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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7 잘 있거라 치앙마이, 반갑다 방콕아.

전재산 들고 해외로 떠난 한국인 커플 이야기 - 태국 편 (7)

by 매일 영어

이번 주 여행 키워드 - 새로운 시작


1) 이젠 할 게 없다. 치앙마이는

2) 한 달 동안의 치앙마이 정리하기

3) 다시 방콕으로

4) 오자마자 송크란 즐기기

5) 방콕 최대 시장, 짜뚜짝 시장


4월 10일 : 이젠 할 게 없다. 치앙마이는


오전 11시

이틀 후면 우린 다시 방콕. 처음엔 한 달이 너무 길거라 생각했지만 살다 보니 금방 와버린 한 달의 끝. 떠나려니 또 조금은 아쉽다. 반면 또 안 떠나려니 할 게 없다 치앙마이는. 한 달 동안 하고 싶은 걸 미리 다 당겨서 한 듯. 오늘도 딱히 하고 싶은 계획이란 건 없는 날이다. 지난번 갔던 MAYA 쇼핑몰 5층 C.A.M.P라는 카페 겸 공용공간에 가서 일을 할까 한다.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선다. 그랩을 불러준다. 일하기 전엔 배를 먼저 채워줘야 머리가 잘 돌아간다. 우리가 동시에 인정한 카오소이 맛집인 카오소이 매싸이를 목적지로 두고 택시를 탄다. 약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카오소이 식당. 오늘은 운이 좋아 웨이팅이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웨이팅이 생겼다. 입구 쪽에 앉아 평소 먹던 카오소이 비프와 포크를 주문하고 음료 역시 타이 티, 타이 레몬 티 하나씩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걸어서 MAYA 몰 도착. MAYA 몰 앞은 송크란 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엄청 큰 행사를 하나보다. 큰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우린 지하로 먼저 들어가 타이완 버블티 하나 포장해서 쇼핑몰 잠시 구경하며 소화를 시켜준다. C.A.M.P는 굳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우린 탄산음료 하나씩을 주문하고 남는 자리에 착석해 준다. 오늘은 캠프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소파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약 2시간 정도 일을 하고, 지하에서 간식을 먹어주고 오전일과를 마무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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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그랩을 타고 올드타운 북쪽에서 내려 숙소 쪽으로 쭉 걸어온다. 평소 걷는 걸 좋아하는 우린 한국에 있을 때도 웬만하면 걸어 다녔다. 근데 치앙마이는.. 40도가 훌쩍 넘는 온도라 걷기 쉽지 않은 날씨긴 하다. 그럼에도 걸을 수 있을 땐 걸어주는 편이다. 숙소 가기 전 투모로우 카페에 방문해 시원한 스무디 하나씩 먹어주고, 그녀는 길거리 맛집 쏨 땀 가게에서 샐러드 하나 포장해 준다. 그렇게 숙소에 들어가 땀으로 젖은 몸을 샤워하고, 오전에 못한 운동도 같이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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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속소에서 쉬다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라 그동안 우리를 편하게 해 줬던 직원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해볼까 하고 근처 소품샵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한국 기념품을 주면 좋겠지만 장기여행자라 짐을 줄여야 하는 입장. 딱 필요한 것만 들고 와서 한국 기념품은 주지 못하고, 그나마 어울리는 팔찌 하나를 선물해야 했다. 미리 준비했으면 한국 라면이나 한국 느낌 나는 무언가를 선물했을 텐데 조금 아쉬웠지만 우리의 마음만은 전달되기 바라며 선물을 전했다. 다행히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를 받고 우리도 기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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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 한 달 동안의 치앙마이 정리하기


오전 11시

내일이면 우린 방콕. 치앙마이에서 마지막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하며 생각하다 그동안 갔던, 맛있었던, 정들었던 곳을 가보자로 계획을 짰다. 그녀는 아침부터 일어나 요가를 다녀왔다. 이젠 무료로 요가를 가르쳐주는 곳은 없을 테니 하루라도 더 배워야 한다고 아침부터 나갔다. 난 오전에 숙소에서 일을 좀 하다 나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브런치 가게, Bloomin' moon 카페. 구글 지도나 블로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도 참 혜자스러워서 좋은 브런치 카페. 평소 먹던 팬에그와 토스트 그리고 아보카도 토스트. 오늘도 역시나 맛있게 잘 먹었다. 이 브런치 카페엔 한국말을 수준급으로 하는 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한국인이라면 편하게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숙소로 가기 전 제일 많이 갔던 카페인 스위트 홈 방문. 아쉽게도 자리가 많이 없어 포장 주문만 했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 2개. 숙소 1층 공용 공간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 오후 시간대는 너무 더워서 보통 숙소 안에서 쉬고 있는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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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그 사이에 우리가 줘야 할 선물을 직원이 갑자기 줘서 조금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먼저 주려고 마음은 먹었으나 어쨌든 먼저 준 건 직원이었기에 얼른 우리도 선물을 준비하려 저녁에 숙소를 나선다. 일단 먼저 밥을 먹고 움직여볼까 하고 원래 가려던 맛집이 있었는데 하필 오늘이 정기 휴무. 왜 생각을 못했을까. 하면서 그 옆에 조그마한 로컬 식당이 있는데 처음으로 방문해 봤다. 서로 맛있어 보이는 걸로 여러 개 주문했는데 결론은 실패. 아.. 그냥 확실히 열린 맛집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 갈걸. 이란 생각을 수도 없이 한 것 같다. 아무튼 그럭저럭 한 식사를 마친 뒤 숙소로 가려는데 치앙마이에서 마지막으로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찾다가 평이 좋은 가게 하나를 찾았다. 역시나 처음 가보는 곳이다. 메뉴가 너무 많아 겨우 하나씩 고르고 자리에 앉는다. 약 5분 정도 지나니 나오는 아이스크림(?) 한 입 먹어본다. 흠.. 왜 평이 좋았던 거지. 그녀는 80% 이상을 남겼다. 난 겨우 다 먹었는데 마지막 끼니라 생각하니 더욱 아쉬웠던 후식이었다. 그래도 이런 게 또 추억이겠지 하고 넘기며 세븐일레븐 방문. 사실 마지막으로 선물해주고 싶었던 직원이 어린 나이의 청년이라 한국 라면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과자나. 근데 생각보다 그 개수가 많지 않아 최대한 태국 과자를 섞어가며 열심히 골랐다. 그렇게 아쉬운 선물을 전달하고 다행히 한국 라면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불닭이라 조금은 맵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우리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렇게 방으로 들어와 한 달간 편하게 우릴 재워줬던 숙소와 작별 인사를 하고, 막 풀어헤쳤던 짐을 싸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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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 다시 방콕으로


오전 8시 30분

평소와 다르게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선다. 이유는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 다시 방콕으로 떠나는 날이기 때문. 우리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방콕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녀는 비행기로. 나는 버스로. 많은 블로거나 유튜버, 여행자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교통수단이기도 해서 이번 기회에 나도 한 번 이용해 보고 싶었다. 장장 11시간 정도 타고 가야 하는 버스. 처음으로 타보는 장거리 버스라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되었던 출발 당시 심정이었다. 그랩을 불러 약 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버스터미널.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번 람빵 갈 당시 도착했던 버스 바로 옆 나콘차이에어라는 방콕으로 가는 버스 회사 중 하나다. 기다리기 전 확실히 여기가 맞는지 티켓 창구에서 확인 후 짐을 의자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근처 편의점에 들러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물을 하나 사놓는다. 미리 블로그에서 봤을 때 버스 가격에 물과 한 끼 식사 그리고 간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던데 버스 회사가 너무 많아서 내가 예약한 버스는 없을까 봐 샀다. 다행히 중간중간 간식들을 줬다. 오늘 내가 탈 버스는 9시 30분 출발. 약 20분 전 버스 한 대가 게이트 앞에 정차한다. 사람들이 서서히 짐을 챙기는 것 보니 저 버스가 내가 탈 버스가 맞나 보다. 태국은 독특한 게 시내버스에도 승무원이 있더니 방콕 가는 버스도 승무원이 있다. 거의 옷차림은 비행 승무원 수준. 운전자 역시 장시간 운전이라 그런지 두 명의 기사님이 탑승한다. 내가 앉은 좌석은 제일 앞 좌석 중 하나. 예약 시 좌석 선택은 따로 할 수 없었다. 앉자마자 버스 구경 한 번 해본다. 버스 퀄리티는 우리나라 우등버스와 비슷한 정도? 더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느낌. 하지만 슬리핑 버스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의자가 완전히 펼쳐지진 않았다. 각 의자 앞엔 테이블이, 모니터가, 의자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까지 처음 타는 사람도 쉽게 익힐 수 있게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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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

드디어 버스가 움직인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방콕 도착 예정 시간은 저녁 7-8시 사이. 출발하고 약 30분 뒤부터 승무원이 간식을 먼저 나눠준다. 주스 하나와 마라맛 과자. 뭔가 맛없을 것 같이 생겨서 일단 자리 앞 보관함에 넣어둔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승객들이 받자마자 먹진 않았다. 중간중간 경유지인지 한 두 곳 정도 더 들려 추가 승객을 태우기도 한다. 그렇게 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버스를 즐겨본다. 그렇게 오후 12시가 지나자 이번엔 초콜릿 과자 하나와 점심으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 하나를 나눠준다. 3시간 버스에 어떻게 참겠나. 바로 뜯어서 쓱싹쓱싹 먹어준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멀미를 잘하지 않는 나이기에 먹을 수 있는 거지 만약 멀미를 하는 분이라면 도시락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꼭 멀미약은 먹길. 든든하게 먹어주고 다시 앞을 바라보며 노래를 들으며 버스를 즐겨본다. 아, 장거리 버스라 당연히 화장실이 있다. 제일 뒷 자석에 있고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다들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환풍기를 엄청 세게 틀어놔서 그런지 냄새는 1도 나지 않았다. 오후 3시 정도에도 추가로 간식을 하나씩 쥐어준다. 이때 궁금해서 처음에 받은 과자와 같이 하나씩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방콕 도착해서 더 사 먹었다. 혹시 태국에 오는 분이 있다면 사진에 나온 과자들 꼭 한 번씩 사 먹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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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30분

드디어 보이는 방콕 표지판. 출발한 지 약 10시간 만에 다시 도착한 방콕이다. 한 번 와봤다고 또 반갑긴 하다. 그녀는 오후 4시 정도에 이미 도착해서 숙소에서 쉬고 있는 중. 도착해서 짐을 갖고 그랩을 부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생각보다 잡히지 않는 그랩. 결국 미터 택시를 잡아서 지도를 보여주며 탑승. 방콕 생활을 하며 느낀 건 방콕에선 그랩이나 볼트가 비싼 편이니 미터 택시 타는 걸 추천한다. 아무튼 택시 탑승 약 10분 만에 숙소 도착. 미리 예약할 때 터미널과 가까운 곳으로 예약했다. 그렇게 마지막 10분 이동까지 끝나고 드디어 숙소 방에 들어가 짐을 풀어본다. 각자 다른 방법으로 방콕 도착을 해서 그런지 할 얘기가 많았다. 그리고 미리 알아놓은, 아니 미리 먹은 식당이 있다고 해서 나도 거기서 저녁을 먹었다. 근처에 바로 세븐일레븐이 있는데 독특하게 바로 앞 주차장에서 길거리 포차처럼 식당이 있었다. 우리나라였으면 절대 허가 내주지 않을 상황이었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다. 간단하게 먹기 좋은 식당. 저녁까지 먹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 못다 한 짐을 풀어주고, 샤워 후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피곤했던 하루를 일찍 마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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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 오자마자 송크란 즐기기


오전 11시

오늘은 태국 최고 명절인 송크란 축제를 시작하는 당일. 이미 축제 분위기는 어제부터 시작되었지만 나에겐 오늘이 송크란 축제를 즐기는 첫날이다. 우린 이미 어제 방콕 도착 후 세븐에서 조그마한 물총을 샀다. 사실 이게 실수다. 송크란 축제를 즐겨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다들 장비 수준이 어마어마하다. 축제가 아니라 전쟁 같달까..? 아무튼 우린 하루 중 단 몇 시간 만을 즐기기 위함이니 큰돈을 쓰진 말자 주의여서 저렴한 걸로 구매. 오늘 첫 목적지는 당연히 방콕에서 가장 크게 축제를 즐기는 까오산 로드. 호텔 위치가 지하철역과 버스터미널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교통이 굉장히 불편하다. 첫날이기도 하고 숙소 주변을 둘러보잔 마음으로 걸어서 터미널까지 가보았다. 너무 덥다. 20분 넘게 걸어 도착한 정류장. 내가 미리 알아본 버스가 맞는지 앉아있는 태국 아주머니들께 여쭤본다. 친절하게 잘 알려주는 태국 아주머니들. 태국어를 조금이나마 공부한 그녀 덕분에 몸짓과 아는 태국어를 써가며 소통해 본다. 까오산 로드 근처까지 같이 버스를 타고 갔는데 끝까지 친절하게 내리는 곳까지 다 알려주셨다.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무튼 방콕에서의 첫 버스를 에어컨이 없는, 차가 달릴 때 바람만 의존해 가는 버스를 탑승한다. 이렇게 약 1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바람 때문에 굉장히 눈이 피로하다. 어쨌든 한 사람당 300원 정도로 먼 까오산 로드까지 잘 도착한다. 버스부터 내리는 곳까지 잘 알려준 아주머니들과 인사를 나눈 후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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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30분

드디어 인생 첫 까오산로드. 너무 궁금했던 까오산로든데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나서 평소 까오산의 모습이 궁금하긴 했다. 우린 일단 점심을 먹고자 미리 찾아놨던 식당으로 향해본다. 까오산로드 중심지를 지나 북쪽으로 걸어가야 해서 이미 축제 분위기인 그곳을 지나간다. 물총도 들지 않았는데 한 골목 정도 지나가도 옷이 흠뻑 젖는다. 물을 뿌려주며 액운을 좇는 그런 문화라 화가 나진 않지만 물총을 들고 있지 않은데 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 하며 지나갔다. 아무튼 약 2-30분 정도 열심히 걸어 도착한 식당 하나. 이름은 Mook Restaurant. 내 기억으론 분명 미슐랭이었는데 착각했다. 이미 온 거 그냥 먹기로 했는데 잘 선택한 것 같다. 굉장히 만족했던 식사였다. 방콕치고 굉장히 저렴한 물가에 엄마가 해준 것 같은 맛이어서 음식 3개나 주문하고 맛있게 먹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 같은데 아이들이 직접 서빙하고 주문을 받는 게 너무 귀여운 식당이었다. 맛도 가격도 친절함도 우수하니 까오산에 오면 이 식당에 돈쭐 한 번 내주길. 그렇게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난 후 드디어 우리도 전쟁터로 향한다. 굳이 말하자면 다시 향한다. 이번엔 각자 물총을 들고. 마침 입구에서 돈 받고 물을 채워준다. 우린 물총이 작아서 불쌍했는지 한 개 가격에 두 개를 채워줬다. 자, 이제 시작이다. 마침 우릴 향해 날아오는 물줄기들. 우리도 열심히 쏴본다. 역부족이다. 쟤넨 무슨 본인 상체보다 더 큰 물총을 들고 싸운다. 우린 권총 정도의 크긴데 말이다. 난 최대한 맞은 걸 그대로 받아쳐주기 위해 헤드샷(?)을 계속 노린다. 내 생각으론 난 사격을 좀 하는 것 같다. 내 생각이다. 그렇게 약 1시간 넘게 싸우다 보니 체력이 급 바닥이 난다. 우린 역시 이런 축제와 맞지 않나 보다. 결국 마지막엔 물을 엄청 맞으며 첫 송크란 축제를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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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0분

지칠 대로 지친 우리. 근처 카페로 피신한다. 물을 맞아서 더 덥다. 시원한 카페로 들어가서 음료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팬케이크를 하나 주문한다. 수영을 한 것도 아닌데 물싸움을 하니 배가 고파졌다. 그렇게 쉬기도 하고 배도 채우고 나니 이젠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전에 이왕 온 김에 미슐랭 받은 망고 스티키 라이스 식당이 있다고 해서 거기까지만 갔다가 가기로 결정.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치앙마이에서도 맛있게 먹은 음식이라 기대하며 도착했다. 팬케이크를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하나만 주문. 건너편에 있는 카페와 협업을 했는지 거기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마침 음료도 팔길래 하나 주문. 근데 양이 왜 이렇게 큰 거지. 하며 달달 + 달달한 조합을 맛있게 먹어준다. 왜 이 식당이 미슐랭인지 알 것 같았다. 망고가 그냥 달다. 그냥... 그렇게 망고까지 맛있게 먹어주고 배부른 상태에서 까오산로드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 지점까지 가고 나머진 미터 택시를 잡고 숙소로 향한다. 앞으로도 이런 교통수단이 우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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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드디어 도착한 숙소. 우린 참 몸으로 신나게 노는 게 맞지 않나 보다. 집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우리 체력 한정 재밌게 논 것 같아 그래도 만족한다. 만약 지금의 장기 해외여행이 아니었더라면 언제 이런 세계적인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주 감사한 하루였다. 오늘 마지막 저녁은 집 앞 세븐에 있는 작은 포차에서 먹기로 했다. 포장해서. 더 이상 바깥은 나가기 싫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린 방콕 도착 다음날 남은 체력을 다 쓰며 방콕에 온 걸 실감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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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 방콕 최대 시장, 짜뚜짝 시장


오전 10시 30분

오늘 하루 시작은 숙소 1층 카페에서 시작한다. 그녀가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해 방문했다. 큰 길가로 나가 길가에 택시가 오기를 기다린다. 마침 멀리서 오는 택시 한 대. 손을 흔들어 잡아준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방콕 최대 시장인 짜뚜짝 시장이다. 그전에 점심을 먹고 둘러보기로 한다. 택시 목적지는 북부 대표 요리인 카오소이를 맛있게 만든다는 곳으로 기사님께 말씀드린다. 약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식당 앞. 다행히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해 웨이팅은 없었다. (우리가 다 먹고 나올 땐 웨이팅이 있었음) 1층 자리에 착석하고, 메뉴판은 훑어본다. 대부분의 메뉴엔 카오소이가 차지하고 있었다. 전문점이라 그런가..? 우리는 카오소이 치킨을 선택하고, 나머지 하나는 신메뉴 중 볶음 카오소이 같은 느낌의 메뉴를 선택했다. 메뉴가 거의 카오소이만 있어서 그런지 음식은 금방 나왔다. 약 4일 만에 먹어보는 카오소이의 맛. 서울에서도 지방 대표 음식들을 먹을 수 있고, 그 맛이 나쁘지 않은 것은 독자들도 알 것이다. 방콕 역시 카오소이를 파는 곳은 많지 않지만 전문점에서 먹어서 그런지 그 맛은 나쁘지 않았다. 치앙마이의 맛없던 카오소이 음식점보다 맛있는 수준. 맛있다고 하는 카오소이 식당보단 아니지만 버금가는 맛을 가진 식당이다. 볶음 카오소이는 국물 있는 카오소이보단 아쉬웠지만 독특한 퓨전 음식이라 좋은 경험이었다. 그렇게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우리는 짜뚜짝 시장까지 걸어가 본다. 걸어서 약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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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30분

드디어 처음으로 와 본 짜뚜짝 시장. 어떤 블로그를 보니 시장엔 꼭 오전에 가라는 말이 있던데 사실이었다. 일단 오전에 가면 오후보다 시원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적어 구경하기도 편한 것 같다. 우린 그런 편안함 보다 밥이 먼저여서 오후에 도착했는데 사람도 많지만 더위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심했다. 그래도 이미 왔는데 어쩌나. 구경은 해야지. 남쪽 입구부터 천천히 구경해 본다. 우린 방콕부터가 아닌 치앙마이부터 살아와서 그런지 물가가 비싸 보였다. 다른 관광객 얘기 들어보면 "와.. 이 정도밖에 안 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치앙마이 물가에 비하면 약 20% 정도 비싼 편. 한국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 우린 구경이 먼저였기에 사려고 구경한 건 아니라 가격이 먼저 보였던 것 같다. 지붕이 있는 쪽 같은 경우엔 대부분 기념품이나 과자, 옷,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가운데 큰 길가 쪽에도 대부분 그런 것들을 판매하고 있으나 조그맣게 먹거리 구역도 있었다. 우린 너무 더워 음료를 하나 사들고 구경했다. 방콕 다음 일정이 푸껫이라 그녀가 수영복을 하나 사고 싶어 한다. 이제 살게 생겼으니 수영복 위주로 구경한다. 마침 큰 길가에 많이 보이는 수영복. 3-4군데 돌아다니다 가격도 옷도 맘에 드는 매장 하나 발견. (사실 다 비슷한 곳에서 물건을 가져와서 똑같거나 비슷한 옷들을 판매한다) 사장님도 친절하고 옷도 괜찮아서 구매 결정. 그 외엔 구매하고 싶은 게 없어서 짧게 구경을 마무리하고 동쪽 출구로 나온다. 사람들이 얘기하는 규모를 몸소 느끼고 나왔다. 우린 1시간도 구경하지 않은 것 보니 시장의 1/3도 구경하지 않았을 것 같다. 만약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면 좀 더 사지 않았을까 싶다. 장기 여행자에겐 짐만 될 뿐. 구경 다 했으니 숙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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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0분

우린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숙소. 아침 일찍 시장 투어를 하느라 못했던 오전 업무를 하고, 운동도 하고, 체력 보충 겸 쉬기도 했다. 그렇게 해가 점점 떨어질 때쯤 저녁을 먹으러 잠시 숙소를 나선다. 오늘 저녁은 어제도 먹었던 세븐일레븐 앞 길거리 식당. 가격도 싸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 선택했다. 사장님도 친절해서 편하게 갈 수 있는 식당. 오늘은 여러 가지 고기가 섞여있는 메뉴로 선택. 맛있게 먹어준다. 후식으론 세븐일레븐 과자와 음료를 사 먹었다. 오늘 하루 계획은 짜뚜짝 시장만 있었기에 나머지 하루는 숙소 안에서 편하게 쉬며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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