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산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Jun 12. 2017

서류

하루 한 생각 #45

며칠 동안 서류를 만들었다.
똑같이 쓰는 일인데도 서류 작업만 하면 진이 빠진다.

대강의 아우트라인만 잡고 물 흘러가듯 하는 습관이 있어
책을 낼 때 출판 기획서를 써보니 그것마저도 힘들더라.

그런 위인이 요즘 그 마구잽이 버릇을 좀 고쳐보려고
생전 안 해보던 계획서며, 신청서를 내느라 생고생이다.

무지 좋은 것은 일부러 찾아서 하고, 
너무 하기 싫은 것도 함께 시도해보라는 조언에 힘입어
고삐없이 구름처럼 떠다니는 여행 생활 한 편
기획, 목표, 일정, 보고의 짜인 수순을 밟으며
하나하나 서류를 만들다가 수명까지 줄어들 뻔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몰라서 못하는 것 보담 

해본 후에 선택하는 게 상수일 것 같아서
생전 안 가본 길을 헤매고 있다.

내 나이 오십에.



매거진의 이전글 분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