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워홀을 했을 당시만 해도 사무직을 하겠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내가 호주를 왔을 때는 만 18세였고 한국에서의 경험이라고는 옷가게 알바, 호텔 알바가 전부였다. 그때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되게 어른들만 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리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구할 수 있는 일이 아르바이트(서비스직, 청소)라고만 생각했다.
그 생각은 내가 싱가폴에 살면서도, 호주로 다시 온 2015년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그러다 2017년에 호주 퍼스에서 여행사에 일을 하게 되며 시드니의 한 여행사로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내가 일하던 퍼스 사무실은 되게 작아서 사무실이라는 느낌조차 있지 않은 곳이었다. 나는 매일 출근을 할 일도 없었고 가끔 사장님과 만나서 미팅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시드니의 모습은 달랐다. 회사도 크고 직원들도 많았다. 정기적인 트레이닝과 미팅을 하는 곳이었고 하루에도 끊임없이 손님들의 전화, 거래처와의 전화가 오는 곳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늘 여행 관련 일을 하고 싶은 나에게는 한 번쯤은 꼭 일해보고 싶은 회사였다.
나의 업무는 그곳에서 그 직원들의 행동을 보면서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는지, 여행업에 대해서 배우는 일이었다. 그 회사의 여행 상품들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나는 그 회사의 출근 시간에 맞춰 2주 정도 출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직원분들도 알아가게 되었다. 놀랍게도 다들 워홀 비자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내가 사는 퍼스와 비교를 해서 시드니는 대도시이기도 하고 그만큼 회사가 많으니 워홀 비자를 가지고 있어도 사무직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여행사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군들도 워홀 비자로 취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퍼스에서도 워홀 비자로 사무직을 하시는 분들을 종종 보았다. 아무래도 퍼스는 시드니보다는 사무직 취직의 기회가 적겠지만은 가능성은 있다. 고용인의 입장에서도 워홀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장기간 근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채용하는 것 이기 때문에 미리 회사와 이야기를 한다면 취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또한, 한국 회사의 경우 장기간 근무가 가능한(영주권자, 시민권자) 직원을 뽑는 것이 힘들 수가 있으므로 워홀 비자 홀더들을 뽑을 수 있다.
물론 워홀 비자로 사무직을 구하는 것이 일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보다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비자가 많이 남았거나 혹은 워홀 비자 후에 다른 비자로 전환(파트너 비자나 학생비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말이다. 하지만, 만약 호주에서 워홀 비자로 사무직을 구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 호주 워홀 비자로도 충분히 사무직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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