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마켓에서 꼭 먹어봐야 할 로컬 음식은?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길리에는 총 3개의 섬이 있다.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그리고 길리 에어. 시간은 부족하고 세 개의 섬을 다 둘러보고 싶다면, 스노클링 투어를 추천한다. 스노클링 투어는 일명 3 Islands snorkelling tour라고 길거리에 많이 적혀있다. 가격은 100,000 루피아(만 원)이다. Glass bottom boat라고 적힌 곳은 보트의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바닷속을 보트 안에서 볼 수 있다. 스노클링 투어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보트가 글라스 바텀 보트이다.
추천하는 여행사, FCB tour and travel. 숙소 근처에 있어 스노클링 투어를 이곳에서 예약했다. 직원도 친절하고, 매번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게 도와줬다. 길리에서 발리로 가는 패스트 보트도 이곳에서 구매했고,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해서 더 좋은 가격에 패스트 보트를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여행사의 오른 편에 있는 환전소가 환율을 잘 쳐줬다.
스노클링 투어를 위해 오전 10:30분까지 여행사 앞으로 갔다. 직원이 곧 스노클링 투어를 위해 배를 타는 장소로 데려가 주었고, 그곳에서 체크인을 하고 오리발과 스노클링 마스크를 받았다. 구명조끼를 빌릴 사람은 이곳에서 20,000루피아에 빌릴 수 있다.
스노클링 투어를 떠나려는 사람들 덕분에 선착장은 붐볐다. 나를 위해서 정해진 보트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수많은 여행사에서 선착장으로 스노클링 투어를 가는 손님을 모으고 직원들이 알아서 손님을 분배해서 배에 보낸다.
이렇게 생긴 보트를 타고 20명 정도의 사람이 함께 스노클링 투어를 떠난다. 나는 수영을 잘 하는 편이라 구명조끼는 빌리지 않았다. 하지만, 수영장이 아니라 바다니까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챙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글라스 바텀 보트는 이렇게 보트 안에서 바닷속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굳이 글라스 바텀 보트가 아니어도 괜찮다. 실제로 글라스를 쳐다보는 건 한두 번 밖에 안되었으니까.
본격적으로 보트가 출발했다. 부릉부릉 보트의 시동이 켜지고 맑은 물 위를 신나게 쌩쌩 달리기 시작했다. 배가 출발하고 주위의 멋진 풍경에 한동안 넋을 놓고 풍경을 바라봤다.
한참을 달리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보트를 세웠다. 우리는 주섬주섬 마스크를 끼고, 구명조끼를 입을 사람은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길리에서 처음 하는 스노클링! 물속은 아주 맑았다. 거북이를 보고 싶었지만 첫 번째 포인트에서는 거북이를 못 만났다. 20분 정도 스노클링을 즐기고 다시 보트에 탔다. 다른 보트들도 똑같은 포인트에 멈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어떻게 이 많은 인원을 다 컨트롤할까?'
나는 각각의 섬의 육지에 내려 둘러보고 스노클링을 하는 방식인지 알았는데, 각 섬의 바다 한가운데에 보트를 세우고 스노클링을 하는 방식이었다. 각각의 포인트마다 느낌이 사실 다 다르기 때문에, 스노클링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좋아할 투어다. 그렇게 두 번째 스노클링이 끝나고, 역시 거북이는 만나지 못하였다.
길리 에어 Gili Air
두 번째 스노클링이 끝나고 마지막 스노클링까지 하고 점심을 먹으며 쉬는 줄 알았는데 보트가 한 섬의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은 길리 에어였다.
이곳에서 보트가 멈췄고, 1시간 30분의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길리에서 한국의 '빨리빨리'서비스를기대하면 안 된다.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 20-40분이 걸리는 것은 그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므로, 길리에서는 절대 서두르지 말자.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 준 것도 이미 이를 알고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Orong Villages Bungalows and Beach Restaurant
이 레스토랑과 계약을 맺은 건지, 자연스레 보트에서 내리면 이곳으로 안내를 해준다. 어차피 개별 지출이므로 여기서 꼭 먹지 않아도 되지만, 가장 가깝기도 하고 딱히 갈 데도 없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참 동안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결국 버거를 주문했다. 주문이 제대로 들어간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음식이 안 나오고 있을 때쯤 내가 주문한 버거가 도착했다.
스노클링 보트를 타고 온 손님들은 일반 메뉴가 아니가 보트 메뉴라는 게 준비되어있다. 기존의 레스토랑 메뉴에서 몇 가지를 간추려 놓은 것이다. 아무래도 동시간대에 많은 손님들이 들이닥치니 주방이 빠르고 편하게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게 해놓은 배려 같았다.
Capsicum Chicken이었나? 진짜 맛있었던 메뉴. 양파가 생양파긴 했지만, 그것만 빼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고 완벽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 메뉴를 꼭 시켜야지.
식사가 나오기 전, 웨이팅이 너무 길어진다 싶어 레스토랑 근처를 산책했다.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길리 트라왕 안과는 다르게 길리 에어는 여유가 넘쳤다. 바다에 태닝을 하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았고, 빽빽한 자전거보다는 도보로 천천히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용하고 여유롭게 진정한 섬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길리 에어를 추천하고 싶다.
2시쯤 되었을까? 보트 선원들이 왔고, 우리는 다시 보트로 향했다. 처음 스노클링 투어를 시작하기 전, 보트에 탄 후, 스노클링을 하고 보트로 돌아와 다시 떠나기 전, 선원들은 한 번도 인원수를 체크하지 않았다. 그래서 각 섬에서 스노클링 투어를 하고 다시 배에 탔을 때 자신의 가족들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사람들이 종종 나타나곤 했다. 그럴 때면 보트에 탄 손님들도 두리번 거리며 아직 바닷속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던 나머지 사람들을 찾아 다시 보트에 태웠다.
마지막 길리 에어에서의 스노클링을 했다. 스노클링을 두 번이나 했더니 이미 힘이 빠져 물속으로 점프할 때 동영상을 찍고 바로 나오려고 들어갔는데 물살이 장난이 아니었다. 보트로 돌아오려고 세게 헤엄을 쳤지만 자꾸 보트와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보트의 사다리를 잡고 다시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상황이었다. 물살이 앞서 스노클링을 했던 포인트보다 너무 강해서 다들 보트로 돌아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국 보트에서 튜브를 던지기도 하고, 보트에서 담배 피우고 술만 마시던 프랑스 세 청년은 처음으로 들어갔다가 너무 센 물살에 당황하여 다른 보트로 후다닥 올라 가 버리는 해프닝까지... 그런데 더 웃겼던 건 이미 거기에 우리 보트의 여자 두 명이 있었다는 것. 결국 그들 다섯 명 모두를 다른 보트에서 다시 우리 보트로 태우고 출발했다. 마지막 포인트에서는 누군가 '거북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다들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결국 거북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오전 10:30분에 시작하여 오후 3시에 되면 다시 돌아온다.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데 스노클링도 할 수 있고 다른 섬도 들러볼 수 있으니 길리 트라왕안에서 즐기기 꽤 괜찮은 투어이다. 나는 휴대폰을 들고 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숙소에 놔두고 방수가 되는 고프로만 들고 갔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스노클링 투어를 마치고 돌아올 때 배가 위아래로 많이 흔들려서 바닷물이 배로 들어오거나 물을 맞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스노클링을 막 끝내고 다시 배에 타면 물이 자연스레 닿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스노클링 투어를 한다면 안전하게 휴대폰은 숙소에 두고 오거나, 방수 되는 액션캠을 사용하거나, 휴대폰 방수팩을 사용하자. 방수팩은 길리의 길거리에서 흔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나라면 폰은 안 들고 갈 거다! 아, 길리에서는 고프로도 빌릴 수 있더라.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메모리 카드를 포함한 고프로를 대여해 주고 메모리 카드는 나중에 가지면 되는 형식인 것 같았다.
나이트 마켓 Night Market
언제나 많은 여행자들로 붐비는 이곳은 길리 트라왕안의 나이트 마켓이다. 오후 5시부터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이곳은 로컬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여러 종류의 음식을 골라 한 접시에 담아 먹는 나시 캄푸르(Nasi Campur)는 저렴하고 양도 많아 나이트 마켓에서 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식이다.
야채, 고기, 해산물, 밥/면 등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을 고르기만 하면 직원들이 접시에 담아준다. 스노클링을 해서 그런지 배가 고파 이것저것 많이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정말 많았다. 저렇게 가득가득 담으니 80,000루피아가 나왔다. 밥/면 중에 하나 고르고, 생선구이나 치킨구이 그리고 야채 한 종류 이렇게 골라서 먹으면 저녁으로 딱 적당할 것 같았다. 나는 낯선 음식은 경계를 하는 편인데 나시 캄푸르는 입맛에 맞았다.
나이트 마켓에서는 상인들이 음식을 덮지 않고 진열을 해 놓거나 바로 구워 주기보다는 미리 구워 놓은 것을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위생 문제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