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그 곳, 일본 오사카로
호주에서 한국으로 잠시 들릴 일이 있어 짧은 여정 중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오사카가 궁금해졌고 그렇게 저가 항공인 피치 항공을 이용하여 부산-오사카 왕복 티켓을 16만 원에 구입했다.
부산에서 약 네시 반쯤 출발하는 비행기였으나 비행기가 지연이 되었고 결국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허겁지겁 하나투어 데스크를 찾아 유니버설 스튜디오 티켓과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을 받았다.
간사이 공항이 크고 복잡한 구조라 하나투어 데스크를 찾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피치 항공을 타고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밖으로 나온 다음에 다시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을 해야 했다.
간사이 공항
기내에서 미리 저렴하게 산 특급 라피트 티켓으로 난바역까지 이동했다. 기내에서 구입 시 승무원들이 영수증과 뒤에 도장을 찍어 주는데, 그것을 들고 간사이 공항에 지하철 역 티켓팅 장소에 가서 보여주면 라피트 티켓으로 바꿔준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로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늦어졌다. 계획하기는 6시에 숙소에 도착해서 도톤보리를 구경할 계획이었다. 간사이 공항에서 길을 잘 찾지 못해 시간을 많이 소비해버렸다.
티켓부스에서 바꿔준 라피트 티켓, 난바역까지 약 40분이 소요된다. 티켓을 잘 보면 숫자들이 적혀있는데 좌석 번호가 적혀있었다. 나는 좌석이 정해진지 모르고 비어있는 곳에 앉았는데, 기차 안에서 직원이 티켓을 검사하며 보더니 이 자리가 내 자리가 아니니 내 좌석에 앉아야 한다고 한다.
라피트는 그렇게 붐비지 않고 중간에 따로 타는 사람도 많지 앉아서 미리 앉은 좌석에서 계속 앉아 있다가 지하철이 역에서 잠시 멈췄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갔다.
숙소에 도착.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다시 타고 도부쯔엔마에역에 내리면 2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Hotel Chuo'이다. 리셉션에는 아주 유쾌하며 친절하고 영어를 잘 하시는 일본인 할아버지가 계신다.
Hotel Chuo 숙소는 숙박비용을 아끼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최고의 숙소이다. 나는 66,000원에 3박을 예약했다. 하지만, 'Get what you paid for'이라는 말처럼 방이 이렇게 생겼다. 물론 침대가 있는 방도 있으나 내가 예약할 때는 이 방만 남아 있어서 이 곳으로 선택했다.
체크인도 하고 배가 고파져서 무작정 밖을 나왔다. 내가 도착한 날이 토요일이었고 거리에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정말 많았다. 어디를 가든 바쁘고 시내 곳곳에는 오코노미야끼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 있었고 샵에는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나는 우선 굶주린 배를 채울 음식이 필요했다. 오사카에서는 규카츠를 먹어 봐야 한다고 해서 규카츠 집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글맵을 보며 규카츠 집을 찾아도 계속 같은 자리에서만 맴돌 뿐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무려 1시간을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고, 결국은 포기를 했다. 시간이 늦어버려 식당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우연히 보게 된 한 가게에 들어갔다. 일본에는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바(Bar)로 된 식당이 많다. 괜스레 혼자 여행의 기분을 내야 할 것 같아 무알콜 맥주를 주문했다.
저녁식사로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돈가스를 시켰다. 약 900엔 정도가 나왔다.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일본에는 세금을 따로 나중에 붙이는 것 같았다.
늦은 시간에도 난바는 토요일 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바빴다. 오사카에서의 짧은 일정을 소화하려면 오늘 밤은 푹 쉬어야 할 것 같아 일찍 숙소로 향했다.
저렴한 숙소지만 방에 미니 냉장고, 티브이, 이불, 베개, 샤워가운, 책상이 있었고 짧게 지내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 화장실은 공용이고 층마다 화장실이 하나씩 있었다.
일본 편의점은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음식들이 있기로 워낙 유명하다. 마침 숙소 근처에 세븐 일레븐이 있어서 간식을 사고 구경을 할 겸 들렀다. 식빵에 생크림과 딸기가 박힌 딸기 샌드위치를 시작을 하나 둘 장바구니에 담다 보니 숙소의 미니 냉장고가 어느새 꽉 차 버렸다.
저가 항공을 타고 와서 항공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었지만 짧은 일정으로 오사카에 온다면 저녁보다는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것을 타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오사카 구경을 시작해야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