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그립지 않냐고 묻는 분들에게
20살 (해외나이 18살)의 나이에 한국을 떠나 나의 해외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까지는 내가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행을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나의 버킷 리스트에는 '적어도 10년은 해외생활하기' 라는 한줄이 적혀 있었지만, 우선 나의 계획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후에 '충분한 돈을 벌어 미국에서 공부를 하겠다' 라는 목표만 있었을 뿐 그 후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가족, 친구, 지인 아무도 없는 호주의 서쪽에 위치한, 시드니에서도 비행기로 무려 6시간이 걸리는, 시드니에서 끝과 끝이라고 불리는 서호주 퍼스라는 지역에 오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세계 여행이 시작 되었다. 20살의 어린 나는 모르는 것 많았지만 용기와 패기가 있었고 겁이 없었다. 사실, 나는 부끄러움도 많고 학창시절 발표라는걸 제일 싫어할 정도로 남 앞에서 말 하는걸 두려워 하는 사람이였다. 하지만, 해외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단 하나도 없었다.
200만원을 들고 훌쩍 떠났다. 그 돈이 적지도 많다고 생각한적도 없었으며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그런 걱정도 단 하나도 없었던 갓 20살이 된 나는 서호주 퍼스에 시작되었고 1년이란 시간을 퍼스에서 힘든일 즐거운일 다 겪으며 그렇게 열심히 살아갔다. 그러고 21살이 되어서 나는 싱가폴이란 나라로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떠난다.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겠다던 나는 그때쯤 퍼스에 살짝 지루한 감을 느꼈고 아시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전혀 다른 싱가폴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동안 나의 아름다운 청춘을 싱가폴에서 보내게 되었다. 일도 열심히 했으며 원없이 즐겁게 놀았으며 열심히 공부도 했으며 내 이력서에 '3년동안의 해외 경력'을 새겼다. 물론 싱가폴의 주변 동남아 나라로 여행도 많이 다녔다.
그렇게 많은 여행자들도 만났다. 여행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여행이 끝나면 헤어지게 되고 어쩌면 평생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는걸 우리 서로가 잘 알았다. 그들과 지금까지 틈틈히 연락하기도 하고 연락이 끊긴 사람들도 있다. 내가 현재까지 여행을 해오면서 만난 사람들 (외국인, 한국인) 모두는 나에게 물어본다.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나는 단 한번도 한국이 그립다고 말하지 않았다. 인생은 정말 짧다고 생각한다. 20살이란 기간을 이미 한국에서 살아왔고, 나머지 인생은 다른 나라에서 경험하며 살아가는게 나에게는 더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2011년 부터 현재까지 외국에서 살아오면서 느낀점은 나는 외국의 생활에 더 익숙해져 버렸고 여행자로써 살아가는 이런 불안정한 삶이 나랑 더 맞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불완전하지만 외국에서의 삶이 좋은 이유를 적어본다.
내가 해외에서 살아보면서 느낀점은 남들은 당신의 생각보다 당신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이다. 혼자서 여행을 하다보면 혼자서 해야하는 것, 하는 것이 정말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는 혼자서 무엇을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는 혼자서 무엇을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혼밥' 문화도 이제서야 사람들이 이해를 한다고 하는데, 혼자서 밥을 먹을 때 남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그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혼자서 바를 가는 사람들도 많고 혼자서 밥을 먹는것도 아무렇지 않다. 화장을 하지 않아도, 겨울에 여름옷을 입어도 사람들은 당신을 신경쓰지 않는다.
한국에 있을때 나에게 서울은 아주 큰 나라였다. 서울만 가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고, 큰 건물도 있었다. 2011년 호주로 떠나기 직전, 나는 3일동안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서울보다 훨씬 발전이 되어 있었으며 건물들도 정말 크고 브랜드샵도 많았으며 멋진 장소들도 정말 많았다. 내가 만약 한국에서만 머물렀다면, 내 마음속에 중국은 '못살고 인구 많은 나라'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싱가폴에서 살면서 나는 주변 국가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동남아 나라들마다 각각 다른 특색이 있는게 참 재미있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그들의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으며, 특히나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세상이 있었음에 놀라는 경우가 많고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많아진다. 해외에서 살다보면 확실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싱가폴과 호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점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다는 것 이였다. 싱가폴에서의 노동시간은 한국처럼 긴 편이지만 병가, 휴가, 보너스 등 직원들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복지들이 꼬박꼬박 다 나온다. 서비스쪽에 일을 하더라도 공휴일에 일을 하게되면 휴가가 하나 더 생기게 된다. '휴가'도 눈치를 보지 않고 쓸수가 있으며, 병가를 내더라도 회사에서 병원비를 내준다. 호주에서는 짧은 노동시간에 비하여 높은 임금을 받으며 유급 휴가도 물론 가능하다. 힘든 일을 할 수록 임금을 더 받는다. 주말에 일을 하면 시급을 평소보다 1.5-2배 이상으로 받게 된다. 적어도 해외에서 일을 하면 '직원이 누려야 할 권리,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것이 아주 당연하다.
내가 싱가폴에 일을 구하기 전, 나는 그 일을 전혀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나의 '가능성'을 봐주었고 나에게 '기회'를 주었고 트레이닝을 시켜주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배우지 않은 것, 경험 해 보지 않는 것을 '직접'일을 하며 배우게 되었고 나중에는 승진도 했다. 외국에서는 한국에서 처럼 그렇게 당신의 '학력'과 '자소서'를 신경쓰지 않는다. 당신의 '가능성'을 더 인정해준다. 한국에서는 승무원이 되기 위해 다들 항공과를 나오거나 항공 관련 학원을 다닌다고 한다. 싱가폴에서 승무원을 꿈꾸는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그들의 얘기는 다르다. 그들은 항공과를 나오지도 않으며, 학원을 다니지도 않으며 그냥 그 회사에서 바라는 직원에 한 면접을 잘 준비 할 뿐이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친구의 말은 '서비스'직인데 왜 학원까지 다녀야 하냐는 것 이다. 호주에서도 뒤늦은 나이에 기술을 배우거나 혹은 원하는 분야를 새롭게 시작하는 람들이 많으며 누구도 그들의 나이때문에 면접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없다.
확실한건 외국에서는 정말 많은 기회가 보인다는 것.
세상을 보는 시야가 몇 배는 더 넓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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