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배낭여행 - 태국, 꼬따오 (3)
꼬따오의 아침은 매우 빠르고 또 바쁘게 시작된다. 호스텔의 사람들은 새벽이면 일어나 짐을 챙기고 각자 바다로 나가거나 다이빙 스쿨로 향한다.
P도 그 일행들 중 하나였는데, 워터프루프 가방에 간단한 짐 몇 개 챙기고 새벽부터 일어나 스쿠터를 타고 나갔다.
한 번 깨면 다시 잠을 쉽게 들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사람들 나가는 소리에 함께 깨서 아침을 시작했다. 뜨거운 인스턴트커피 하나 손에 들고 밖에 앉아서 기지개를 켠다.
수많은 다이버들과 예비 다이버들이 물밀듯이 사라지니 도로는 한적하다.
호스텔 앞에 앉아 있는 나와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 때문에 함께 일어나서 피곤한 동네 개 들뿐
이곳에서 나의 하루는 P가 다이빙 스쿨이 끝나고 돌아오면 함께 베지터리언 식당에 가서 비싸지만 몸이 클린해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점심을 먹고, 스쿠터를 타고 바닷가로 가서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작렬하는 햇볕을 그대로 맞다가 모래사장으로 올라와 몸을 데우며 물기를 말린다.
슈퍼에서 산 M&M 초콜릿을 먹고, 바닷가에서 일광욕 즐기는 강아지들과 인사도 나눈다.
그러다 일몰 시간이 되면 매번 다르고 또 아름답게 물드는 일몰을 기대하며 어느 날은 해변가에서 어느 날은 스쿠터를 타고 산을 굽이 굽이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Pub 또는 카페에 앉아서 핑크빛 일몰을 본다.
스쿠버 다이빙의 성지에서 나는 아름다운 산호초 물고기, 거북이도 보지는 못했지만 P와 함께 섬의 아름다운 곳, (곳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장소의 이름이 잘 기억에 나지 않고 그냥 스쿠터 타고 길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아름다운 바닷가들 그리고 산의 어느 중턱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방콕에서 우연히 만나 몇 시간 대화를 나누고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배낭 여행자들 중에 하나인 줄 알았던 그와 다시 꼬따오에서 재회해 그날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사진 찍는 걸 또 찍히는 걸 싫어하는 그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몰을 배경으로 나를 열심히 찍어주고, 사진 찍히는 게 어색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내 카메라 프레임 안에 서 있어 줬다.
내가 그를 보러 꼬따오로 왔을 때처럼 그는 나의 다다음 목적지인 스리랑카로 가는 비행기표를 그날 저녁 바로 예매했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