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하실라비드
하실라비드는 사하라 사막까지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사막과 가까운 작은 마을이었다. 내가 묵었던 알리네 테라스에서는 사하라 사막의 모습이 훤히 보였기에 테라스에 앉아있는 건 내 중요한 하루일과 중 하나였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테라스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데 아래층이 시끌벅적했다. 무슨 일인가하고 내려다보니 맙소사, 오늘은 모래바람이 별로 안 불기 때문인지 풀(pool)을 열고 있었다.
사막에서 물놀이라니…. 이건 나의 상상 속엔 없었는데. 맙소사, 너무 좋다.
알리네에 머무는 동안 바람이 약해 풀이 열리는 날이면 나는 그 곳에서 발만 담근 채 물장구를 치거나, 다른 여행자가 가져온 메론을 나누어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이 시간을 ‘사막 휴양’이라고 불렀는데 발을 담근 채 숙소 바깥으로 보이는 사막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최고의 휴양지에 온 것만 같았다. 여기에 값싼 물가는 덤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나에게 최고의 휴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대답하겠다.
“당연, 사막 휴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