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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Oct 29. 2018

[1] 호주에서 유학원 일하기

여행사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도전하다

약 1년 4개월 전 내가 작성한 호주 사설 컬리지의 실태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유학원 혹은 유학 관련 일 관련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Life is unpredictable. 흥미롭게도 나는 현재 호주에서 유학원에서 1년째 일을 하고 있다. 비록 내가 유학원에 일을 한다고 해도 윗글에 담긴 나의 생각들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3개월간 밀린 임금,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유학원에 일을 하기 전,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통해서 여행업에 종사할 기회를 얻었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한다는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일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재택근무를 하였고 일반 회사일처럼 사무실에 앉아 8시간 동안 키보드를 두드리는 게 아닌 서호주의 곳곳을 다니며 캠핑과 로드트립을 즐기는 그런 일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 임금이 밀리기 시작했다. 일주일이면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3개월이 지나버렸다. 7년 전, 호주 워홀을 처음 와서 2달 동안 일을 구하지 못했을 당시처럼 나의 잔고는 바닥을 모이고 있었다. 당장 집세를 낼 돈이 부족해서 19살 때 한국에서 호텔에 리셉셔니스트로 일을 하며 팁으로 받은 미국 달러 두장을 환전하여 집세를 낼까 하는 고민에 지갑을 하염없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물론 그 3개월 동안 나는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힘든 투쟁을 해야 했다. 그때마다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3개월 동안 지칠 대로 지친 나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퇴사 통보를 했다. 그 후로 나는 나쁜 애라는 소리를 뒤에서 듣고 다녀야 했다.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날부터 한인 커뮤니티의 구인/구직 게시판을 열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호주 워홀러가 아니었고 싱가포르에서부터 쌓아왔던 마케팅 쪽으로 커리어를 쌓고 싶었기 때문에 청소, 레스토랑, 카페 일자리 구직 광고에는 눈길이 가지 않았다. 특히나 20살부터 숱한 서비스직을 해온 터라 이제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일을 하지 않는 사무직을 하고 싶었다.





스크롤을 아래로 내린다. 유학원에서 마케팅과 상담을 할 수 있는 리셉션 직원을 구한다는 광고가 눈에 띄었다.


호주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한인 오피스 잡이 많지 않기도 하고 예전부터 여행사 혹은 유학원 일이 해 보고 싶었기에 이력서를 넣어볼까 고민이 되었다. 같은 내용이 적힌 광고를 몇 번이나 읽어보면서 쉽사리 이력서를 넣지 못했던 이유는 처음 해 보는 일이라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흔하지 않은 오피스 잡의 채용이 마감될까 봐 걱정이 되었고 풍족하지 않은 나의 계좌 잔액이 떠올랐다.


해 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 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수정하지 않은 워드 파일의 이력서를 열어서 한번 훑어보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싱가포르에서 Diploma of Tourism and Hospitality Management 공부

싱가포르에서 대기업 리조트에서 3년 근무

호주에서 숱한 알바 경험(하우스키핑, 카페, 레스토랑 등)

호주에서 사설 컬리지에서 마케팅/비즈니스 공부

호주에서 1년 여행사 근무


이력서를 최신판으로 업데이트하고 이메일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 후,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부재중 전화 한 통과 메시지 하나가 있었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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