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배낭여행 - 이포, 말레이시아
이포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카야 파이’.
오픈 채팅방에 올라온 카야 파이 사진을 보고 여긴 꼭 가야겠다 생각했다.
그냥 먹기만 해도 맛있는 카야토스트인데, 파이로 만들었다니, 말만 들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싱가포르에 처음 여행 와서 먹어본 카야토스트는 나를 신세계로 이끌었다.
멈출 수 없는 맛, 샌드위치 토스트를 반으로 갈라서 석쇠에 바삭하게 구운 후에 카야잼과 버터를 넣어서 만든다.
버터와 잼을 넣은 토스트라니, 말만 들어도 느낄 할 것 같은데 한 입 바사삭 씹게 되면 입으로 들어오는 차가우면서 크리미 한 버터와 태어나서 처음 맛본 카야잼의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처음 맛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해서, 싱가포르에 돌아와서 한 동안 나의 아침은 카야토스트였다.
덕분에 살이 오동통하게 올랐지만, 행복함이 더해진 살이었으니 넘어갈 수 있다.
그 카야토스트가 그리워지려고 했는데, 카야 파이를 보고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침에 도착하면 줄이 엄청 길다고 해서 혹시 솔드아웃 되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한껏 앉고 도착했다. 도착하니 오후 2시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기다리는 줄은 없었고, 기다리던 나의 카야파이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후다닥 계산을 하고 가게 앞에서 허겁지겁 카야 파이를 꺼내서 한 입 물었다.
이럴 수가..!!!
기대했던 맛이 전혀 아니었고, 심지어 싱가포르 길거리 카야토스트가 훨씬 맛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서 하나를 끝내고 또 카야파이를 얼른 하나 더 입에 욱여넣었다.
역시 내 입 맛이 틀리지 않았다.
카야 퍼프 하나 보고 온 이포라서 실망감이 더 컸다. 이럴 줄 알았으면 페낭에서 더 있을걸이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래도 3팩 살 뻔한 것 1개만 사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이포에 대해서 따로 생각하고 온 곳이 아니라서 발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 도착한 어느 골목에는 페낭처럼 벽화들이 있어서 벽화 구경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이포는 페낭처럼 관광객이 많은 곳이 아니라 도시가 조용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예약한 숙소가 좋지 않아서 숙소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 조용한 골목을 걷고 또 걸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니 숙소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숙소 앞 벤치 앞에 앉아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다.
무계획이 계획이라지만 이포 여행은 너무 무계획이었던 것 같다. 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