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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 2번째 국가 말레이시아

전재산 들고 해외로 떠난 한국인 커플 이야기 - 태국 편 (11)

by 매일 영어

이번 주 여행 키워드 - 2번째 국가


1) 말레이시아 입국 전 마지막 태국 도시

2) 핫야이 쇼핑몰 그리고 야시장

3) 핫야이 마지막

4) 드디어 두 번째 국가, 말레이시아

5) 말레이시아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4월 30일 : 말레이시아 입국 전 마지막 태국 도시


오전 10시

오늘은 끄라비에서 말레이로 넘어갈 수 있는 마지막 도시인 핫야이로 향하는 날. 미리 핫야이 가는 버스는 예약한 상태. 11시 즈음 버스라 여유롭게 한 시간 전에 숙소를 나서 그랩을 타고 버스터미널로 향해본다. 티켓 카운터에 가보니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뭔가 지금 버스를 타라는 느낌. 일단 우리는 직원이 말한 게이트 앞에 서서 기다린다. "이상하네,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그녀는 버스에서 먹을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사 온다. 그러자 갑자기 내 앞에 서는 밴 한대. "설마 이건가..?" 하며 직원을 쳐다보니 맞단다. 11인승 정도 되는 크기의 밴인데 벌써 인원이 가득 차 우리 둘만 앉을 수 있는 자리뿐. 4시간이나 타고 가야 하는데 굉장히 시설이 별로다. 벌써부터 걱정된다. 일단 가야지 뭐, 하며 출발. 그렇게 의자는 90도 시간을 흘러 2시간 만에 도착한 현지 휴게소. 제일 중요한 화장실부터 다녀오고 휴게소를 구경해 본다. 음식점이라기보다 마트가 더 맞는 것 같은 휴게소. 뭐 어쩌나.. 일단 배고프니 조금만 사서 바로 먹는다. 그렇게 약 30분 뒤 출발한다고 하는 기사님. 버스라기 보단 패키지여행 같기도 한 오늘의 이동. 그렇게 약 4시간이 뭐냐, 4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핫야이. 처음 도착한 핫야이는 마치 한국 지방 시골에 온 기분. 나쁘지 않았던 첫인상. 버스만 힘들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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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일단 우리는 짐이 무겁게 때문에 숙소로 향한다. 당연히 이동수단은 그랩. 숙소는 숙박 사이트로 미리 예약한 상태. 그랩을 타고 10분 정도 가니 도착한 숙소. 오, 나쁘지 않은 숙소. 화려한 호텔은 아니지만 레지던스 느낌이 물씬 나는 호텔. 방도 넓고, 침대도 넓고 냉장고에 테이블까지 무엇보다 티비가 엄청 큰데 LG다. 화장실도 너무 좋은 호텔. 저렴한 숙소를 찾으며 겨우 지내고 있는 우린데 운이 좋았나 보다. 짐을 풀고 배가 고파 집 앞 태국식 뷔페 가게로 걸어가 밥을 먹는다. 원하는 반찬을 접시에 담아서 밥과 같이 먹으면 된다. 한국식 뷔페만 생각하고 대충 막 먹고 싶은 거 다 담았더니 한 사람당 5천 원 이상. 역시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 일단 담았으니 뭐.. 돈 내고 먹어야지. 생각보단 맛있어서 다행이었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근처에 빅씨 대형마트가 있어 걸어가 쭉 한 번 돌아본다. 쇼핑몰처럼 의류 브랜드도 있고, 식품관, 먹거리 ZONE까지 아주 잘 되어있다. 우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빵종류와 과자, 음료 등을 사고, 구경만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생각보다 힘들었던 끄라비에서 핫야이로의 이동이었기에 오늘은 이렇게 동네만 간단히 구경하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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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처음 와 본 핫야이, 여긴 태국인가 말레이인가.


5월 1일 : 핫야이 쇼핑몰 그리고 야시장


오전 11시

짧은 핫야이 여행의 첫날이 밝았다. 오늘 첫 일정은 미리 알아본 빙수 맛집을 갈 예정이다. 아니, 사실 맛집을 알아놨는데 못 가서 그냥 빙수 카페로 온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뭐, 배만 부르면 되니까 ㅎㅎ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카페, Cheevir Cheeva. 핫야이 현지분들이 자주 방문하는 느낌의 식당이었다. 조금 일찍 간 덕분일까 다행히 구석에 자리가 남아있는 상황. 우린 바로 가서 착석하고 열심히 메뉴를 골라봤다. 여긴 어쨌든 카페니 커피도 골라보고 빙수도 고르고, 밥을 먹지 않고 방문했으니 빵 몇 개도 골라본다. 자, 이제 주문할 시간. 근데.. 여기 현금만 가능하단다. 우린 태국 떠나기 전 마지막 도시라 현금이 많이 없는 상황. 다시 긴급회의에 들어간다. 빙수만 먹자 혹은 다른 결제 방식을 물어보자였다. 만약 다른 결제 방법이 된다면 우리가 주문하려던 음식을 주문하고, 안되면 빙수만 주문하자로 다시 카운터 앞에 선다. 다행히 500밧 이상 주문하면 카드가 가능하다고 해서 우린 추가로 빵 하나를 더 주문하고 카드로 결제한다. 그렇게 약 10-15분 정도 기다리니 하나씩 나오는 음식들. 아메리카노, 빙수, 빵 등. 솔직히 커피와 빵은 기본 정도 하는 것 같고, 빙수 진짜 맛있다.. 망고는 말할 것 없이 달달한 과일이고, 속에 들어있는 시럽과 연유 그리고 우유 빙수까지. 조합이 너무 좋았고, 맛도 환상적. 여길 선택한 건 아주 잘 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맛있게 아침 겸 점심 겸 후식까지 잘 먹고, 그랩을 불러 근처 핫야이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가본다. 택시를 타기 전 바깥 상황을 보니 최소 10팀 정도가 웨이팅을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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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터미널 근처 쇼핑몰 도착. 핫야이에선 딱히 뭘 하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고 싶은 곳 골라 노는 중이다. 쇼핑몰은 딱히 특별한 건 없었지만 항상 보이던 감자튀김 식당이 있었는데 맛보고, 축구 관련 유니폼 구경도 하고, 유니클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옷도 구경하고, 지하에 있는 식품관, 마트 등도 구경했다. 결국 못 참고 망고 두 팩을 산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맛을 본다. 어찌 태국은 마트에서 파는 망고마저 기가 막힌 지.. 참 부럽다 망고 맛있는 동남아. 그렇게 이리저리 2시간 넘게 시간을 보내다 근처 야시장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향해본다. 아직 시간이 3-4시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조용한 야시장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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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근처 세븐에서 레드불을 마시며 체력을 채우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야시장이 시작할 시간. 다시 방문하니 서서히 하나씩 문을 열고 있는 상점들. 짭(유)니폼도 보이고, 이미테이션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등의 옷도 보이고, 2층에는 주스부터 볶음밥, 로띠, 라면 등의 음식들도 보인다. 그리고 바로 옆동에도 옷 파는 곳부터 음식점까지 생각보다 규모가 큰 야시장이었다. 이 야시장의 이름은 Asean Night Bazaar이니 혹시 놀러 올 분들은 구글에 검색해 보면 바로 나온다. 터미널 근처라 금방 찾을 수 있다. 우린 딱히 살 옷도 없고 해서 저녁을 먹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간다. 일단 음료 한 잔씩 주문하고, 그녀는 볶음밥으로 난 초밥 몇 개 포장해 빈 테이블에 앉아 먹었다. 생각보다 더 맛있으니 핫야이 여행을 한다면 꼭 한 번 방문해서 한 끼 먹어보길 바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재미난 곳. 우린 그렇게 밥을 먹고 한 바퀴 더 돌아보고 그랩을 잡고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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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푸켓, 끄라비보다 더 생각날 핫야이의 기억


5월 2일 : 핫야이 마지막


오전 11시 30분

오늘도 늘 그랬듯이 숙소에서 오전 업무를 마치고 나온다. 오늘 첫 일정은 어제 미리 알아 놓은 맛집을 가는 것.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어서 그랩을 불러 타고 간다. 약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식당, Nanyuan noodle restaurant. 중국식 면 요리 전문점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처럼 자장면을 파는 곳은 아니다. 이후 말레이와 싱가포르까지 비슷한 면요리가 많은 걸 보면 동남아와 중국의 퓨전 요리 같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말레이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자주 보고 자주 먹는 음식 중 하나다. 생각보다 깨끗하면서 고급스러운 식당. 하지만 길거리 음식과 동일한 가격. 고급 레스토랑에서 2-3천 원 사이 음식이 말이 되나..? 가격 보고 좀 많이 놀랐다. 우린 각자 1개의 음식을 주문한다. 난 국물이 없는 면요리를 선택했고, 그녀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면요리를 선택했다. 고기는 각자 오리 혹은 비프 그리고 만두. 같이 먹을 수 있는 크리스피 포크 덮밥도 하나 주문한다. 왜 이렇게 욕심을 냈냐라고 하겠지만 이래도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맛 또한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 알고 보니 핫야이에서 알아주는 맛집이자 배달 어플에서도 단연 최고의 평점을 가진 식당. 먹는 동안에도 푸드판다 혹은 그랩 기사가 계속 들락날락 거리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맛을 가진 식당이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바로 옆 디저트 카페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다음 일정인 카페로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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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40분

그렇게 약 30분 정도 걸어 도착한 카페. Lucas 카페. 빈티지스럽고, 커피가 맛있을 것 같은 인테리어. 구석에 자리를 잡아준다. 이때가 평일이자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태국인들이 자주 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커피 한 잔과 시원하면서 상쾌해지는 음료 하나를 주문한다. 이 카페의 시그니처 음료라고 하길래 마셔봤다. 약간의 과일향이 나면서 탄산수가 들은, 맛있는 트레비랄까..? 꽤나 맛있게 잘 먹었다. 그녀 역시 여기 커피가 맛있다고 한다. 고소하면서 호불호 갈리지 않을 맛. 그러면서 깊이와 특유 향이 나 일반적이지 않았던 커피 맛을 가진 카페였다. 주위 직장인이나 현지인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겠다. 원래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일을 하려고 했으나 테이블 높이도 그렇고 분위기도 일을 하기엔 힘들어서 커피만 마시고 나왔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근처에 망고 스티키 라이스 맛집이 있다고 해 걸어가 방문한다. 오랜만에 망고를 먹고 싶기도 했고.. 다행히 열려 있는 망고 스티키 라이스 식당. 하나 포장한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먹어본다. 역시 망고는 어딜 가나 맛있다.. 여긴 독특하게 두 가지 색상의 밥을 넣어주는데 개인적으론 파란색 밥이 맛있었다. 망고는 달달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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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오늘은 핫야이 마지막 날이라 석양으로 유명한 타지마할을 마지막으로 보고 오려고 한다. 거리가 꽤 멀어 택시를 타고도 약 30분 정도는 가야 한다. 그리고 하필 출발 시간이 퇴근 시간. 더 지루했던 가는 길이었다. 그럼에도 우린 여길 온 게 지금까지도 잘한 일 중 하나였다. 그만큼 석양도 예뻤고, 모스크도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 도착할 땐 약간의 구름이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시간이 지나 서서히 불그스름한 색을 띠고, 보기만 해도 예쁜 하늘이 자리 잡히는 과정이 너무 아름다웠다. 완전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 전 타지마할 안으로 들어가 실내 구경도 하고,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저수지를 구경할 수 있어서 감사한 경험이었다. 핫야이 시내에서 거리가 조금 멀긴 하지만 그럼에도 꼭 추천하는 장소다. 시간이 지나 7시가 되기 전 아름다운 석양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본다. 그리고 모기의 먹이가 되기 전 다시 그랩을 불러 숙소로 돌아온다. 굉장히 구석에 위치한 곳이라 쉽게 그랩이 안 잡히는데 운이 좋게도 근처 그랩 기사님이 잡아줘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은 배달 주문해 먹으며 핫야이 저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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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핫야이의 마지막을 아름다운 석양으로 마무리해서 아주 만족했다.


5월 3일 : 드디어 두 번째 국가, 말레이시아


오전 8시

오늘은 드디어 두 번째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입국하는 날이자 인생 처음으로 해보는 육로로 국경 넘기.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우리는 기차로 국경을 넘어갈 예정이고,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다 마친 상태다. 일단 먼저 숙소에서 핫야이 기차역을 향해 가야 한다. 그랩을 불러 편하게 이동해 본다. 기차역 도착 후 직원들에게 물어 물어 타는 방향까진 잘 도착. 8시 30분 되기 전 우린 탑승 완료. 지정된 좌석이 따로 없어 빈자리에 앉는다. 마치 옛날 초등학교 의자에 앉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기차 탑승 약 1시간 정도를 태국에서 마지막 풍경을 즐기며 달렸다. 드디어 말레이시아라고 적혀있는 국경을 넘는다. 물론 우리가 직접 해야 할 건 출국심사와 입국심사. 기차로는 이미 국경을 넘은 상태. 약 1시간 30분 만에 입국심사까지 완료. 페당 바사르 도착.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말레이 북부에서 그나마 큰 도시인 버터워스까지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위쪽으로 올라가 키오스크에서 버터워스로 가는 기차를 다시 예약한다. 그리고 다시 기다림. 말레이시아 쪽 페당 바사르 역에는 유심 그리고 환전소, 간단한 식당들이 위치해 있다. 잠시 식당에서 목을 축이고, 시간 맞춰 기차 탑승. 그러나 여기서 첫 번째 위기가 온다. 배가... 갑자기...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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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결국 한정거장만에 다시 하차. 일단 앞뒤 안 보고 화장실로 달린다. 휴지는 다행히 가방에 있었다. 잠시동안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경험을 했다. 이제 다시 기다림. 그러나 역시 안 좋은 일에는 좋은 일이 항상 따르는 것 같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예쁜 아이들을 만나 재밌게 놀았다. 이슬람 종교를 가진 무슬림 아이들. 모두 히잡을 쓰고 기차 탈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 그 모습이 어찌나 예뻤던지. 서로 영어로 얘기하며 친해진 우리. 인스타그램도 교환하고, 유튜브도 알려주며 우린 같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 덕분에 편하게 다음 기차도 탈 수 있었다. 그렇게 태국에서 출발한 지 약 8시간 만에 도착한 버터워스. 화장실만 아니었어도 5시간이면 숙소에 도착할 것을.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간식을 사주며 우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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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꽤나 힘들었던 이동. 우린 잠시 버터워스역에 같이 있는 쇼핑몰에서 간단한 식사와 유심을 사서 바꾸며 시간을 보냈다. 꽤나 순조로워 보이지만 유심 바꾸는데도 하~안참 걸렸다. 이젠 숙소로 갈 시간. 그랩을 부른다.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으로 기름값이 저렴하다. 더해서 그랩 비용도 태국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다. 태국보다 물가는 약 20% 정도 높은데 택시 타기엔 부담이 덜 하다. 그랩 기사님이 도착하고, 우린 저녁이 다 되어서 체크인을 한다. 돈을 아껴야 하는 장기 여행자라 저렴한 OYO 호텔을 예약했더니 캠핑에 온 듯한, 바깥에서 자는 듯한 느낌의 숙소였다. 뭐 이것 또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일단 짐을 풀고 잠시 머물다 갈 숙소를 편하게 꾸며본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이동만 하다 끝이 났다. 말레이 여행은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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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꽤나 힘들었던 이동이었지만 좋은 인연을 만나 행복했던 첫 말레이시아.


5월 4일 : 말레이시아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오전 11시

본격적인 말레이시아 여행 시작. 태국과 다를 게 없이 여전히 더운 말레이. 그래도 여행은 해야지. 오늘 첫 일정은 영화 보기. 육로로 국경 넘는 버킷에 이어 외국에서 영화 보는 버킷까지 이곳 버터워스에서 해보려 한다. 그랩을 타고 범죄도시 4를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달려간다. 어느 쇼핑몰 안에 있는 조그마한 영화관. 위치는 4층. 4층 도착해서 영화관으로 가는데 갑자기 보이는 말레이 전통 결혼식장. 신기해서 서성거리다 갑자기 말 거는 결혼식 직원들 그리고 신부 어머님. 한국인이라고 밝히니 갑자기 안으로 들어와서 식사를 하라고 하신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아마 우리나라 결혼식과는 다르게 모르는 사람이어도 밥 한 끼 먹고 가는 게 예의인 듯싶다. 하지만 우린 이미 영화 시간이 촉박해서 이따가 다시 온다고 양해를 구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팝콘과 음료를 주문하고 영화를 본다. 말레이에선 한국영화는 자막이 총 3개가 나온다. 중국어, 말레이어, 영어. 아마 다민족 국가여서 여러 자막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우리 포함해서 총 5명이 본 범죄도시 4. 한 번씩 재미난 장면에서 자막을 봤는데 그래도 역시 한글을 아는 거랑 모르는 거랑 웃음 포인트 차이가 좀 있어 보인다. 한국 개그는 한글로 들어야 제맛이다. 그렇게 2시간 영화를 다 보고 다시 나와 결혼식장으로. 아까 반기던 어머님과 직원들이 혹시나 볼까 두리번거리는데 딱 눈 마주침. 빈자리에 앉아 접시를 들고 음식을 하나씩 담고 배를 채운다. 말레이 결혼식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입장하고 축사, 축가, 선언문, 사회자 등이 없고, 그냥 손님들과 사진 찍으며 시간 보내는 게 다인 듯싶다. 그렇게 약 4-5시간 진행을 한다. 우린 밥 먹으면서 말레이 현지분들과 얘기도 하고, 마침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신부님과 사진도 찍고 한국어로 얘기도 하며 쉽게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말레이 첫날에 감사하게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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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그렇게 결혼식에서 시간을 보내고 우린 다음 일정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나온다. 정신없었던 마음을 1층 맥도날드에 들려 정리해 본다. 결혼식 뷔페에서 밥을 먹었지만 미안함에 많이 먹지 못해 간단하게 햄버거 하나를 주문해서 잠시 쉬어본다. 어떡하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새로운 자극, 새로운 느낌을 받았던 영화 그리고 결혼식에 우린 앞으로 말레이시아 여행이 재밌지 않을까 하며 기대로 가득 찼다. 그랩을 부르고 오는 동안 1층 쇼핑몰을 잠시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우린 다시 출발했던 숙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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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30분

은근히 힘들었던 하루를 낮에 잠시 쉬며 체력을 보충해 주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숙소를 나선다. 미리 알아놓은 피자 맛집이 있어 걸어서 간다. 식당 이름은 US Pizza. 먹고 나서 안 건 프랜차이즈였다는 거. 평점이 굉장히 많고 좋길래 방문해 봤다. 자리에 착석하고 피자를 주문한다. 대략 한 판에 1만 원 초반부터 세트는 2만 원까지도 하는 가성비 있으면서 일반 피자집 같은 그런 느낌이다. 우린 하프 앤 하프를 주문했고, 주문 즉시 만들어서 그런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대충 만들어 나오는 것보다 정성스레 만들고 늦게 나오는 피자가 당연히 낫다. 생각보다 더 맛있었던 US Pizza. 다른 말레이 지역에서 혹시 보이면 또 먹고 싶었던 맛이었다. 피자헛이나 도미노보다 저렴하면서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맛있었던 피자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했고, 현지인에게도 꽤나 유명한 브랜드의 피자인 듯싶다. 그렇게 또 배부르게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오는 길에 마트를 들려 간단하게 먹을 과자와 음료를 사서 숙소로 들어간다. 첫날부터 굉장히 익사이팅했던 버터워스. 앞으로도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아주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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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줄 요약 : 외국에서 보는 범죄도시 4 그리고 말레이 전통 결혼식, 잊지 못할 최고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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