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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 Nov 19. 2021

태국의 마약 <팟타이>이야기

[김세연의 여행, 음식]


방콕.

막 스무살이 된 봄날.. 여행지를 찾아보던 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동남아 그중에서도 유명하고 또 유명한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 떠나기로 했다. 방콕은 평소 동경하던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이기도 하였고 저렴한 물가, 수많은 쇼핑센터, 편리한 교통, 야시장, 마사지, 맛있는 먹거리들로 많은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도시였기에 여행을 사랑하는 내가 안 가볼 수 없는 곳이었다. 평소 동남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아주 가끔 쌀국수나 볶음밥을 먹기는 하는데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정도. 아는 것도 먹어본 것도 쌀국수, 월남쌈,  스프링롤이 전부. 그러던 내가 3박 5일의 방콕여행 중 무려 네번이나 먹은 음식이 있다. 하루라도 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현기증이 나고 정신차려보니 식당에 있을 정도로 중독되었던 음식.

 오늘은 <팟타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What is Pad Thai?


 너무나 유명한 음식이기에 설명하기도 민망하지만 팟타이는 영어로는 'fried', '볶은 음식'이라는 뜻의 (팟)과 '태국'이라는 뜻의 (타이)가 만나 말그대로 '태국의 볶은 음식' 이다. 조리법은 아주 간단하다. 소스에 불린 쌀국수를 넣어 볶다가 각종 야채나 해산물을 추가해 볶으면 끝. 보통 쌀국수라하면 뜨뜻한 국물이 있는 베트남 쌀국수를 떠올리지만 팟타이는 국물이 없는 볶음면이다.

 그 밖의 유명한 볶음면으로는 일본의 야키소바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미고랭이 있다.

 팟타이에는 기본적으로 두부, 계란, 숙주, 부추, 건새우 등이 들어가는데 계란을 스프램블로 국수와 함께 볶아주는 곳도 있고 오므라이스처럼 지단으로 국수를 감싸 주기도 한다. 숙주와 부추는 거의 마지막에 넣어 살짝 볶는데 아삭하고 시원한 듯 맛이 난다.

80바트

 기본 팟타이도 맛있지만 오징어, 돼지고기, 닭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추가하면 더 맛있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새우가 들어간 쉬림프 팟타이. 위 사진은 방콕에서 처음으로 먹어 본 큰 새우가 올라간 쉬림프 팟타이이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도 나온 맛집 '룽르엉'이 축제기간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않아서 바로 옆 식당으로 들어갔다. 원래라면 검색 후 근처 맛집에 갔을 나지만 덥기도 무지하게 덥고 배도 고파서 해 본 도전은 대성공. 큼지막한 새우가 올라가 보기에도 좋고 딱 알맞게 볶아진 쌀국수와 아삭한 식감의 숙주, 너무 짜지도 달지도 않지만 처음 먹어보는 소스의 맛이 나를 팟타이 중독으로 이끌었다.


60바트

  방콕에는 유명한 팟타이 맛집이 많이 있다.

-팁싸마이

-반팟타이

-나라타이퀴진

-조조팟타이

-호이텃차우래

우연히 방문한 식당에서도 감동한 맛이라면 틀림없이 팟타이 맛집 또한 그럴 것이라는 기대로 찾아간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방콕 최고의 팟타이 맛집. '팁싸마이'에 방문했다. 오픈 전에 도착했지만 벌써 기다리는 손님들 뒤에 줄을 서서 약 20분을 기다린 뒤 음식이 나오기까지 10분 정도를 더 기다린 뒤 맛 본 태국 최고의 팟타이. 맛은 기대 이하 수준이 아니었다. 첫입 먹자마자 '이게 무슨 맛이지?' 싶었다. 소스부터 시작해 면 익힘 정도, 숙주의 식감까지 뭐하나 괜찮은 부분이 없었다. 거짓말인 줄 알았다. 양이라도 적어 다행이었던 팁싸마이.

80바트

 맛집 중 한 곳인 '조조팟타이' 카오산로드를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출출해서 먹어봤다. 노점상이라 그런지 음식에서 찝찝한 느낌이 살짝 들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맛은 무난했으나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라임의 부재! 라임은 셀프이고 그걸 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지만 팟타이에 라임의 부재는 굉장히 맛에 영향이 컸다.

 팟타이는 대부분 땅콩분태&라임과 함께 나오는데 먹기 전에 라임즙을 짜서 먹어야 100% 팟타이를 즐길 수 있다. 물론 내 입맛기준이다. 라임은 비린내를 잡아주기도 하지만 들어있는 산으로 인한 살균, 항균 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특히 노점상에서 음식을 먹을 때 같이 먹으면 길거리 음식에 대한 걱정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달콤짭짤한 매력의 팟타이에 라임을 뿌려 새콤달콤한 매력을 추가하여 두 매력의 적절한 조화를 즐기자.


90바트

 여행의 마지막 식사는 당연히 팟타이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또 맛집을 찾았다. 기본적인 맛은 다른 팟타이와 비슷했지만 고춧가루가 추가되어 살짝 매콤함이 있었고 볶은 건새우의 맛이 느껴졌다. 방콕 여행 중 먹어본 팟타이 중 가장 맛있는 팟타이였다.

 보통 팟타이는 60바트에서 100바트(한국돈으로 2,000원~ 3,700원) 사이의 가격이면 맛볼 수 있다. 노점상이거나 고급레스토랑의 경우 더 저렴하거나 비쌀 수 있지만 비싸 봐야 오천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이렇게나 맛있는 식사를 어디서 할 수 있을까? 다녀온 지 벌써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그리운 맛.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었던 파타이를 다시 한번 먹고 싶다.




오늘의 질문


국물 있는 쌀국수 vs 볶음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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