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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9 나도 이제 휴양지로 간다!

전재산 들고 해외로 떠난 한국인 커플 이야기 - 태국 편 (9)

by 매일 영어

이번 주 여행 키워드 - 휴양의 도시


1) 방콕 최대 쇼핑몰, Central World

2) 방콕에서 뛰는 한국 축구 선수와의 만남

3) 방콕아, 잘 있거라

4) 반갑다, 푸켓아

5) 장기 여행 중 잠깐의 휴식


4월 20일 : 방콕 최대 쇼핑몰, Central World


오후 12시

방콕도 이젠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어제는 대표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아이콘시암을 구경했고, 오늘은 최대 쇼핑몰 단지인 센트럴 월드에 방문해보려고 한다. 특히 센트럴 월드가 있는 지역엔 쇼핑몰 4-5개가 몰려 있어 쇼핑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더욱 반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그저 평범한 장기 여행자로 눈으로만 즐기려고 한다. 제일 먼저 큰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짜뚜짝 시장 근처에 도착하고, 그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다. 여행이란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진 않는다. 내가 이 말을 먼저 하는 이유는..?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 택시를 타고 짜뚜짝 시장을 가달라고 말했는데 누가 봐도 뻔히 보이게 돌아가는 게 보였다. 언어도 되지 않는 외국인이라서 무시하는 건지. 우린 한 번 더 "짜뚜짝?"이라는 얘기를 하며 다시 한번 목적지를 기사 머리에 주입시켜 줬다. 80밧이면 올 거리를 100밧 이상을 줬다. 모칫역 도착해서 버스까지 타고나니 드디어 보이는 센트럴 월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즐기고 있었다. 우린 쇼핑몰을 구경하기 전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침 근처에 미슐랭 딱지를 받은 맛집이 있어서 방문. 이름은 Go-Ang 치킨라이스. 가는 길에 보니까 2호 점도 있었다. 1호점은 완전 로컬 스타일. 2호점은 에어컨이 빵빵한 현대적인 스타일. 가족들과 함께 놀러 왔다면 2호점을 추천한다. 대신 가격은 더 비싸다. 우린 당연히 본점인 1호점으로. 웨이팅이 살짝 있었지만 길지 않아서 금방 들어갔다. 안쪽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며 음식을 주문했다. 닭고기만 하나랑 덮밥 하나 이렇게 주문했는데도 4천 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특히 닭요리 전문점이라 그런지 닭 맛이 기가 막혔다. 부드러움과 촉촉함이 최고였던 식당이었다. 육수를 같이 주는데 육수 맛이 우리나라 복날에 먹는 삼계탕 맛과 비슷했다. 우린 저렴하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원래 계획이었던 센트럴 월드 쇼핑몰 구경을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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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0분

센트럴 월드는 입구 바깥부터 이미 쇼핑몰이다. 팝업부터 먹거리 ZONE까지 쇼핑몰이라기 보단 축제의 현장에 가까울 정도였다.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까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우린 너무 더운 실외보단 실내를 지향하기에 얼른 뛰어 들어갔다. 1층부터 보이는 비싼 물건들. 가난한 여행자라 주눅이 들었지만 금세 적응한 한국인 둘이다. 1층부터 차례차례 구경하다 그녀가 갑자기 선글라스 매장 앞에서 서성거린다. 불길한 예감이 살짝 든다. "낮게 햇빛 아래서 선글라스 끼면 참 좋을 텐데.." 사실 이런 말은 한두 번이 아니라 정말 갖고 싶어 하는 표정이 보여 조금씩 모아뒀던 수익의 일부를 그녀의 선글라스 선물로 사주기로 맘먹었다. 하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사면 혹시나 좀 더 좋은 선글라스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한 바퀴 돌아보고 결정하자고 말한다. 다행히 그녀는 그러자고 한다. 그렇게 우린 2층, 3층, 4층까지 구경을 하고,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약간 현기증이 와 조그마한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선글라스 판매점으로 간다. 브랜드 선글라스만 있고, 좀 더 좋아 보이거나 만족할만한 선글라스가 없어 다시 갔던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특히 맘에 들어하는 선글라스를 하나 사고, 우린 바깥쪽을 좀 더 구경하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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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마침 근처에 저렴할 것 같은 시장이 있길래 그쪽으로 향해본다. 이름은 빠뚜남 시장. 짭브랜드를 많이 파는 곳이다. 유니폼이나 신발, 옷 같은 것들을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 낮보다는 저녁이 더 활발해 보이는 시장이었다. 그렇다고 음식을 파는 곳이 많진 않아 보였다. 입구부터 보이는 옷, 액세서리, 신발 등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고, 중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꼬치 사서 먹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짜뚜짝 시장이나 치앙마이 선데이 마켓에 비하면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시장이었다. 특히 시장을 돌면서 인디아분들이 꽤나 보였는데 마침 이 동네가 차이나 타운처럼 인디아 타운이 조그맣게 형성되어 있었다. 특히 인도 음식점이 엄청 많았던 지역이었다. 여행자들이나 태국에 사는 인도계열 분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 아닐까 싶다. 우린 그렇게 짧은 시장 여행까지 마치고 다시 근처에서 버스를 탄다. 짜뚜짝으로 가는 버스. 그렇게 약 30분 정도 달려 도착하고, 항상 그래왔듯 걸어가며 달리는 빈 택시를 잡아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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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돈 많이 벌어야지.


4월 21일 : 방콕에서 뛰는 한국 축구 선수와의 만남


오전 11시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날. 개인적으로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마침 태국에도 리그가 있었고, 우리가 머물고 있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에 한국 선수가 뛴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얼마 전 그 사실을 알고 경기 일정을 살펴보니 마침 오늘 날짜 기준으로 경기가 있었고, 예매를 해놓은 상태다. 경기는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하는 경기라 오전엔 개인정비 하는 시간으로 활용. 먼저 이른 점심을 먹는다. 숙소 근처엔 식당뿐만 아니라 맛집 자체가 거의 없는 지역인데 그중 그나마 맛있는 집을 얼마 전에 찾아서 오늘도 그 식당으로 향한다. 다행히 오늘도 휴무는 아니어서 저번에 먹었던 고기 덮밥을 각각 하나씩 주문하여 먹는다. 그 식당으로 가는 길에 Barber Shop이 보였는데 갑자기 커트를 하고 싶은 욕망이 끓어올라서 예약도 해놓았다. 이미 커트를 하고 있는 손님이 있어서 시간이 남기도 하였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천천히 다시 바버샵으로. 아직 커트를 진행 중이어서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조금, 아니 많이. 그녀는 시간이 조금 아까웠는지 마침 하려고 했던 빨래를 하러 간다고 한다. 나 혼자 다시 기다린다. 그렇게 30분 정도 흐르고 드디어 나의 차례. 이미 치앙마이에서 한 번 실패를 맛봐서 그런지 사진 보여주기도 조심스러워진다. 그나마 내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보여주고 이젠 운명에 맞길 차례. 그렇게 40분이 흐르고 나온 결과물. 생각보단 만족스러웠고, 그녀 역시 치앙마이보단 훠~얼씬 낫다고 한다. 다행이다. 아무튼 오전은 이렇게 밥도 먹고 커트도 하며 개인정비 시간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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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자, 이젠 드디어 축구를 보러 간다. 본 경기는 오후 5시 경기로 미리 예매를 한 상태라 한 시간 전에 출발했다. 큰 길가에서 택시를 잡고, 경기장으로 출발한다.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조금은 외딴곳에 위치해 있었다. 벌써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 우린 일단 경기를 보면서 먹을만한 간식들을 사본다. 입구부터 음식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았다. 햄버거 하나와 밥 종류 하나 음료 이렇게 포장을 했다. 그리고 미리 예약한 티켓을 부스에 보여주니 별도로 프린트할 필요 없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장으로 들어가려는데 밥은 못 들고 들어간다고 한다. 결국 바로 앞 계단에서 밥만 먹고 다시 입장 도전. 이번에 다행히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예매한 자리는 후보선수들이 앉아 있는 벤치 바로 뒤쪽. 다행히 오늘 경기엔 한국 축구 선수가 베스트 11에 포함이 되었다. 선수들이 미리 나와서 몸을 푸는데 저~ 멀리 보이는 한국 선수. 이름은 이재성 선수. 독일의 이재성 선수와 이름이 같아서 헷갈릴 수 있지만 K리그를 자주 봤던 분이라면 알 수 있을 선수다. 심지어 아~주 예전엔 국대로도 뽑힌 이력이 있는 대단한 선수다. 경기 시작 전 인사를 했지만 우리를 보셨는지 안 보셨는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경기 시작. 우린 평소 한국에서도 기회만 되면 축구 경기를 간간히 봤었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로 난 전술 관련 얘기와 선수들 얘기로 그녀의 귀가 따갑도록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녀가 이런 나를 좋아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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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그렇게 경기는 무앙통 유나이티드의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우린 승리의 요정이었다. 다행히. 경기가 끝이 나고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는데 이재성 선수는 부상이 심각했는지 벤치에 앉아만 있었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이 마주친다. 갑자기 우릴 보고 다가오신다. "혹시 한국분이세요?" - "헉.. 네"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이재성 선수. 그리곤 유니폼을 선물로 주셨다. 축구팬 인생 처음으로 받아본 선수 유니폼. 너무 감격스러운 마음이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다시 벤치로 가는 이재성 선수. 주변 태국 분들의 부러운 눈빛을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셰포비치와 사진. 난 오늘 그렇게 성덕이 되었다. 처음 받은 유니폼에 정신이 없었는지 사인도 못 받고 사진도 못 찍어서 선수들 퇴근길에 우린 태국 현지 팬들과 함께 기다렸다.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가야 하나 할 때 거의 마지막으로 나오는 이재성 선수. 우리가 아직까지 기다릴 준 몰랐나 보다. 좀 더 여유로운 상황에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너무 고맙게도 근처 택시 탈 수 있는 곳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셔서 무례할 수도 있지만 잠시 실례를 했다. 그러면서 태국에 대한 얘기도 하고, 축구에 대한 얘기도 하며 나에겐 아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우린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힘들었던 몸을 씻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집에 와서도 난 리버풀 축구를 또 봤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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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이재성 선수님, 저희를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4월 22일 : 방콕아, 잘 있거라


오전 11시 30분

어제 선수님까지 만나고 숙소에 늦게 들어온 탓인가. 굉장히 피곤했던 오늘 아침이다. 내일은 우리 인생 처음으로 가보는 푸켓 여행이라 오늘은 방콕 생활을 마무리하는 약간은 재미없는(?) 일상이다. 오전에 숙소에서 각자 Digital Work를 하고, 택시를 잡는다. 방콕 떠나기 전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자 떠나본다. 마침 가까운 곳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면요리 전문점이 있어 약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다. 구글 지도에서 볼 땐 허름한 식당이니 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고급 레스토랑 느낌이 강했다. 가격을 걱정하며 일단 착석한다. 직원이 메뉴판을 주고 읽어보는데, (오... 저렴하다?) 안도의 한숨. 미식의 나라 방콕에서 마지막 식사니 허겁지겁 골라본다. 만두가 들어있는 국수부터 만두, 크리스피 볶음밥까지 둘이서 셋이 먹을 수 있는 양을 주문한다. 사실 이렇게 주문해도 1만 원 초반?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 입씩 먹어보니 역시 나의 맛집 서칭 능력을 칭찬해 주는 그녀. 뭐라 설명은 못하지만 맛집의 느낌은 지도에서만 봐도 알 수 있다 난 ㅎ 특히 이 식당은 만두를 꼭 많은 사람들이 먹어봤으면 좋겠다. 진짜 맛있었다. 약간 중국+태국 요리 전문점인 것 같은데 최소 우리 둘은 만족했던 식당이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후식까지 미리 찾아놨었는데 저녁에 연단다. 결국 점심까지만 성공하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길거리에서 주스 사 먹기. 마침 점심시간 태국 직원들이 많이 마시는 곳을 보고 들어간다. 수박주스 하나와 코코넛 주스 하나를 쪽쪽 빨면서 택시 기다리기. 마침 멀리서 오는 택시 손 흔들어 호텔을 보여주며 탑승. 그렇게 짧았던 1시간 30분이 지났고, 우린 숙소로 돌아와 내일 오전부터 떠나야 하는 일정을 대비해 체력도 보충하고, 짐도 싸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짧으면 짧고 길면 길었던 방콕 생활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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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방콕아 꼭 다시 올 테니까 기다려라. 사.. 아니 좋아한다.


4월 23일 : 반갑다, 푸켓아


오전 10시

오늘 푸켓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오후 1시 즈음. 우린 돈무항 공항으로 가기 전 호텔 1층 카페에서 조식을 먹고 출발하려고 한다. 11박 정도를 했는데 조식은 처음이었다. 세트로 먹으면 한 사람당 5천 원 정도 꼴. 태국에서 먹는 아침치곤 비싼 편이지만 브런치 느낌의 음식치곤 저렴한 편인 것 같다. 음식 하나와 음료 하나를 주문했고, 맛은 나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저렴했으면 매일 아침 여기서 조식을 먹었을 것 같다. 숙소 앞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간식을 사고,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본다. 평소보다 잘 안 잡히는 택시에 약간 마음을 졸였지만 다행히 잡힌 택시. 이땐 몰랐다. 우리가 호구가 될 줄. 친절히 기사님께서 트렁크에 짐 싣는 걸 도와주곤 탑승. 영어가 조금 되는 기사님이셔서 이런저런 얘기하면 공항으로 출발. 중간에 결국 깨달은 것 하나. 미터를 켜지 않았다. 물론 가까운 거리라 그렇게 비싸게 나오진 않겠지만 미터를 켜지 않았다는 건 최소 2배 이상은 부르겠다는 뜻. 우리의 실수로 인해 생긴 일이라 맘을 비우고 공항으로 갔었다. 도착 후 난 조심스레 기사님께 얘기를 했다. "How much?" - "200 bhat" 결국 2배 조금 넘는 돈을 부르는 기사님. 난 너무 비싸다. 우린 가난한 여행자다. 얘기를 하며 결국 150밧으로 딜. 사실 이 정도 거리는 90밧 정도면 충분했는데 미터 얘기를 안 한 우리의 실수 값이라 생각하며 지불하고 헤어졌다. 가방을 메고 공항으로 들어와서 체크인을 하고 면세점까지 잘 들어왔다. 사실 외국에선 처음으로 타는 국내선이라 여권이 필요 없는진 이때 알았다. 외국인이라 필요할 줄 알았는데.. 또 하나 배워간다. 우린 여유롭게 도착을 해서 작지만 구경할 건 꽤나 있어서 시간을 잘 보낸 것 같다. 비행시간에 맞춰 탑승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생각보다 빠른 탑승에 놀라 거의 마지막에 들어가 좌석에 앉았다. 방콕에서 푸켓까진 약 한 시간 정도 거리. 그렇게 우리의 첫 푸켓은 국내선 비행기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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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비행기 내리기 전 이미 위에서 본 푸켓의 아름다운 바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예상 시간에 맞게 도착한 비행기. 출국을 하고, 우린 얼른 시내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타러 달린다. 버스 배차 간격이 꽤나 넓은 것 같아 불안했다. 다행히 운 좋게 버스는 출발하기 직전이었고, 자리는 3-4자리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우린 어쩔 수 없이 따로 앉아서 출발한다. 우린 푸켓에서 제일 유명한 비치인 빠통이 아닌 카론에 숙소를 잡았고, 한 시간 넘게 걸리는 빠똥을 지나 30분 정도 더 걸렸던 카론해변이었다. 정류장에서도 숙소까진 꽤나 거리가 있었다. 우린 차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라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약 2-30분 걸었나. 드디어 보이는 우리의 푸켓 숙소. 어깨와 허리가 굉장히 아파 힘들었고, 땀은 비 오듯 내렸던 첫 푸켓 산책. 얼른 체크인을 하고 배정된 방으로 들어간다. 숙소는 딱 저렴한 그대로였다. 방은 넓었으나 반지하 느낌에 바깥소리는 굉장히 잘 들렸던. 길지 않은 푸켓 여행이라 그나마 안심을 하며 짐을 풀고 얼른 저녁을 먹으러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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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방콕에서 출발해 푸켓까지 와 버스를 타고 걷기까지 한 상태라 오늘은 저녁만 먹고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원래는 내가 맛집을 찾아 맛있게 먹는 게 우리의 여행이지만 이번 푸켓 첫날엔 그러지 못했다. 힘든 상태.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숙소에 들어가 착석한다. 2층도 있는 식당이라 뷰는 최고였다. 배가 너무 고파 3개나 주문하긴 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푸켓은 특히 유명한 관광지라 비싸다는 평이 굉장히 많은데 맞다. 비싸다. 방콕보다 비싼 편이다. 글을 쓰는 현재는 말레이시아를 여행하고 있는데 여기보다 비싼 게 푸켓이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바로 앞 카론해변에서 아주 잠깐의 바다를 즐기고, 일몰까지 본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못 푼 짐을 풀고, 땀으로 젖은 몸을 샤워 후 남은 시간 동안엔 숙소에서 쉬며 푸켓 첫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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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푸켓아, 반갑긴 한데 너.. 왜 이렇게 덥냐..?


4월 24일 : 장기 여행 중 잠깐의 휴식


오전 10시 30분

굉장히 힘들었던 어제 하루의 피로를 늦잠을 자며 해결. 사실 우리가 잠시 들른 푸켓은 여행을 하고자 한 곳은 아니었고, 휴양의 목적을 가진 곳이라 큰 계획은 따로 없었다. 그럼에도 밥은 먹어야지. 그녀가 전날 저녁에 근처에서 먹을만한 식당을 미리 찾아놨다. 걸어서 3분? 해변에서 떨어진 구석진 곳이 숙소라 식당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괜찮은 식당이 있었다.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더운 푸켓. 40도였던 치앙마이, 35도였던 방콕. 33도가 최고 온도인 푸켓인데 습도 때문인지 제일 더운 곳인 것 같다. 3분 걷는데 땀을 뻘뻘 흘리고 도착한 팟타이 전문점. 굉장히 로컬 느낌 나는 식당이다. 우린 각각 팟타이를 하나씩 주문한다. 푸켓 물가는 방콕보다 훨씬 비싼 편인데 이 식당은 방콕과 비슷했다. 양은 거의 하나당 2인분 수준. 난 겨우 다 먹고, 그녀는 결국 남겼다. 맛있게 잘 먹고, 그녀가 아침에 혼자 빨래를 돌려놨는데 다 되어 갖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푸켓하면 바다. 푸켓 왔는데 바다를 안 볼 수 없지 하며 다시 나갈 준비 해서 제일 가까운 비치인 카론비치로 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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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30분

걸어서 10분. 카론 해변 도착. 이미 많은 서양 여행자들이 바닷속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한번 느꼈다. 서양인들은 참 물을 좋아한다는 걸. 우린 사실 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수영을 아예 못한다. 물에 뜨지도 못한다. 잠시 구경만 하려는데 왜 이렇게 물에 들어가 보고 싶은지. 결국 우린 물건과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자리를 8천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예약했다. 다만 물에 들어가는 건 계속 고민. 그렇게 10분이 흐르고, 난 결심했다. 물에 들어가 보기로. 그녀는 발만 담가보기로 한다. 과감하게 상의 탈의를 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본다. 오, 시원하다. 생각보다 더 시원했다. 너무 좋았다. 파도도 적당히 쳐주는 푸켓 바다. 수영은 못하지만 물에 잠시 있다 보니 물에 대한 공포증은 사라진다. 잠수도 해보고 아주 짧게 수영하는 포즈도 취해보고, 파도도 타보며 바다를 내 나름대로 즐겨본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난다. 30분에서 1시간은 순식간인 바닷속. 잠시 나와서 쉬었다가 한 번 더 들어가서 똑같이 파도도 즐기고, 뜨지도 못하는 수영도 얕은 바다에서 하며 오늘 하루 마지막 푸켓 바다를 즐겼다. 숙소 돌아와서 깨달은 건 어깨부터 등까지 모두 다 빨개졌다는 거. 이후 난 화상 입은 몸의 고통에 꽤나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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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잠시 숙소에서 쉬며 시간을 보내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숙소에서 나왔다. 미리 알아본 식당이 있어 그쪽으로 향해본다. 저녁이어도 역시나 더운 푸켓. 언제쯤 우리나라 봄과 가을의 날씨를 즐길는지. 약 20-30분 정도 걸어 도착한 푸켓 느낌 있는 식당. 이름은 on the rock 레스토랑. 카론해변의 풍경을 너무 예쁘게 잘 볼 수 있는 식당이다. 뷰도 좋고 맛도 좋아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식당인 듯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굉장히 길어 큰 길가에서 손님을 맞이해 주는 직원이 있을 정도. 직원을 따라 들어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자리는 있어 바로 착석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고 원하는 음식을 주문한다. 가격은 역시나 비쌌다. 풍경 값에, 원래 푸켓의 비싼 물가에.. 말 안 해도 짐작이 가실 듯하다. 그렇게 음식이 나오기 전 일몰도 즐기고 해변에서 즐기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니 금방 나오는 음식들. 맛은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수준? 왜 가격이 비싼지 알게 되었다. 보통 뷰가 좋으면 맛은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데 on the rock 레스토랑은 충분히 한 번쯤 가 볼만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해변을 거닐며 아름다운 저녁을 보냈다. 휴양을 즐기며 우린 서로 "이런 행복을 감히 누려도 될까?"라는 얘기를 했지만 그냥 여행만 하는 게 아닌 생산성 있는 일도 하고 있기에 괜찮다며 더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고 숙소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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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푸켓이 왜 휴양지이자 신혼여행지인지 알게 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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