시간을 보내고 왔다.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고, 지금 가장 큰 고민이 어떤 건지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함께 해주신 분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어서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찾아가게 된 곳은 '테리타로'. 천호역 근처의 오피스텔에 있었다. 평소 자주 지나다니던 길이라서 더 반가웠다. 타로집 앞에 도착하니 이미 문을 열고 기다리고 계셨다. 구석에 쌓여 있는 카드들은 전부 다 못 보던 카드였다.


호스트 테리님은 게스트들을 위해 간단한 간식과 유자차를 준비해주셨다. 한 분이 약간 늦으셨는데, 그 시간 동안 부담스럽지 않은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었다. 마침내 전부 다 모였고, 가벼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모두 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고, 자기소개만으로도 굉장히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윽고 타로를 위해 판을 깔아주셨다. 이너액티브 카드를 통해서 지금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 



특이하게도 이너액티브 카드는 카드의 내용을 알 수 있게 전부 다 펼쳐놓고, 자신의 상황 또는 주어진 질문에 맞는 카드를 뽑는 것이었다. 타로 카드가 아니었다. 오히려 심리상담에 더 어울릴 것 같은 카드였다. 여러 카드를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지금 당장 화두에 올릴, 가장 중요한 이야기와 관계있는 카드를 뽑게 되더라. 카드를 뽑은 사람이 왜 이 카드를 뽑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테리님이 보충 해석을 해주시는 시간이었다. 같은 카드를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고, 또 각자 다 다른 카드를 고르는 것도 재밌었다.



라이트 시어즈 카드를 통한 시간도 흥미로웠다. 드디어 본격 타로 카드 시간! 공교롭게도 자신이 속한 상황을 반영하는 카드를 다들 뽑으셨다. 그로 인해서 여러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게 되었다. 라이트 시어즈로 우선 카드를 뽑고, 타로의 기본인 유니버설 웨이트 카드에서 같은 카드를 꺼내 보여주시면서 비교해가며 설명을 해 주셨다. 나는 완드 4를 뽑았는데, 이는 이미 일이 시작되었고 그 일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뽑게 되는 카드라고 해서 마음이 매우 든든해졌다.



마지막으로 달리 카드를 뽑아 희망을 주셨는데, 정말 내가 원하는 카드가 나와서 마음 깊이 위로를 받았다. 메이저 타로의 가장 마지막인 세계 카드였다. 나는 이 카드를 늘 긍정적으로 해석하곤 했고, 달리의 카드는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같은 의미로 해석을 해 주셔서 기뻤다.



그리고 두 장의 종이를 주셨다. 나만의 비전 세우기와 어포메이션 만들기. 스스로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또 긍정적으로 북돋아줄 수 있는 방식이어서 좋았다. 고민 앞에서 헤매기만 했었는데 차곡차곡 칸을 채워가다보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게 바로 느껴졌다. 어포메이션은 처음 듣는 개념이었는데, 책 <어포메이션>에서 발췌하셔서 본인의 프로그램으로 만드셨다고 한다. 이 또한 즐거웠다.





두 시간 삼십 분을 훌쩍 넘겨서 끝이 났다. 타로 위주라기보다, 카드는 거들뿐! 처음 보는 사이인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오히려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귀한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응원을 받은 만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꼭 가보고 싶다.




이 콘텐츠는 남의집 서포터즈 거실여행자로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남의집>은, 좋아하는 취향을 나눌 수 있는 작은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각자의 공간으로 소규모의 사람들을 초대해 취향껏 만든 프로그램을 즐기는 방식이에요! 두 번째 방문 또한, 너무 즐거웠습니다. 다음 거실여행자 활동이 벌써 기대돼요.


#남의집 #남의집프로젝트 #남의집거실여행자 #취향모임

작가의 이전글 <남의집 거실여행자> 나만 아는 작은 꽃 공방이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