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가 다 되어 저녁을 먹기 위해 싱가폴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다른 식당들이 미리 문을 닫았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식당인 Chinatown Seafood Restaurant으로 왔다. 3년간 싱가폴에 산 덕분에 로컬들이 자주 가는 음식점을 알고 있는 나는 가격이 비싼 이 식당을 피하고 싶었지만 저녁 식사를 할 곳이 마땅하지 않았고 이곳은 밤 12:30분까지 오픈을 하는 몇 안 되는 식당이기 때문에 이곳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덥고 습한 싱가폴의 날씨 덕분에 시원한 타이거 맥주(Tiger Beer)를 주문했다. 1931년 ‘말레이언 브루어 리스 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아시아 퍼시픽 맥주 회사는 현재 12개 나라에 30여 개의 양조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70개가 넘는 나라에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1932년 처음 출시된 타이거 맥주는 싱가폴에서 생산된 최초의 맥주이다. 싱가폴에 간다면 타이거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달래기 딱 좋다. 마일드한 맥주의 맛 때문에 내 입맛에도 잘 맞다.
어딜 가든 기본은 한다는 '볶음밥' 특히 동남아에서 먹는 볶음밥은 맛이 깔끔하고 쌀이 찰지지 않아 좋다. 해산물이 들어간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짭짤하니 풍미가 깊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 새삼 싱가폴에 왔구나 하고 느껴졌다.
그다음 메뉴는 쿵파오 치킨(궁보계정; 宮保鸡丁; Kung Pao Chicken) 중국 음식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쿵파오 치킨. 닭고기와 캐슈넛, 고추를 넣고 만든 사천성식 중국요리이다. 흰쌀밥과 먹어도 맛있고 치킨 요리와 매콤함이 합쳐져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다. 쿵파오 치킨을 처음 먹어본 것은 2011년도 갔던 중국 상하이 여행이었는데 그 후로 쿵파오 치킨의 팬이 되었다. 중국에도 맛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중국어를 할 줄 모르니 전통 중국 식당에서 도전을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마지막 메뉴는 Satay(사테)였다. 사테는 우리나라의 '꼬치구이'처럼 나무 막대기에 재료를 꽂아서 구운 음식을 말한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나는 소고기 사테를 주문했다. 사테는 사진에서 보이는 땅콩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사테를 한 입 먹고 타이거 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면 싱가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먹고 약 70불 정도가 나왔다. 음식들은 맛있었으나 가격은 높은 편이었다. 싱가폴의 로컬들이 즐겨가는 호커센터(Hawker Centre)에 가서 먹었다면 $20-$30 정도면 되었을 텐데…. 이곳은 로컬들이 즐겨가는 곳보다는 여행객들을 위한 식당이니 가격이 높은 편임을 알아두자.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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