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사하라 사막
내가 모로코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사하라 사막에 누워 별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저번 투어에서 잔뜩 낀 구름 탓에 별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그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대로 머물다가 사막을 떠난다면 후회할 것이 분명했기에 나는 오후 투어로 다시 한번 사막을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번 투어의 가이드는 사이드와 아브라함이었는데 오후에 베이스캠프로 떠나는 사람이 나와 주연이 둘뿐이었기에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름 두 번째 투어라고 “배 안 고파? 낙타 초콜릿 먹을래?”하고 먼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렇게 흔들리는 낙타 위에서 마음껏 사막을 즐기며, 새로운 베이스캠프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저번과는 조금 다른 새로운 사막을 맛보았다.
캠프 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듄 꼭대기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식당에서 텐트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가로등들이 늘어서 있다. 텐트 근처의 테이블에선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밤이 깊어지면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캠프 파이어가 시작되고, 베르베르인 친구들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리듬에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들썩이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다 함께 춤을 춘다. 사막에 울려 퍼지는 리듬에 맞춰 돌아가며 자기 나라의 노래를 뽐낸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How about Gangnam style?”
옆자리에 앉아 있던 이름 모를 친구의 제안에 모두 한 마음으로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춤을 춘다. 서로 나이도, 이름도 모르지만, 함께 춤을 추며 그냥 그 순간을 즐긴다.
아무런 고민도 생각도 없이
그저 그때의 기분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여행만이 줄 수 있는 그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