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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Aug 31. 2017

베트남 호치민 #1 - 오토바이 부대와 설레는 첫 만남

믿지 못할 택시, 데탐거리, 저녁은 혼술

3박 4일,  베트남 '호치민'
2014년 9월 8일 - 9월 11일



싱가폴에서 풀타임으로 직장 생활을 하며 파트타임으로 'Hospitality and Tourism'를 공부 하고 있던 시절, 마지막 시험이 저녁에 끝나면 그 다음 날 아침 바로 비행기를 타고 호치민으로 가야하는 바쁜 일정이라 2시간 밖에 못 자고 일어나 공항으로 향했다.




못 일어날까봐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더 일찍 눈이 떠졌다. 그제서야 짐을 제대로 챙겼는지 확인 또 확인을 한 후에 공항으로 향했다. 항상 공항에 갈 때 마다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설레는 마음, 나만 하는걸까?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너무나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10개월만에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시험도 끝났겠다. 휴가도 받았겠다. 더 이상 걱정 할 것은 없었다. 싱가폴에서 호치민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50분 정도라고 방송이 나왔는데 1시간 30분정도 만에 도착했다.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호치민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하지 못했고, 택시를 잡으려고 안내원에게 택시가 필요하다고 말하니 쳐다보지도 않고 손짓으로 저기로 가라는 것 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왔는데 무례한 직원을 만나 기분이 상했다.




베트남에 대한 여행기를 읽어 볼 때 마다 꼭 비나선 택시를 타라고 추천을 하길래 비나선 택시를 탔다. 왠지 다른 택시들은 추가 요금을 내라고 할 까봐 베트남 여행 내내 비나선 택시만 골라탔다. 비나선 택시에 관한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오토바이 부대와의 첫 만남


깜짝 놀랐다. 차 보다 많은 오토바이들이 도로에 있었고 오토바이를 자전거 타듯이 다들 잘 탔다. 하이힐을 신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아가씨, 아주머니, 한 오토바이에 4인 가족이 함께 타고 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 베트남 호치민의 날씨는 너무 좋았다. 여느 동남아 처럼 더웠지만, 싱가폴처럼 많이 습하지도 않았고 여행을 하기에는 정말 좋은 날씨였다.




Highlands Coffee


베트남에서 꼭 마셔야 한다는 베트남 커피 CAPHE SUADA (카페 쓰어다) 가격은 단돈 29,000 동 (한화 1,438원). 커피 맛은 엄청 달았다. 아이스 라떼에 시럽을 엄청 넣은 느낌이랄까? 베트남의 스타벅스처럼 어디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카페 Highlands Coffee 에 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미리 세워둔 여행 계획을 정리했다.


공항에서 약 1만 4천원을 주고 산 심카드 (일주일간의 무제한 3g가 포함)를 이용해 구글맵을 사용했지만, 길치인 나는 길을 못 찾았고 내 오래된 아이폰4의 배터리는 닳아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하이랜드 카페의 점원에게 길을 물었다. 엄청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지만 사실 그래도 길을 잘 모르겠다. 역시 모르면 택시를 타자. 


베트남의 택시는 엄청 저렴하다. 카페 앞에서 다시 비나선 택시를 타고 데탐 거리 (일명 여행자 거리)로 향했다. 알고보니 내가 커피를 마셨던 하이랜드 커피와 데탐거리는 엄청 아주 가까운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택시를 타니 2000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비나선 택시 이야기


비나선 택시도 사실 100% 믿을 수는 없었다. 택시를 타고 데탐 거리에 내렸을때, 어리숙해 보이는 베트남 택시 기사가 450,000 동을 달라고 한다. 베트남 동을 한국돈으로 어림짐작 해보려면 뒤의 0을 빼고 나누기 2를 해보면 된다. 그러면 22,500원 정도가 나온다. 베트남에서의 첫날 이였지만 뭔가 큰 금액이 이상했다.


말이 안된다고 나는 그 돈을 다 줄 수가 없다고 하니 자꾸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베트남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꼬집어 말하면 자기들이 영어를 못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행동하며 올바른 금액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가격을 낮춰 부른다.


비나선 택시만 골라 탔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많이 있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영어 잘 하는 척을 하며 구체적으로 따지면 된다. 기사분들이 그렇게 큰 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몇 천원이지만, 그렇게 여행자들을 속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매번 따졌다. 한 택시 기사는 기계에 떡하니 가격이 나오는데도 추가로 20,000동을 더 달라고 하길래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하니, 한숨을 쉬더니 그럼 10,000동만 더 달라고 함 :)


아무튼 나는 45,000동 밖에 줄 수 없다고 했고 그러자 그 남자는 순순히 알겠다고 한다. 




여행사 신카페


우여곡절끝에 데탐거리에 입성했다.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이용한다고 하는 데탐 거리의 여행사 신카페. 구글맵으로 찾아서 걸어가봤는데 정작 도착 한 곳이 버스 정류장이였다. 그래서 다시 택시를 타고 데탐 거리로 돌아가서 주소를 보여주고 나서야 신카페를 찾을 수 있었다.


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한국인 안내 책자까지 있다. 첫 번째 투어를 골라야 하나 두번 째의 투어를 골라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하춘화님을 닮은 리셉션 언니가 다짜고짜 나한테 "두번째꺼는 재미 없다~ 첫번째꺼 재밌다~" 라고 하며 한국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첫번째 투어로 결정했다. 하춘화 언니 땡큐! 첫번째 투어는 아침 8시에 신카페 앞에서 투어 버스를 타고 메콩강 투어를 하는 것 이였다. 투어 가격은 209,000동 (1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   




호치민에서 처음 들리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구경을 시작했다.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곰인형을 스타벅스에서 판다고 하길래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보류 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벅스를 나왔다.




투어도 예약했겠다 본격적으로 데탐 거리 구석 구석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의 과거때문인지 프랑스처럼 건물들이 정말 다 높게 솟아 있었다. 



창의적인 이름의 가게LIFE IS TOO SHIRT


걷다 발견한 이쁘장한 옷 가게. 옷들이 너무나 귀여웠다. 인테리어도 이뻤고 가격도 착했다.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의 치마를 15,000원 정도에 구입했다. 




벤탄 시장


베트남 호찌민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벤탄 시장은 호치민에서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호치민시에서 가장 크고 생동감 넘치는 곳이다. 1914년에 프랑스인들이 이곳에 시장을 만든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아시안 루비 4


아침 8시, 일찍 호치민에 도착해서 내가 예약한 방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혼자 데탐거리를 가서 신카페에서 투어도 예약하고 2시쯤 다시 호텔로 들어오니 방이 준비가 되어있어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예약 한 곳은 한국인들에게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 아시안 루비 4


방은 깔끔했고 깨끗했고 혼자 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아시안 루비 4
방에서 보이는 뷰였는데, 그리 매력적이진 않으나 나름의 분위기가 있었다.




방에 짐을 풀고 그 전날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두통이오기 시작했다. 그러곤 낮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벌써 저녁시간이였다. 생각해보니 호치민에 도착해서 커피를 마신 것 이외에는 하나도 먹은게 없었다. 호텔에서 나와 혼자 걸어 다녔다.




오토바이는 쌩쌩 달리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냥 길을 건넌다. 처음에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였다. 아니, 사실 그냥 충격이였다. 이러다가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이 나라에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하는 생각은 들면서도 길은 건너야 했고 제대로 된 신호는 보이지도 않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던가? 대단하다. 그 많은 오토바이를 슉슉 피해 길을 건넜고 호치민에서의 첫날 나는 오토바이 부대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 베트남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모든 동료들이 걱정을 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중국인들을 죽인다고 하더라, 너 안그래도 중국인 같이 생겼는데 왜 혼자 갈 생각을 하느냐, 정말 혼자 가느냐, 조심 해라. 


동료 중 한명은 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가다가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폰을 가져 가 버렸다고 했다. 그런말을 듣다보니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에도 사건 사고가 많잖아. 어쨌든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 인데..

경험 해 보지 않고 무작정 편견을 가지고 보는건 안 좋은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걸었더니 다시 데탐거리로 돌아왔다. 이제 택시를 타지 않고도 호텔에서 데탐거리까지 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낮에 보았던 크레이지 버팔로


첫날 계획 중 하나 였던 크레이지 버팔로에서 술 한잔 하기. 싱가폴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혼자 펍에가서 술 마시기'. 




해보니 별거 아니네?


직원이 추천해준 미스 사이공이란 이름의 칵테일을 마시며 저녁을 해결했다. 이곳에 앉아 있으면 데탐 거리의 분위기를 한번에 느낄수가 있고 쌩쌩 지나다니는 오토바이 부대들도 물론 만날 수 있다. 저녁 11시가 되면 2층은 나이트 클럽으로 변신한다.




혼자 가볍게 한잔 마시고 다시 걸어서 숙소로 가는 길. 낮에 낮잠을 자느라 제대로 못 본 벤탄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지나쳐 갔는데, 이 곳은 밤엔 야시장으로 변했다. 길거리에서 물건들을 파는데 오토바이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걸어가기가 힘들었다.




야시장 구경을 하고 걸어서 호텔에 도착했다. 오는길에 벤탄 시장에서 하나에 천원씩 주고 산 망고랑 파파야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방에서 티비를 보며 과일을 먹고 잠이 들었다.



내일은 메콩강 투어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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