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말들의 기준
선생님, A가 제게 욕했어요!!
잔뜩 화가 난 K를 보며 A를 불렀습니다.
A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불려 나왔는지
모두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K와 마주 섭니다.
"A야, K에게 욕을 사용했니?"
"아녜요. K가 먼저 욕 했어요!"
K는 기습 공격이라도 당했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저는 욕 안 했어요!!!"
K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A가 K를 향하여 소리를 지릅니다.
네가 욕했잖아!
나한테 '응, 아니야!'라고 하면서
자꾸 말 바꿨잖아!
잠시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누가 잘못한 걸까...?
상황을 보니 K와 A가 함께 놀다가
K가 A의 말 틈틈이 "응, 아니야! 응, 아니야!"라는 말장난을 한 것입니다. 그 말이 듣기 싫었던 A는 K에게 순간적으로 욕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K의 말처럼 K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욕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죠.
우리는 가끔 결과를 보고 일의 과정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 그러한 행동을 했다니 참으로 나쁘구나...'
하지만 두 아이 중 누구의 잘못이 먼저일까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펴보면 작은 말 한마디가 큰 상처를 주는 경우들이 있죠. 그렇게 보자면 K가 사용한 말도 모욕을 준 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두 아이 모두에게 상대의 마음을 생각해보게 하였습니다.
K에게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배려를,
A에게는 기분이 나쁘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어떤 말이 더 나쁜 말이었을까요?
누구의 잘못이 더 클까요?
말에 기준을 세운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