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비치 클럽, 이서진의 맛집 The Roast House
홈스테이하는 곳에서 준비해 준 간단한 아침식사, 스크램블 에그와 토스트 그리고 오렌지 주스 :) 가볍게 아침을 먹고 나서 40,000 루피아를 주고 자전거를 대여했다.
그리 튼튼해 보이지는 않지만 나의 발이 되어준 자전거, 힘들면 바다 근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쉬어가며 신나게 달렸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힘이 넘쳤다. 길리 트라왕안에서는 자전거를 빌리는 것이 이동하기에 좋다.
북쪽 지역은 메인 스트리트와는 상당히 다르게 고요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북적북적한 것이 싫고, 사람이 없는 곳을 선호한다면 길리 트라왕안의 북쪽 지역을 추천하고 싶다.
드디어 만난 윤식당
티비에서 나온 것처럼 두 번째 윤식당은 실제로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 않았다. 길리 트라왕안에서도 북쪽 끝에 위치하고 있었고, 아직 길이 제대로 닦이지 않아 모래 바닥을 만나게 되면 자전거에서 내려 끌어야 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모래사장을 지나고 이제는 괜찮겠지 싶으면 아주 좁다란 길이 하나 나온다. 자전거를 들고 가기는 조금 좁은 길, 바로 길 옆에는 파도가 치고 있어 이른 시간일수록 거대한 파도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폰은 방수가 되지 않아 물에 폰이 들어가면 안 되었으므로 높은 파도가 나를 감싸기 전에 전에 급히 자전거를 낑낑대며 바닷물을 건너가야 했다.
내가 힘이 좋으니 망정이지 뒤에 오던 서양 여자는 어떻게 건너가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렇게 달리다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윤식당이 등장했다. 사실은 윤식당만을 위해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렇게 만나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현재 윤식당에는 현지인들이 일하고 있었으며, 티비에서 봤던 메뉴와 인테리어 덕분에 낯이 익었다. 예상보다 가게가 작아서 놀랬다.
새 모양 튜브도 준비되어 있었고, 선베드도 있었다. 자전거를 열심히 탔으니 선베드에 누워 음료나 한잔하고 갈까 싶어서 선베드 가능 여부를 물어봤는데 이미 다 차서 자리가 없었다. 결국 현지 직원과 얘기만 잠시 나눴는데, 직원이 호주에서 왔냐며 단숨에 알아챈다. 아쉬운 대로 식당 사진이나 몇 장 찍고 가도 되냐고 하니 벽에 글을 쓰고 가도 된단다.
이서진은 없었지만 친절한 직원 덕분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윤식당이였다.
다음에 올거라는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나이트 마켓 근처의 상점에서 산 귀여운 가방, 40,000 루피아에 득템. 원래 50,000 루피아라고 하길래 35,000을 부르고 뒤돌아섰는데 절대 잡지 않는 직원, 당황해서 다시 돌아와 "40,000에 살게." 휴대폰과 고프로를 넣을 편하게 멜 작은 가방이 없었는데 잘 샀다. 마음에 들어.
Malibu Beach Club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 이곳은 말리부 비치 클럽이다. 클럽이라고 해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춤을 춰야 하나 싶지만 그건 아니다. 선베드와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고 파라솔도 있다. 선베드에 누워 편히 쉬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시원한 술/음료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천국과도 같다.
자전거 주차장도 있어서, 빌린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우고 선베드에 누웠다. 현지 직원이 "어~ 너 어젯밤 파티에서 본 것 같은데?"라며 장난을 친다.
여름에는 태닝이지! 퍼스에서 사온 태닝 오일을 바르고 시원한 수박 주스를 주문했다. 앞에는 바다가 보이고 따스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이곳은, 길리 트라왕안에서 들려야 할 곳 중 한 곳임에 틀림없다. 길리에는 많은 비치 클럽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분위기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면 된다.
그렇게 두 시간쯤 누워있었을까. 아침에 조식으로 먹었던 토스트가 이미 소화가 된 듯, 출출하기 시작했다. 메뉴를 보고 서양식을 먹을까 로컬 음식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여기까지 왔으니 로컬 음식이라는 생각에 나시 고랭을 주문했다. 80,000 루피아로 저렴한 가격은 절대 아니지만, 그만큼 양도 많고 사테까지 나왔다. 양이 좀 적다 싶었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비치클럽에서 3시간을 누워 있었더니, 슬슬 지겨웠다. 원래 계획은 말리부 비치클럽에서 선셋까지 다 보는 것이었지만 선셋 시간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고 다시 옷을 챙겨 입고 비치클럽을 떠났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메인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럭셔리한 비치 클럽이 아니라도 이렇게 바다 근처에는 빈백을 깔아놓고 음식을 팔거나 음료를 파는 상점이 많다. 다소 허름해 보이는 빈백에 누워 음료를 주문하고 선셋을 보기로 결정했다.
선셋 포인트와는 정반대였지만, 이렇게 분홍빛의 선셋을 만날 수 있었다. 프라이드치킨+밥을 50,000루피아에 시켰는데 그 비주얼에 쇼크가 왔다. 달걀 크기 보다 작은 프라이드치킨 두 조각에 밥 한 공기.
그래, 배가 고파도 음식은 믿을만한 데서 먹자.
이서진도 반한 곳, The Roast House
윤식당에서 이서진이 치킨 메뉴를 개발하기 전 찾았던 맛집 The roast house, 이곳은 나이트 마켓 근처라 찾기가 정말 쉬웠다. 생각보다 가게는 작았고 이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테리어였고, 서양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트립 어드바이저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곳이라고 하니 믿을만하다.
The Roast House,라는 이름답게 로스트 치킨을 시켰다. 맛은 보이는 그대로 구운 짭짤한 치킨에 소스와 감자 그리고 당근이 함께 나온다. 맛은 있다. 길리에서 안 먹어보면 후회할만한 그런 맛은 아니다.
· 무료 와이파이 사용 가능
요즘 탄산을 많이 마신다. 집에서는 탄산을 잘 마시지 않지만 밖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특히 콜라를 많이 마신다. 여기서는 콜라 한 캔이 1불이라 좋다. 술을 즐겨 마시지 않아 일반 빈땅보다는 빈땅 래들러가 내 입맛에 맞다.
길리 트라왕안의 나이트 마켓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젤라또 집. 나이트 마켓에서 나시 캄푸르를 먹거나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소화를 시킬 겸 후식으로 젤라또를 먹는 것은 정해진 답이 아닐까 싶다. 더블 스쿱이 35,000 루피아니 저렴하다. 호주 밴 엔 제리 아이스크림은 한 스쿱에 무려 $5.40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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